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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2.11.25. (금)

내국세

가속화된 하위직 조기퇴직 러시…국세청 허리 휘청인다

최근 3년간 국세청 정원 10% 넘는 2천198명 퇴직
재직기간 5년 이하 퇴직자 2019년 114명→2021년 189명

 

국세청 7→6급 승진, 일반직보다 1년8개월 더 걸려
민간 이직 사례 증가세…국세청 전문성 저하 우려

 

국세청 하위직급에서의 탈(脫) 국세청 러시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세입 조달의 핵심인 국세청에서 사실상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7급 직원은 물론, 미래세대로 여겨지는 9급 신규직원까지 조기 퇴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조기퇴직하는 국세청 핵심인력들을 붙잡을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어, 국세행정 전문성 추락과 함께 현재·미래세대간의 간극이 더욱 벌어지고 있다.

 

29일 정태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2019~2021년)간 퇴직자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국세청 정원의 10%를 넘는 2천198명이 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국세청 퇴직자 재직기간별 현황(단위:명)<자료-국세청>

구 분

2019

2020

2021

651

708

839

5년이하

114

159

189

610

17

10

27

1115

30

42

73

1620

31

19

35

2125

47

62

54

26년이상

412

416

461

 

각 연도별로는 2019년 651명, 2020년 708명, 2021년 839명 등 해가 갈수록 퇴직자 수가 늘고 있다.

 

연령명퇴·정년 등의 요인으로 추산되는 재직기간 26년 이상 퇴직자의 경우 2019년 412명, 2020년 416명, 2021년 461명 등 크게 변화가 없음에도 이처럼 퇴직자가 급증한데는 재직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직원들의 국세청 퇴직 사례가 많은 탓이다.

 

실제로 재직기간 5년 이하 직원들의 퇴직인원은 2019년 114명, 2020년 159명, 2021년 189명 등 2년만에 두배 가까이 늘었으며, 재직기간 11~15년 직원의 경우 2019년 30명에서 2021년 73명으로 두배를 넘어섰다.

 

조직내에서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11~15년차 국세청 직원들의 탈러시와 함께, 국세청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5년 이하 직원들이 사실상 공직을 중도에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동안 각 직급별 퇴직현황을 살피면, 9급 직원의 경우 2019년 64명에서 2021년 105명, 7급 직원은 139명에서 203명에 달한다.

 

최근 3년간 국세청 퇴직자 직급별 현황(단위: 명)<자료-국세청>

구 분

2019

2020

2021

651

708

839

정무직·고위

8

8

8

3

1

1

2

4

45

49

38

5

93

105

130

6

275

253

309

7

139

163

203

8

26

44

44

9

64

85

105

 

미래세대인 9급 직원의 공직 중도포기와 조직의 허리역할을 담당하는 7급 직원의 공직퇴임으로 인해 고도의 세무전문성을 요구하는 국세청 업무가 자칫 위태로울 수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태호 의원실은 국세청의 업무 난이도나 책임도가 높아 조기에 퇴직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직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7급 직원의 경우 6급 승진을 포기하고 회계사·세무사 등 자격증을 취득해 민간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상대적으로 국세청 조직의 전문성이 취약해 질 수 밖에 없다.

 

9급 신규 직원들의 공직포기 또한 결론적으론, 승진이 핵심 키워드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8급에서 5급까지의 승진소요기간을 살핀 결과 국세청이 타 국가 일반직 평균보다 장기간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8급에서 7급으로의 승진소요기간은 국세청은 6년 3개월, 국가 일반직은 6년 2개월로 국세청이 약 1개월 가량 길며, 7급에서 6급으로의 승진소요기간은 국세청은 10년 1개월, 일반직은 8년 5개월로 국세청이 약 1년 8개월 가량 더 소요된다.

 

또한 6급에서 5급 사무관으로의 승진소요기간 역시 국세청은 10년 11개월, 국가 일반직은 9년 4개월로 국세청이 약 1년 7개월 가량 길다.

 

정태호 의원은 “업무 난이도 증가와 승진적체 등으로 인한 동기부여가 약화 됨에 따라 조직에 대한 낮은 애착심을 보이고 있다”며 “개인의 삶의 질만을 추구하는 행태를 보이거나 외부 이직 등을 위해 다른 자격증 준비 등에 몰입하는 경우 또한 빈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국세청 하위직급 직원들의 이같은 탈러시를 막고 공직복무기간 장기화를 이끌 수 있는 유인책이 없는 실정이다.

 

사무관으로 5년 이상 재직한 경우에 한해 부여하는 세무사자동자격은 20여년전 폐지됐으며, 최근 들어서는 10년 또는 20년 이상 장기재직자에 한해 부여하는 세무사자격시험 일부 과목면제혜택 또한 폐지 압박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1일에는 국세경력자에게 부여하는 세무사 시험 과목 일부 면제 혜택을 전면 폐지하는 세무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원입법 형식을 빌려 발의된 상황이다.

 

고학력층의 공무원 대거 유입이 이뤄졌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안정적인 직장생활이 핵심 가치였으나, 2010년 이후에는 ‘현직재직시 고연봉’, ‘퇴직 이후 안정적인 생활’ 등으로 가치가 변동된 점도 탈러시를 부추키고 있다.

 

국세청 공무원이 업무상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세무·회계·변호사 등 전문자격사의 경우 대표적인 고연봉 직군으로, 공직생활 보다는 세무·회계사 자격 취득과 함께 개업 또는 스카웃 제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수급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공무원연금개혁 또한 공직 장기복무 의지를 꺾고 있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세무조사 업무 특성상 15~20년 이상의 베테랑 직원 가운데서도 에이스로 대변되는 특출난 직원에 의해 성과가 판가름 난다”며, “이들 에이스로 지칭되는 직원들의 공직 탈출을 지켜보면서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전문성 추락을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밭이 좋아야 씨를 뿌려도 좋은 작물을 거둘 수가 있는데, 국가세무직 경쟁률이 지방행정직 보다 못한 실정”이라며 “갈수록 첨예해지는 국가간 조세경쟁에서 우수한 인적자원을 끌어오는 것은 고사하고, 있는 자원도 지키지 못하는데 낙담하고 있다”고 최근의 세정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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