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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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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도 못쉬는 '폐족 친박'…일부는 친박 꼬리표 떼기

 '비선 최순실'의 국정농단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한 가운데, 그를 따르던 새누리당 친박계들의 앞날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폐족 친박'으로 부르며 이들의 처참한 미래를 점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31일 비박계가 자신의 퇴진을 공개 요구하며 연판장 돌리기에 나섰으나 이를 못들은 척하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만 비참해질 것이라는 것이 당내의 싸늘한 시선이다.

비박계의 '이정현 몰아내기'가 공개리에 진행되고 있지만,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는 친박들은 아직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친박들은 오히려 '최순실 정국'에 행여나 유탄을 맞을까 눈치만 보는 모양새다. 기세 등등하던 얼마전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은 '최순실 정국'이 절정으로 치닫던 지난 27일 "대통령이 인사와 내각 쇄신을 통해 동력을 되찾고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우리도 도와줄 의무가 있다"며 자중지란을 막아보려 애썼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의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급기야 '박근혜 퇴진운동'의 촛불이 타오르기 시작하자 당혹감을 숨기지 못한 채 공개적인 발언을 삼가는 모양새다.

서 의원과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은 지난 29일 비공개 회동 이후 당내 의원들을 물밑에서 접촉하며 사태 수습안을 논의했지만 묘수가 없어 발만 구르는 분위기다. 특히 박 대통령과 친박을 떠받치던 TK(대구·경북)와 60대 이상 지지자들 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 지표상으로 확인되자 친박은 패닉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물론 일부 강경파들은 이대로는 당하지 않겠다며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공개적 활동에는 머뭇거리고 있다. 잘못 나섰다가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친박이라는 꼬리표를 잘못 들이밀었다가는 차기 총선 안위도 보장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친박계 재선의원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비박계의 지도부 퇴진요구에 대해 "청와대가 참모진을 사퇴시켰고, 당에서도 거국내각 구성을 제안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지금과 같이 계속 흔들어대면 결국 당을 깨자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인사 역시 "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거국내각 구성까지 받아들인 것은 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결단한 것 아니냐"며 "비박계의 집단 행동은 또다른 혼란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2012년 '박근혜 비대위'에 참여했던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친박계를 향해 "정계 은퇴를 해야한다"며 "그 정도 책임은 져야 하지 않겠냐"고 2선 후퇴는 물론 친박들에 배지를 뗄 것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얌체 친박'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날 '이정현 퇴진' 연판장에 서명한 인사들 중에는 청와대로부터 공천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일부 비례대표 인사들과 친박계 인사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친박 꼬리표를 떼기 위한 생존 본능이 발동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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