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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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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출마까지 8부 능선 넘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가 8부 능선을 넘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하며 보수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한 인사말 중 일부가 대권 도전을 암시하는 등 최근 그의 행보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황 대행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데에는 지난 2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인용한 성경 구절에 있다. 황 대행은 이날 "사람이 마음으로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다"라고 말했다. 더구나 이 구절은 당초 원고에 없던 것을 황 대행이 즉석에서 언급한 것이다.

이를 놓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대선의 큰 뜻이 없다면 굳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을 즉석에서 할 수 있겠느냐는 점 때문이다. 출마 의사가 없으면 담담히 원고대로 읽고 단상을 내려왔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전에도 그는 단순히 대통령 권한대행의 역할을 넘어 차기 주자에 버금가는 행보를 거듭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월 진행한 토크콘서트 형식의 '청년들과의 대화'다. 황 대행 측은 이에 대해 "청년 행사는 지난해부터 생각했던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세간에선 그가 지지층 넓히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황 대행은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쪽방 주민들에게 떡국을 대접하며 점심을 함께하는가 하면 영유아시설을 방문해 아이들을 안고 쓰다듬는 모습도 연출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대통령 권한대행' 직함이 새겨진 기념시계를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단순히 권한대행의 업무로 보기에는 활동 범위가 넓어 보인다.

황 대행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결정적인 단서는 팬클럽 '황대만'(황교안 통일 대통령 만들기)의 출범이다. 황대만은 이미 자체 구성원들을 모집해 본격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황 대행과 직접적 교류가 있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그가 대선 출마 의사가 없었다면 이같은 팬클럽 결성을 좌시했을 리가 없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황 대행의 지지율이 20%이상으로 급상승하거나 홍준표 경남지사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 다른 보수진영의 주자들의 지지율이 지금처럼 3%대에 머무는 수준이라면 결국 대행 직을 내놓고 정치권으로 뛰어들지 않겠느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현재 황 대행의 지지율은 정체 내지 하락세를 보이다 3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일 오전 공개한 '3월 1주차 주중 동향'에 따르면 황 대행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3.7%p 오른 14.6%를 기록, 1위 문재인 전 대표(35.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촉구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 탄핵에 반대하는 강경 보수층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은 최근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홍준표 경남지사와 황 대행이 당 내 경선에서 맞붙을 경우 충분한 흥행 몰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실제 지난 2일에는 황 대행과 홍 지사 간 맞대결 경선 구도를 암시하는 필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실제 자유한국당에서는 황 대행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는데 여념이 없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에 출연, "(황 대행이 출마하면) 흥행 가능성에 대해 대단히 높게 보고 있다"며 "대한민국 구국의 결단으로 본인이 탄핵결정 전 출마결정을 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으로 임팩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황 대행은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황 대행은 그동안 자신의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줄기찬 질문에도 소이부답(笑而不答·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겠다)으로 일관해왔다. 아직은 출마 여부를 선뜻 결정할 때가 아니란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황 대행의 출마에는 적잖은 걸림돌이 있다. 황 대행은 우선 박근혜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과 총리를 지내며 승승장구 했다는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그가 출마할 경우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을 맡게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게다가 그는 공직사회만 경험했을 뿐 선거를 통한 혹독한 검증 경험이 없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전의 고건 전 국무총리 등도 상호 비방과 견제가 난무하는 대선 정국에서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하차한 바 있다. 황 대행이 이들과 다르리라는 보장도 없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황 대행이 다양한 리스크에도 불구, 여론 조사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하지 않는 등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며 "대선 출마의 명분과 방법을 찾는 데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황 대행이 자신의 진로를 최종적으로 선택해야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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