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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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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달째 묶어둔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 물건너 갔나

한은이 열달째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최근의 물가 상승 기조를 감안하면 앞으로 우리도 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대선을 앞두고 경기 부양 논의가 불붙고 있어 새 정부 출범 이후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금통위에서 1.25%로 인하된 뒤 10개월째 동결되고 있다.

한은은 미국의 금리인상, 최근의 경기 회복세와 물가 상승세, 대내외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더 이상의 금리 인하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경기 측면에서는 금리 인하 압력이 있을 수 있지만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금리를 더 내리기 어려운 요인들이 많다"며 "올해까지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2%를 기록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를 넘어갔고, 미국이 올해 금리를 2번 더 인상한다면 하반기에 한미 금리가 역전되게 된다"며 "자본유출과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기 부양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새 정부 출범 이후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올해까지는 계속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정치권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 새 정부 출범 이후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적어도 올해까지는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이후에는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인상이 시작되는 시점은 내년 초부터 내년 말까지 다양한 시기가 거론되고 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팀장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함께 우리도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를 높이는 쪽의 고민을 하겠지만 시기는 미국에 비해 훨씬 늦고 폭 자체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하반기나 내년 말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채권분석팀 차장은 "경기에 불확실성이 있는 편이고 가계부채의 구조적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며 "내년 상황을 봐야 알겠지만 빨라야 내년 2분기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오창섭 연구원은 "경기 회복 국면이 진행되면서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빠르면 내년 1분기에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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