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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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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위기' 전경련, 사상초유 '회장 공백' 사태 우려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이 지난 28일 사의를 공식 표명함에 따라 뒤를 이어 '수장'을 맡을 인물이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경련이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상황이다 보니 후임자 선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승철 부회장도 사임 의사를 밝힌 상황인 만큼 전경련은 사상 초유의 수장 공백 사태를 겪을 위기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지난 28일 600여개 회원사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승철 상근부회장 역시 공식 임기인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전에도 임기인 내년 2월을 끝으로 더는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순실게이트'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 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후임 회장 선정을 위한 작업에 본격 돌입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전경련이 후임 회장 선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으며 회장직 공백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전경련은 2000년대 들어 총수들이 회장직에 난색을 표하면서 매번 구인난을 겪어왔다. 허 회장도 후임자를 찾지 못해 3연임을 했다.

특히 이번에는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로 지목되고 해체론까지 불거지면서 차기 회장에 선뜻 나서겠다는 인사도,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의 잔여 임기가 한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할 경우 회장과 부회장이 모두 공석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전경련 정관에 따르면 회장 유고시 부회장 가운데 최연장자가 직무를 대행한다고 돼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마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전경련 부회장단 가운데 최연장자는 1938년생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일각에선 외부 영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19~20대 회장으로 국무총리를 지낸 고 유창순 회장(전 롯데제과 회장)이 회장직을 맡은 바 있다.

허창수 회장은 서신에서 "돌아오는 정기총회까지 여러 개선방안 마련에 힘을 보태고 저는 회장직을 물러날 것이며 전경련을 이끌어주실 새로운 회장님을 모시도록 하겠다"며 사임 전까지 전경련 쇄신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전경련을 이끌 후임자도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11월 예정됐던 회장단 회의가 돌연 취소되고, 이달 의견 수렴을 위해 열었던 비공개회의에서도 회원사들 참여가 저조했던 만큼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경련 출신 한 관계자는 "누가 차기 전경련 회장을 맡을 거라는 하마평조차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며 "해체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수장을 맡겠다고 나설 총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기 회장 선정 문제는 전경련 쇄신안이 마련된 이후에나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전경련 회장 공백 사태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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