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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흐림'…주택시장 둔화에 SOC·건설수주 감소

정유년 새해가 밝았지만 건설업계는 올해 주택시장 둔화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축소, 해외건설 수주 부진 등의 영향으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분양한 물량이 기성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단기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론 불확실성에 부진한 성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선 주택시장 침체 가능성이 악재로 꼽힌다. 국내 주택사업은 해외건설 수주 악화에도 건설업계를 지탱하며 효자 노릇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엔 공급과잉과 정부 규제 강화,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최근 2년동안 보인 호조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해 11.3부동산 안정화 정책으로 과열 양상을 보였던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고 올해부터 주택 금융규제 강화가 본격화하는 만큼 주택 시장은 진정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10대 건설사도 올해 분양 예정물량을 지난해보다 6% 정도 감소한 15만5250가구로 조정했다. 10개사 중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7개사가 물량을 줄였다. 

또한 올해에는 국내 건설 수주가 크게 줄고, 특히 민간 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국내 건설 수주는 전년 대비 13.6% 감소한 127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5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하는 것이다. 다만 수주액 자체만 보면 과거 추이와 비교할 때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발주 부문별로 민간 수주는 전년 대비 17.3% 줄어든 86조원, 공공 수주는 4.4% 감소한 41조원으로 예상했다. 건산연 관계자는 "올해 민간 수주는 2015년부터 2년 가까이 빠른 상승세를 보인 토목 및 비주거용 건축 수주 증가세가 멈추고 주택 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공수주는 SOC 예산 감소, 공공기관 발주 부진 가능성 등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 투자는 전년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금액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건설투자 증가율이 큰 폭으로 둔화하고 하반기 이후엔 점차 후퇴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봤다.

건산연 관계자는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 감소세가 향후 2~3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건설투자는 2019년~2020년 불황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목 투자의 경우 2009년 이후 6년 연속 감소한 가운데 2015년엔 실질투자액이 19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횡보세를 보이며 부진이 이어졌다"며 "올해에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건설 수주 환경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는 300억 달러를 밑돌며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282억 달러로 집계되며 전년도 461억 달러에 비해 거의 반토막 났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일부 적자 공사가 완공하면서 손실 폭 감소가 예상되나 해외수주 환경이 어렵고 주요 사업 준공 지연, 과중한 미청구공사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부진할 실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해외수주 악화 원인이던 저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로 반등세에 있어 중동 발주 물량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도 각종 인프라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수주 환경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신용등급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매출 채권 압박과 올해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 폭탄, 해외사업 부실 등이 주요 원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중동 지역 주요 플랜트 공사 완공 지연에 따른 이익 및 자금창출력 등 영업손실을 반영해 GS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포스코건설에 대해 수익성 저하 가능성, 송도개발사업 관련 우발채무 리스크 확대, 재무안전성 저하 등을 이유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등도 플랜트에서 영업적자를 내고 있어 신용전망이 줄줄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주택부문의 단기 실적은 양호하지만 중장기적으론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주택분야 입주 리스크가 커질 수 있고 해외부문 수익성도 당분간 저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국내 주택경기 둔화와 해외수주 축소 등 사업환경은 악화할 가능성이 크지만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분양한 물량이 기성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유지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기평은 "2015년과 지난해 분양한 주택사업 기성으로 주택부문 실적은 호조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건설사 매출은 80조원, 이자 및 세전 이익 마진은 4.3% 수준으로 각각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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