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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6. (금)

경제/기업

공정위·지자체·경찰, 프랜차이즈 본사 전방위 감시···업계 "잔인한 8월" 한탄

'갑질논란'과 일부 오너들의 비도덕적 행위로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잔인한 8월'을 맞았다.

 

휴가와 바캉스 등이 이어지는 8월은 프랜차이즈업계의 성수기지만 올해는 햄버거병 논란, 일부 오너의 갑질과 비도덕적 행위 등으로 국민적 비난이 일면서 찬바람이 불고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와 서울시 등 지자체가 8월을 기점으로 프랜차이즈 업계 불공정 거래행위 등에 대한 고강도 실태점검에 나선데다 경찰도 이의 근절을 위해 대대적인 단속에 돌입한 상황이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9일까지 50개 프랜차이즈 외식 브랜드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원가와 마진자료 등을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사업법상 공정위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의 거래에 관한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가맹본부가 이를 거부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할 경우 가맹사업법에 따라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업계가 '영업기밀'이라며 공개를 꺼리고 있는 마진에 대해서는 전체 공개하지 않고, 법위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도 프랜차이즈업계의 '갑질관행' 근절에 팔을 걷어 붙였다. 서울시는 8월을 '프랜차이즈 불공정거래 집중신고기간'으로 정하고, 가맹점주들로부터 신고를 받고 있다.

 

가맹본부의 ▲가맹희망자에게 계약 관련 기본 사항(재무상황, 가맹금 등) 미제공 ▲허위⋅과장 매출액⋅순이익 정보 제공 ▲부당한 계약해지 및 위약금 청구 ▲리뉴얼 공사 강요 ▲일방적인 영업지역 침해 ▲부당한 위약금 청구 등이 신고 대상 불공정행위다.

 

서울시는 눈물그만 '프랜차이즈 상담' 게시판과 이베일, 신고전화 등을 통해 불공정행위 신고를 맏고 있다. 가맹점을 현재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한 경험이 있는 점주들이 모두 신고할 수 있다. 시는 신고가 접수되면 가맹점주와의 심층상담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 위반 정도에 따라 자율시정을 권고하거나 공정·검찰 조사 의뢰 등을 추진한다.

 

경찰청도 1일부터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상대로 한 임대·유통업체와 고용주들의 불법행위를 특별단속한다.

 

이번 특별단속 대상은 ▲가맹점주·납품업자 등을 상대로 한 유통·관리업체의 금품수수, 강요, 이권개입 행위 ▲임대업자의 입점 점포에 대한 업무방해, 임대사기, 관리·시설비 등 횡령 ▲비기간제·단기·파견근로자 및 외국인 근로자 등에 대한 취업알선 명목 금품수수, 임금 착취, 폭행 등이다.

 

소비자들 역시 냉랭하다.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맥도날드의 햄버거병 논란 이후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가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10% 정도 매출이 빠졌고, 초등학교나 주택가 주면 매장은 손님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갑질'의 대표주자격으로 낙인이 찍힌 일부 업체들 역시 매출이 급격하게 줄었다. 회장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호식이 두마리 치킨의 경우 매출이 한때 최대 40% 줄었고 최근 논란이 된 다른 업체들도 매출 하락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업계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으로부터 오는 10월까지 자구안을 마련할 것을 최후통첩받은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매출액·이익 기반 로열티로의 수익구조 전환, 물품구매의 사회적 경제 실현 등으로 가맹사업 구조가 선진화된 비즈니스모델로 전환하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최대한 몸을 낮추고, 연일 가맹점과의 상생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필수품목을 최소화하고 마진을 공개하는 한편 '로열티' 제도로의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BHC치킨은 CSR 활동을 이용해 도움이 필요한 가맹점주에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는 업체와 계약을 맺는 등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 업체도 상당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때일수록 몸을 바짝 낮춰야 한다는 분위기"라며 "업계 전반에 가맹점주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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