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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6. (금)

경제/기업

국제유가 상승세에 국내 산업계 희비 교차···항공 '울고' 조선·정유 '웃고'

지난해 배럴당 최저 25달러까지 내려갔던 국제유가가 최근 50달러 선을 회복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서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저유가 효과로 인해 지난해 매출 반등을 이뤄냈지만 국제 유가가 최근 상승세 기조로 돌아섬에 따라 국제유가가 치솟을 경우 매출에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반면 조선업계의 경우 지난해 심각한 수주 가움을 겪었던 만큼 유가 상승이 반갑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바닥을 찍었던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되고 있음은 물론 유가 상승에 따른 경기활성화로 일반 선박들에 대한 신규 수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분기 기대치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았던 정유업계도 유가 상승에 따라 하반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재고 관련 손실을 줄여 판매 및 수출 단가를 높이는 효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9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대비 배럴당 43센트 오른 50.1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5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약 9% 가량 가격이 오르며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전망보고서를 통해 유가 전망치와 관련 배럴당 50달러로 유지하는 상황을 오랜시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가가 안정세를 보였던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이 속속 나오자 국내 산업계도 최근 국제유가의 반등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유가 상승분에 따라 항공권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는 항권료가 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항공료가 오를 경우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던 이들이 계획을 단거리로 수정하거나 아예 취소를 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할 수 있어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발사에 대한 맞대응으로 우리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로 배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가 상승은 항공업계에 달갑지 않은 뉴스다. 

 반면 조선·정유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매출 플러스 요인이 발생할 수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계는 유가 상승시 일반 선박들에 대한 신규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세계 선박 수주 2위를 차지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국제 유가만 도와준다면 기술력을 앞세워 상황을 급반전 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2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거둬들였던 정유업계도 국제유가 상승세에 따른 하반기 실적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저유가로 인한 재고 손실 등이 2분기 실적에 영향을 준 만큼 유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재고 손실이 줄어들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제마진이 하반기에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실제로 3분기 현재까지의 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7.0달러 수준으로 직전분기 평균 (배럴당 6.1달러) 대비 0.9달러나 높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3분기 말 기준 국제유가가 배럴당 약 46달러 내외만 유지한다면 시차효과에 따라 수익성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며 "재고평가 부분에서도 추가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유를 중심으로 한 발전용 제품 수요가 늘고 있으며, 경기 회복세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확대에 따라 선박용 연료유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이 같은 시장 동향이 계속 될 경우 국내 정유업계의 하반기 실적은 기대치 이상을 상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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