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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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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옥 "'코믹 연기' 도전…'만취녀' 역 웃긴데 힘드네요"

"제가 가진 무거움과 진지함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당찬 커리어 우먼의 상징인 배우 배종옥이 주당으로 망가진다. 그녀는 장진 연출의 연극 '꽃의 비밀'에서 항상 만취해있는 자스민을 연기한다. 그녀가 코믹 연기에 도전하는 건 드문 일이다.

배종옥은 28일 오후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열린 프레스콜 및 간담회에서 "코미디를 안 했던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연했다"고 말했다.

장 연출이 2002년 연극 '웰컴 투 동막골' 이후 처음 내놓은 극본이다. 지난해 수현재컴퍼니와 협업으로 선보인 초연은 호평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배경은 이탈리아다. '골 때리는 아줌마' 네 명이 남편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유벤투스 팬들인 남편 넷은 밀란과의 경기를 보기 위해 다른 도시 축구장으로 가던 도중 교통사고가 난다. 토리노 공대를 수석 졸업한 지나가 자신의 남편을 죽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터뜨렸기 때문이다. 근데 남편 넷은 다음 날 보험 가입을 위한 최종 건강검진을 받기로 돼 있었다. 맏언니 격인 소피아는 슬퍼하는 것도 잠시, 남편들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장을 제안한다.

배종옥의 자스민은 주당으로 한없이 망가지는 역인데, 초반이라 다소 헐거울 수 있는 배우들 호흡을 스스로 몸을 던져 차지게 만든다.

"코미디는 워낙 안 해본 장르라,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 건지 배워가고 있어요. 상황도 연출이 하자고 하는대로 따르고요."

지난해 이 작품을 본 배종옥은 "다음 시즌 출연을 장 연출에에 미리 도장을 받았다"고 했다

장 연출은 본래 이 작품을 올해 올릴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원래는 남자배우들이 여장을 하고 연기를 하는 구상이었어요. 무리한 시도가 될 것 같아서 초연 당시 여자 배우들이 한 것인데 두 번째는 남자 배우들을 출연시키려고 기다리고 있었죠. 근데 인사치레로 배종옥 씨에게 하자고 한 것이, 이렇게 하게 됐네요. 이번 시즌을 공연한 이유 중 50% 이상은 배종옥 씨 때문이에요. 누나 덕분에 좋은 공연을 하게 됐어요."

배종옥은 도회적인 여성 이미지가 강한 그녀다. '도시인' '여자의 방'이 그랬다. 노희경 작가의 '페르소나'로 불리며 '거짓말' '바보 같은 사랑'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카리스마가 넘치는 자신만의 영역도 개척했다.

"지난 배우 생활을 만족해요. 근데 배우로 가는 길에서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뭔가 다른 탈출구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미디가 더 힘들다고 웃었다. "즐겁고 유쾌해도 좋은 메시가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죠. 이렇게도 할 수 있는데 힘든 것을 고수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던 와중에 코미디를 찾았어요."

데뷔 31주년을 맞은 배종옥의 변신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 인생을 돌아보는 에세이 '배우는 삶 배우의 삶'도 펴냈고, 지난 10월에는 MBC TV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 복면을 쓰고 알프스 소녀 하이디라는 이름으로 강애리자의 '분홍 립스틱'을 발랄하게 부르기도 했다. 그녀는 "앞으로 훨씬 더 밝은 이미지와 즐거움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29일 개막하는 '꽃의 비밀' 새 시즌에는 배종옥과 함께 배우 소유진, 이청아 등도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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