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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법인에 대한 재산증여와 그 주주에…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두47945 판결>
백제흠 변호사(김&장 법률사무소)

-흑자법인에 대한 재산증여와 그 주주에 대한 완전포괄주의 증여과세-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의 요지와 부과처분의 경위

 

원고 Aa, Ab, Ac, Ad는 원고 A의, 원고 Ba, Bb는 원고 B의 각 자녀들이고(이하 ‘원고 A 일가’, ‘원고 B 일가’). 피고들은 원고들 주소지의 관할 세무서장이다.

 

C법인은 2007년 11월경 부실채권 및 저평가 주식에 대한 투자 등을 사업목적으로 원고 A 일가가 설립한 주식회사로서 원고 A가 5% 지분을, 그의 자녀들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D법인은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대한 투자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원고 B 일가가 2006년 5월경 그 지분을 전부 인수하여 원고 B가 5% 지분을, 그의 자녀들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법인은 2001년 4월경 소프트웨어 개발‧서비스업, 컴퓨터 도‧소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원고 A, B는 2005년 12월경 E법인을 공동으로 인수한 다음 2006년 1월경 그 본점 소재지를 천안시로 이전하였고, C‧D법인이 2007년 11월경 E법인의 각 49% 지분 합계 98% 지분을 취득하였다.

 

원고 A, B는 2007년 12월경 E법인에 소외회사 주식 31%와 45%를, 2009년 8월경 및 12월경 ‘정기예금’ 약 578억원, ‘대여금 채권’ 107억원을 각 증여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증여’) 다른 원고들도 위 주식 증여시점에 E 법인에 소외회사 주식 1% 내지 7%를 같이 증여하여 결과적으로 E 법인은 소외회사의 주식 98%를 증여받았다(이하 ‘이 사건 주식’).

 

E법인은 이 사건 증여로 인한 2007‧2009 사업연도 각 자산수증이익에 대하여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있던 본점 소재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였다는 이유로 구 조세특례제한법(2007.12.31. 법률 제88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의2제1항에 따라 그에 대한 204억원의 법인세를 전액 감면받았다.

 

피고들은 2011년 9월경 이 사건 증여로 인하여 E법인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C‧D 법인의 주주들인 원고들이 E법인 주식의 가치증가 상당의 이익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자와 수증자가 동일하여 자기이익 분여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이익에 대하여 완전포괄주의 증여과세조항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 제2조제3항, 제42조제1항제3호를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증여세 합계 196억여원의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①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은 증여세 과세대상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과세대상과 과세표준의 계산방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아 독자적인 과세근거규정이 될 수 없고 ② 특히 이 사건 증여는 그 수증자인 E법인이 흑자법인으로서 상증세법 제41조제1항의 결손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그 주주인 원고들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으며 ③ 이 사건 증여가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가 규정한 사업양수도, 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 변경 등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등의 이유로 전심절차를 거쳐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구 상증세법(2003.12.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증여’의 개념에 관한 고유의 정의규정을 두지 않고 민법상의 증여의 개념을 차용하여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재산수여에 대한 의사가 합치된 경우’를 원칙적인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되, 당사자간의 계약에 의하지 아니한 부의 무상이전에 대하여는 증여로 의제하는 규정(제32조 내지 제42조)을 별도로 마련하여 과세하였다.

 

그 결과 증여의제규정에 열거되지 아니한 새로운 금융기법이나 자본거래 등의 방법으로 부를 무상이전하는 경우에는 적시에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어 적정한 세 부담없는 부의 이전을 차단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과세권자가 증여세의 과세대상을 일일이 세법에 규정하는 대신 본래 의도한 과세대상 뿐만 아니라 이와 경제적 실질이 동일 또는 유사한 거래‧행위에 대하여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평과세를 구현하기 위하여 2003.12.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된 상증세법은, 민법상 증여 뿐만 아니라 ‘재산의 직접‧간접적인 무상이전’과 ‘타인의 기여에 의한 재산가치의 증가’를 증여의 개념에 포함하여 증여세 과세대상을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종전의 열거방식의 증여의제규정을 증여시기와 증여재산가액의 계산에 관한 규정(이하 ‘가액산정규정’)으로 전환함으로써, 이른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를 도입하였다.

이와 같이 변칙적인 상속‧증여에 사전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세법 고유의 포괄적 증여 개념을 도입하고, 종전의 증여의제규정을 일률적으로 가액산정규정으로 전환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칙적으로 어떤 거래‧행위가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서 규정한 증여의 개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같은 조 제1항에 의하여 증여세의 과세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한편 증여의제규정의 가액산정규정으로의 전환은 증여의제에 관한 제3장제2절의 제목을 ‘증여의제 등’에서 ‘증여재산가액의 계산’으로 바꾸고, 개별 증여의제규정의 제목을 ‘증여의제’에서 ‘증여’로, 각 규정 말미의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를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로 각 개정하는 형식에 의하였고, 그로 말미암아 종전의 증여의제규정에서 규율하던 과세대상과 과세범위 등 과세요건과 관련된 내용은 그대로 남게 되었다.

 

즉 증여재산의 개별 가액산정규정은 일정한 유형의 거래‧행위를 대상으로 하여 거래당사자 간에 특수관계가 존재할 것을 요구하거나, 시가 등과 거래가액 등의 차익이 시가의 30% 이상일 것 또는 증여재산가액이 일정금액 이상일 것 등을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과세대상이나 과세범위에 관한 사항은 수시로 개정되어 오고 있다.

 

이는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조세법률관계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도입으로 인한 과세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종전의 증여의제규정에 의하여 규율되어 오던 증여세 과세대상과 과세범위에 관한 사항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입법자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납세자의 예측가능성 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개별가액산정규정이 특정한 유형의 거래‧행위를 규율하면서 그 중 일정한 거래‧행위만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한정하고 그 과세범위도 제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증여세 과세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규율하고 있는 거래‧행위 중 증여세 과세대상이나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행위가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의 증여의 개념에 들어맞더라도 그에 대한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상증세법 제41조제1항,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제1항, 제6항은 비상장법인을 대상으로 하여 결손금이 있는 법인(이하 ‘결손법인’) 및 증여일 현재 휴업‧폐업 중인 법인의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그 법인에 재산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거래를 하여 그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이 1억원 이상인 경우를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여 증여재산가액 산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는 결손법인에 재산을 증여하여 그 증여가액을 결손금으로 상쇄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증여가액에 대한 법인세를 부담하지 아니하면서 특정법인의 주주 등에게 이익을 주는 변칙증여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8두6813 판결 참조).

 

즉 위 각 규정은 결손법인의 경우 결손금을 한도로 하여 증여이익을 산정하도록 하고, 결손법인 외의 법인의 경우에는 휴업‧폐업 중인 법인으로 그 적용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이는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자산수증이익 등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담하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하여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을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입법의도에 기한 것임이 분명하고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도입으로 인하여 이러한 입법의도가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손법인과의 거래 인한 이익 중 결손금을 초과하는 부분’이나 ‘휴업‧폐업 법인을 제외한 결손금 없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하여는 주주 등에게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도록 하는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이익에 대하여는 이를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증세법 제2조제3항 등을 근거로 하여 주주 등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

 

이 사건 사실관계를 앞서 본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 보면, 원고들이 E법인에 위 주식, 정기예금 및 대여금 채권을 증여함으로써 E법인의 주식가치가 상승하는 간접적인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증여는 결손금 없는 법인에 재산을 증여한 경우에 해당하고, 비록 E법인이 이 사건 증여로 인한 자산수증이익에 대한 법인세를 감면받았으나, 이는 E법인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밖으로 본점을 이전한 데에 따른 조세특례에 기인한 것으로 결손금으로 인하여 법인세를 감면받은 경우와 그 실질이 동일‧유사한 경우라고 볼 수 없으며, 또한 이 사건 증여는 단순한 물적 자산의 이전에 해당할 뿐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의 ‘사업양수도‧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결국 상증세법 제2조제3항, 제42조제1항제3호를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증여세 과세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증여재산가액의 산정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1)

 

II. 대상판결의 평석

 

1. 문제의 소재 및 이 사건의 쟁점

 

2003.12.30. 개정전 상증세법은 유형별 포괄주의 증여과세의 입장에서 14개 유형의 증여의제규정과 이와 유사한 경우에 대한 포괄적 증여의제규정을 두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제32조(증여의제의 대상), 제33조(신탁이익을 받을 권리의 증여의제), 제34조(보험금의 증여의제), 제35조(저가‧고가 양도시의 증여의제), 제36조(채무 면제 등의 증여의제), 제37조(토지무상사용권리의 증여의제), 제38조(합병시의 증여의제), 제39조(증자에 따른 증여의제), 제39조의2(감자에 따른 증여의제), 제40조(전환사채 등에 대한 증여의제), 제41조(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증여의제), 제41조의3(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상장 등에 따른 이익의 증여의제), 제41조의4(금전대부에 따른 증여의제), 제41조의5(합병에 따른 상장 등 이익의 증여의제), 제42조(기타의 증여의제) 등의 유형별 증여의제 규정이 있었다.2)

 

그러나 유형별 포괄주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유형의 변칙증여행위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2003.12.30. 상증세법 개정에 의하여 종전 민법에서 차용해 오던 증여개념에서 벗어나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별도로 세법 고유의 포괄적인 증여개념을 정의하고, 종전 열거적으로 규정하던 증여의제규정을 개별예시규정3)으로 변경하는 완전포괄주의 증여과세제도가 도입되었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에 대해서는 과세요건 법정주의와 명확주의에 반한다는 견해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고 실무상으로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직접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한 사례는 찾기 어려웠다.

 

특히 결손법인의 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결손법인에 재산을 무상으로 제공하였다는 이유로 상증세법 제41조에 의하여 그 주주에게 과세한 경우는 있었지만 수증자가 흑자법인인 경우에는 증여세를 과세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과세관청은 이 사건에서와 같이 개별 예시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흑자법인의 주주에 대해서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독자적인 과세근거규정으로 삼아 증여세를 과세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상증세법 제2조제3항과 상증세법 제41조의 법적 성격 및 상호 관계가 본격적으로 문제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부과처분의 경위 및 사실관계에 비추어 이 사건의 쟁점은 다음의 세 가지이다.

 

첫째 쟁점은 어떠한 거래‧행위가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규정한 증여의 개념에 해당하는 경우에 그 규정 만에 의하여 증여세 과세가 가능한지 여부, 즉 개별예시규정과 무관하게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과세근거 규정이 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둘째는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과세근거규정이라고 하더라도 개별예시규정이 특정한 유형의 거래‧행위를 규율하면서 그 중 일정한 거래‧행위만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한정하고 있는 경우, 개별예시규정에서 규율하고 있는 거래‧행위 중 증여세 과세대상이나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행위에 대하여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의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에서와 같이 상증세법 제41조가 규정하는 결손법인에 대한 증여의 과세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흑자법인에 대한 증여의 경우에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적용하여 그 주주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셋째, 만약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의 법적 성격과 무관하게 이 사건에서와 같이 총 발행주식수의 98% 비율에 달하는 주식을 증여받은 경우 이를 ‘사업양수도‧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 등’에 해당한다고 보아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를 적용하여 그 주주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도 별도의 쟁점이 된다.

 

2.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과세근거조항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의 법적 성격
2003.12.30. 개정 상증세법에 의하여 도입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핵심은 세법상 증여의 개념을 별도로 정의한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다.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은 “이 법에서 증여라 함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에 불구하고 경제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타인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에 의하여 무상으로 이전하는 것 또는 기여에 의하여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하여 민법상 증여 뿐만 아니라 ‘재산의 직접‧간접적인 무상이전’과 ‘타인의 기여에 의한 재산가치의 증가’를 포함하는 포괄적 증여개념을 도입하였다.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과세근거규정으로 본다면 개별예시규정과 무관하게 위 조항만을 근거로 증여세를 부과하더라도 적법한 과세처분이 되는바, 그 증여의 개념이 포괄적, 불확정적으로 정의되어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나. 두 가지의 견해
 

(1) 긍정설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독자적인 과세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견해로서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정 상증세법은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 포괄규정을 신설하면서 경제적 이익의 계산방법에 관한 일반규정을 두고 세부적인 산정방법은 법률 또는 시행령에 예시규정을 두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증여세 과세대상, 경제적 이익의 산정방법 등 주된 과세요건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을 두는 것이므로 과세요건 법정주의에 반하지 않는다.4)

 

새롭게 발생하는 다양한 변칙증여를 일일이 법률에 열거하여 과세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한 측면이 있으므로 탈법적 조세회피에 대처하고 공평과세를 기하기 위해서는 과세요건의 본질적 사항만을 법률에 규정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대통령령 등에 위임하는 것은 부득이하다.

 

따라서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증여세 과세요건 중 하나인 ‘과세대상’에 대해 그 본질적 사항인 ‘직‧간접적인 부의 무상이전’과 ‘기여에 의한 타인의 재산가치 증가’만을 규정하고 그 구체적인 유형은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으로 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부의 무상이전이 이루어지는 거래를 과세대상으로 하는 입법은 다양하면서도 가변적인 사항에 대한 합목적적인 선택의 문제로서 변칙증여를 포함시키는 불확정 개념의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5)

 

(2) 부정설
 

부정설은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은 독자적인 과세근거규정이 될 수 없다는 견해이다.

 

첫째, 위 조항은 조세법률주의상의 과세요건 명확주의에 위반된다.

 

헌법 제38조 및 제59조는 조세법률주의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배제함으로써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그 핵심적인 내용은 과세요건 명확주의이다. 따라서 증여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도 납세의무자, 과세물건, 과세표준 및 세율 등 과세요건이 구체적으로 법률에 규정되어야 하고 이러한 원리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은 ‘재산의 무상이전’과 ‘기여에 의한 재산가치 증가’를 증여개념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이 조항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나 거래가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는 것인지, 과세대상이 되더라도 그 증여재산가액을 얼마로 산정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가 없다.

 

반면 상증세법 제33조 내지 42조의 개별예시규정의 경우 법률에서 시가 등 기준요건과 증여재산가액의 최저한 요건을 규정해 놓고 있는 바, 그 규정이 문언대로 해석되어야만 예측가능성이 보장될 수 있고 만일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의하여 그와 다른 결과가 초래된다면 과세요건 명확주의에 반하게 된다.

 

이러한 개별예시규정의 문언 내용과 성격 및 과세요건명확주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상증세법 제2조제3항만으로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중대하게 침해하여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6)

 

둘째, 상증세법의 체계에 비추어 보더라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과세근거규정으로 보기 어렵다.

 

우선 상증세법 제4조제4항은 증여자의 연대납세의무를 규정하면서, 다만 상증세법 제35조, 제37조 내지 제41조, 제41조의3 내지 제41조의 5, 제42조, 제45조의3 및 제48조의 경우에는 증여자의 연대납세의무가 배제된다고 정하고 있다.

 

만일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과세근거조항으로 본다면, 위 조항은 상증세법 제4조제4항에서 증여자의 연대납세의무가 배제되는 경우로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증여자는 항상 연대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되는데 연대납세의무의 적용이 배제되는 개별예시규정과 형평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과세관청으로서는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과세근거로 삼기만 하면 항상 연대납세의무를 부과할 수 있게 되어 연대납세의무의 적용배제를 규정한 상증세법 제4조제4항 단서는 무의미한 규정이 된다는 점에서도 제2조제3항을 독자적 과세근거규정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한 상증세법 제43조는 하나의 증여에 대하여 제33조부터 제41조의5, 제44조, 제45조가 둘 이상 동시에 적용되는 경우에는 각 해당 규정의 이익이 가장 많게 계산되는 것 하나만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제10항제1호는 상증세법 제33조부터 제42조까지 및 제45조의3에 따라 증여세를 과세받은 경우에는 해당 증여재산가액 또는 그 증‧감액을 취득가액에서 더하거나 뺀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독자적 과세근거규정이라면 위 두 규정에 열거되어 있어야 함에도 그 열거가 생략되어 있다.

 

만일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근거로 증여세가 과세되면, 자산수증이익에 대해 법인 단계에서 법인세가 과세되고 주주 단계에서는 증여세가 과세되어, 동일한 경제적 원천에 대하여 이중으로 세금을 부담하는 결과가 초래되는데, 이를 조정할 법률적 근거가 없게 된다.
 

다. 판례의 입장

대법원은 상장법인의 대주주인 갑 등 10인이 자신들의 주식보유비율에 상응하는 출자전환 주식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주주들 중 1인인 을(乙) 혼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시가보다 저렴하게 주식을 매수하도록 한 사안에서, 이는 을의 주식보유비율을 초과한 범위에서 위 주식의 시가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격과의 차액 상당의 이익을 무상으로 이전한 것이므로 증여세 과세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증여재산으로서의 출자전환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의 시가 산정방법에 관하여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은 신주인수권과 유사하므로 신주인수권증권 또는 신주인수권증서의 가액평가방법에 관한 상증세법의 규정을 준용하여 그 가액을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7) 

 

위 판례는 일응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과세근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구체적 판시 내용을 보면 우선매수청구권이 증여재산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우선매수청구권의 가액평가방법에 대한 판시만 있을 뿐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과세근거규정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명시적 판단이 없다.

 

위 사안에서는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독자적 과세근거가 되는지가 쟁점으로 다투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설령 독자적인 과세근거규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상증세법 제2조제3항과 개별예시규정과의 관계 등에 관해서는 추가적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3. 상증세법 제41조가 적용되지 않는 흑자법인의 주주에 대하여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의하여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
 

가. 상증세법 제2조제3항과 개별예시규정인 상증세법 제41조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도입으로 종전의 증여의제규정에서 전환된 개별예시규정은 증여시기와 증여재산가액 등 증여세 과세요건을 비교적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개별예시규정의 하나인 상증세법 제41조도 비상장법인 중 결손금이 있거나 휴업 또는 폐업 중인 법인(이하 ‘특정법인’)의 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특정법인에 증여함으로써 그 특정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을 얻은 경우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특정법인의 주주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고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재산을 증여받은 특정법인이 법인세를 부담하지 아니하면서 특정법인의 주주 등에게 이익이 생기도록 하는 변칙증여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데 입법취지가 있다.8)

 

상장법인을 특정법인에서 제외한 것은 상장법인의 경우 비상장법인과는 달리 외부감사인에 의한 회계감사 의무화, 증권감독기관의 공시요구권 및 내부자거래 금지 등 기업운영의 객관성 및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여러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9)

이와 같이 개별예시규정의 과세요건이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어 증여자의 거래‧행위가 이러한 개별예시규정상의 과세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개별예시규정에 근거하여서는 증여세를 과세할 수가 없다고 할 것이다.

 

예컨대, 결손법인이 아닌 흑자법인에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증여한 경우 그 주주에 대해서는 상증세법 제41조에 의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

 

다만, 그와 같은 경우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과세근거규정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증여재산가액의 산정에 있어서 유사한 개별예시규정을 준용하여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요컨대,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독자적인 과세근거규정으로 보더라도 개별예시규정의 과세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거래‧행위에 대하여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의한 증여세 과세가 허용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나. 두 가지의 견해

(1) 긍정설

긍정설은 상증세법 제41조제1항의 과세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거래‧행위라고 하더라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의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규정이 도입된 이후에는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과세근거규정이 되고 상증세법 제33조부터 제42조까지는 개별예시규정으로만 존치하고 있을 뿐이며, 상증세법 제2조제3항 외에 개별예시규정을 둔 것은 국민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도모하고 집행상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개별예시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의 증여의 개념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 의하여 과세할 수 있다.

 

즉, 결손법인이 아닌 흑자법인에 대한 증여의 경우에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의하여 그 주주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주주의 증여재산가액 산정은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10)와 상증세법 제41조의 거래유형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하므로 상증세법 제41조를 준용하여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11)

 

(2) 부정설
 

부정설은 개별 예시규정의 과세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나 거래에 대해서는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는 견해이다.

 

첫째, 상증세법 제2조제3항만으로 과세하는 경우 개별예시규정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할 방법이 없어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침해하게 된다.12)

 

증여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납세의무자, 과세물건, 과세표준과 세율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하는데 상증세법 제2조제3항으로는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위 조항만을 적용하여 과세할 수 없다.

 

둘째, 법인의 주주는 원칙적으로 배당소득과 양도소득에 대해서만 납세의무를 부담하고 예외적으로 개별예시조항인 상증세법 제41조 등에 의하여 주주에 대한 과세가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바, 상증세법 제41조제1항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의하여 주주에 대한 과세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상증세법 제41조의 확대적용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되어 부당하다.

 

결손법인의 경우에 법인의 자산수증이익이 결손금 보전에 충당되어 법인세 부담이 없는 점을 이용하여 결손법인의 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결손법인에 재산을 무상 제공함으로써 조세부담 없이 그 주주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변칙적 증여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증세법 제41조가 신설되었고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도입시에도 그대로 존치되었는바, 이는 흑자법인에 대한 증여의 경우 법인세가 납부되므로 그 주주 등에 대하여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이 입법자의 의사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적용하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과세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위법하다.13)

 

다. 판례의 입장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조항인 상증세법 제2조제3항과 개별예시규정의 관계에 대한 대법원의 명시적인 판단은 없으나 그와 유사한 조문체계를 가지고 있는 소득세법 제16조의 이자소득 유형적 포괄주의 과세조항의 해석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조항의 해석에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대법원은 갑 은행이 고객들과 엔화현물환매도계약, 엔화정기예금계약과 엔화선물환매수계약으로 이루어진 엔화스왑예금거래를 한 사안에서 엔화선물환거래를 구성하는 엔화현물환매도계약과 엔화정기예금계약 및 엔화선물환매수계약이 서로 다른 별개의 법률행위로서 유효하게 성립하므로 그로 인한 조세의 내용과 범위는 그 법률관계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결정될 뿐 그 거래행위가 가장행위에 해당하거나 실질과세의 원칙을 내세워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원화예금거래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엔화스왑예금거래를 통하여 고객이 얻은 선물환차익은 구 소득세법 제16조제1항제3호의 예금의 이자 또는 이와 유사한 소득으로 볼 수 없어 같은 항 제13호의 이자소득세의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며, 구 소득세법 제16조제1항제9호는 채권 또는 증권을 환매조건부로 매매함으로써 계약시부터 환매조건이 성취될 때까지 금전사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환매시 대가로 지급하는 일정한 이익을 이자소득으로 보아 과세하는 것인데 위 선물환차익은 채권 또는 증권의 환매조건부 매매차익 또는 그와 유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설령 그와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구 소득세법 제16조제1항제9호와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의 환매조건부 매매차익은 채권 또는 증권의 매매차익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구 소득세법 제16조제1항제13호가 유형적 포괄주의의 형태로 규정되어 있다고 하여 이를 근거로 채권이나 증권이 아닌 외국통화의 매도차익인 이 사건 선물환 차익에 관하여도 이자소득세의 과세대상이라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14)

 

소득세법은 과세소득의 범위에 관하여 열거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이자소득의 경우에도 소득세법에서 구체적으로 열거되지 않는 한 과세대상이 될 수 없는데 사회의 발전과 경제구조의 고도화에 따라 새롭게 발생 또는 출현하는 금전사용에 대한 대가를 이자소득에 포함시키기 위하여 소득세법 제16조제1항제13호의 유형적 포괄주의 과세규정이 도입되었다.

 

위 사안에서는 엔화스왑예금거래의 실질이 엔화의 환매조건부 매매차익의 성격을 가져 소득세법 제16조제1항제9호의 채권 또는 증권의 환매조건부 매매차익으로 보아 소득세를 과세할 수 없는 경우에 제13호의 유형적 포괄주의 규정에 의하여 과세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으나 대법원은 제9호에 해당하지 않는 외국통화의 환매조건부 매매차익을 소득세 과세대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유형적 포괄주의 과세조항을 제한적으로 해석하였다.

 

한편 대법원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 이후에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상증세법 제41조는 특정법인과의 재산의 무상제공 등 거래를 통하여 최대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경우에 그 이익의 계산만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음에도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제6항은 특정법인이 얻은 이익이 바로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이 된다고 보아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하도록 하고 있고, 또한 제41조제1항에 의하면 특정법인에 대한 재산의 무상제공 등이 있더라도 주주 등은 실제로 이익을 얻은 바 없다면 증여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으나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제6항은 특정법인에 재산의 무상제공 등이 있다면 그 자체로 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것으로 간주하여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결국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제6항의 규정은 모법인 상증세법 제41조제1항,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그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즉 상증세법 제41조에 따른 증여재산가액의 산정근거인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제6항이 법인의 이익이 증가하면 주주의 이익이 증가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결손금만 감소한 상황이라도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었는데 그 시행령이 모법의 위임의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하여 개별예시규정의 해석에 있어서도 문언에 따른 엄격해석의 입장을 견지하였다.15)

 

만약 과세관청의 입장과 같이 상증세법 제41조의 과세요건의 충족여부를 판단할 필요없이 별도로 상증세법 제2조제3항만으로 과세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증여재산가액 산정을 위한 시행령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어야 하고, 굳이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제6항의 모법위반을 따져 무효로 확인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임에도 대법원은 그와 달리 개별예시규정의 문언과 그 해석에 엄격한 입장을 취하였다. 

4.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에 의하여 흑자법인의 주주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

 

가.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
상증세법 제42조는 그 밖의 이익의 증여로서 제1항제1호 및 제2호에서 재산의 무상 또는 저가 사용 또는 용역의 무상 또는 저가 제공으로 인한 이익의 증여를, 제3호에서 자본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를, 제4항에서 기타 재산가치의 증가로 인한 이익을 규정하고 있다. 이익의 무상이전을 가져오는 모든 거래를 일일이 다 열거하기는 곤란하기 때문에 대상거래를 일반화하여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는 법인의 출자‧법인의 감자, 법인간의 합병‧분할, 상증세법 제40조제1항에 규정된 전환사채 등에 의한 주식으로의 전환‧주식의 인수‧주식의 교환 등 법인의 자본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얻은 이익 또는 사업양수도‧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 등에 의하여 소유지분 또는 그 가액이 변동됨에 따라 얻은 이익으로서 일정한 기준 이상의 것은 증여재산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은 총 발행주식수의 98% 비율에 달하는 주식을 증여받은 경우로서 그 증여가 ‘사업양수도‧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 등’에 해당하여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두 가지의 견해

 

(1) 긍정설

 

긍정설은 발행주식 총수의 상당한 비율을 이전받은 경우 상증세법 제41조제1항제3호의 사업양수도 등에 해당한다고 보는 견해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상당한 비율을 증여받은 경우, 수증법인이 그 자회사를 통해 다른 사업분야에 진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주주총회가 대표이사‧이사회보다 결정 권한이 강력하고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100%에 가까운 주식 양도가 영업 양도보다 회사의 사업 내용이나 조직에 더욱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 후단의 ‘사업양수도‧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 등’에 해당한다.

 

특히 제3호의 문언이 ‘사업양수도 등’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사업양수도에 준하는 정도의 경영권 이전을 가져오는 사안도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흑자법인이 타법인의 100% 지분을 증여받은 경우 사업양수도 등에 해당하여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를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하급심 판결도 있다.16)

(2) 부정설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는 과세대상 거래유형으로 ‘사업양수도‧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 등’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사업양수도, 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에 준하는 정도로 법인의 사업 내지 조직에 중대한 변화가 있고 이로 인하여 그 소유지분 또는 가액의 변동이 초래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는 견해이다.

 

여기서 ‘사업양수도’는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사업 일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을 의미하고,17) ‘법인의 조직변경’은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변경하는 것과 같이 회사가 그의 인격의 동일성을 보유하면서 법률상의 조직을 변경하여 다른 종류의 회사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18)

그런데 주식을 증여받은 것만으로 수증받은 주식의 비율이 얼마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단순히 회사의 물적 자산가치가 증가되는 결과가 발생할 뿐이고, 사업주체가 변경되거나 회사의 법적 형태가 변경되는 등 사업양수도‧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에 준하는 정도로 법인의 사업 내지 조직에 중대한 변화가 초래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단순히 주식을 증여받은 경우 그 지분율이 상당한 경우라 하더라도 사업양수도 등으로 보아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를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

 

5. 대상판결의 의의 및 평가

가.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과세근거규정으로 보아 이를 적용한 증여세 과세를 원칙적으로는 긍정하면서도, 종래 증여의제규정이었던 상증세법 제33조 내지 제41조의5이 증여재산의 가액산정규정으로 전환되었더라도 각 규정의 내용 및 입법취지에 따라 일정 유형의 거래‧행위에 대하여 증여세 과세범위와 한계를 정하는 규정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 취지와 납세자의 예측가능성, 법적 안정성과의 조화를 도모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상판결은 개별예시규정을 과세한계규정으로 보아 그 규정이 규율하는 거래‧행위 유형임에도 그 과세대상 및 범위에서 제외되는 경우에는 다시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에 근거한 과세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하여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의 적용범위와 한계를 분명히 정하였다.

 

다만 개별예시규정을 전부 과세 한계규정으로 볼 수 있는지는 각 규정마다 규정의 내용 및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판단이 필요하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으나, 최소한 이 사건에서 문제된 상증세법 제41조제1항은 과세 한계규정임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대상판결은 상증세법 제42조제1항제3호 후단의 ‘사업양수도 또는 법인의 조직변경 등’의 의미는 주주의 소유지분이나 그 가액이 변동되는 모든 거래행위라고는 볼 수 없고 적어도 사업양수도, 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에 준하는 정도로 법인의 사업 내지 조직에 중대한 변화가 있고 이로 인하여 그 소유지분 또는 가액의 변동이 초래되는 경우로 한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주식의 증여는 사업양수도 또는 법인의 조직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으로써 개별예시규정의 해석에 있어서도 조세법률주의상의 엄격해석의 입장을 취하였다.

나. 대상판결의 평가와 전망
대상판결이 상증세법 제41조의 거래유형에 해당하지만 그 과세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거래에 대해서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의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는 판단에 대해서는 찬동하지만 상증세법 제33조 내지 제42조에서 규정되지 않는 변칙적인 증여유형에 대해서는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과세근거규정으로 삼아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고 판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바, 부정설의 논거에 다음의 사유를 추가할 수 있다.
 

첫째, 개정 상증세법은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의 포괄적, 불확정적 성격으로 인한 조세법률주의 위반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 보완책으로 상증세법 제33조 내지 제41조의5를 개별예시규정으로 전환하였고 그 보충적 규정으로 상증세법 제42조의 포괄적 과세규정은 둔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상증세법 제42조제4항은 같은 법 제2조제3항에서 규정하는 ‘기여에 의한 재산가치의 증가’의 의미가 불확정적이어서 자의적인 과세와 과세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된다는 지적에 대응하기 위하여 그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증여의제규정을 개별예시규정으로 전환하면서도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과세대상의 제한내용을 그대로 남겨둔 것인데, 전형적 변칙증여에 대한 대응규정인 개별예시규정이 예정하지 않는 증여를 상증세법 제2조제3항으로 과세하여 개별예시규정의 의미를 사상시키면 애초의 조세법률주의 위반의 문제점으로 다시 회귀하게 된다.

 

주요한 변칙적 증여의 형태로 보아 개별예시규정에 규정한 과세유형이라도 그 과세요건을 흠결하게 되면 과세가 위법하게 되는데 개별예시규정에서도 정하지 않은 소소한 변칙적 증여에 대해서 과세할 수 있다는 것은 형평에 반하고 논리적으로도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

둘째,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의하면 기여에 의하여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도 증여세 과세대상에 해당하는데 미실현 이익인 재산가치 증가액을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담세력을 전제하는 응능부담의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재산가치 증가의 원천을 제공한 기여자는 자신의 부의 감소 없이 귀속자의 재산가치를 증가시켜 준 것인데 이를 가지고 귀속자에게 그 경제적 이익을 증여하였다고 보는 것은 증여개념의 사전적 의미와 외연을 일탈한 것이다.

 

특수관계자 사이의 일감몰아주기를 규율하기 위하여 2011.12.31. 상증세법의 개정을 통하여 증여의제 규정의 형태로 별도의 제45조의3를 신설하였는바, 일감몰아주기는 기여에 의한 타인의 재산가치 증가의 전형적 형태로도 볼 수 있는데, 이를 과세하기 위하여 명의신탁 증여의제와 같은 의제조항을 도입한 것은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독자적인 과세근거규정으로서 모든 증여에 대하여 과세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셋째, 2013.1.1. 개정 상증세법 제32조제3호는 나목에서 타인의 기여에 의하여 재산가치가 증가하는 경우 재산가치 증가사유가 발생하기 전과 후의 시가의 차액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개정 상증세법 제32조제3호 나목과 제42조제1항제3호 후문에 의한 증여가액 계산방법이 동일하여 제42조가 예정하지 않은 변칙증여에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에 의한 과세가 가능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만일 그러한 증여에 대하여 개정 상증세법 제32조제3호 나목에 따라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상증세법 제42조의 과세요건을 구비하지 않더라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어 제42조의 규정이 의미가 없게 되는 바, 이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과세근거규정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대상판결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에도 불구하고, 개별예시규정이 여전히 과세의 범위와 한계를 정하는 경우에는 조세법률주의의 요청인 엄격해석의 원칙에 따라야 하므로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의 ‘사업양수도 등’의 의미도 엄격하게 해석하여, 지분율 98%에 이르는 주식을 증여받은 경우에도 사업양수도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그 판시와 결론은 타당하다.
 

입법자가 특별한 요건 하에 상증세법 제33조부터 제42조에 구체적으로 예시된 거래유형을 두었다는 것은 그 반대해석상 그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거래를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배제하는 입법적 결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증세법 제2조제3항 도입 당시 개별예시규정을 존치하였고 나아가 개별예시규정의 과세범위를 넓히는 개정을 수 차례 하기도 하였는데 개별예시규정을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의 예시규정으로만 존치시킨 것이라면 그에 더하여 개별예시규정의 과세요건을 확대하거나 정비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법체계상으로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은 일반규정의 성격을 가지는 반면 상증세법 제41조를 포함한 개별예시규정은 특별규정의 성격을 가지므로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이 과세근거규정이라고 하더라도 특별규정인 상증세법 제41조의 반대해석의 취지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와 같은 관점에서 대법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자소득의 유형적 포괄주의의 과세조항인 소득세법 제16조제1항제13호를 제한적으로 해석한 바 있다.

 

사업양수도 등에 대한 과세는 주주와 법인간의 또는 구성원과 조합, 사단간의 자본거래로서 법인에게 법인세 등이 과세될 수 있는 과세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서도 주주에게 그 지분가치 상승의 이익을 가져오기 때문에 증여세를 과세하기 위한 필요성이 있다는 데 터잡은 것이므로 여기에 법인세가 별도로 과세되는 손익거래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도 대상판결의 판시는 타당하다.

 

부당행위계산부인조항인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46조제2항제9호는 기타 출자자 등에게 법인의 이익을 분여하였다고 인정되는 것이 있을 때를 그 부당행위계산의 유형으로 규정하였음에도 판례는 이를 제1호 내지 제8호에 준하는 것으로 한정적으로 해석하였는 바19), 비록 상증세법 제41조제1항제3호가 사업양수도 ‘등’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위 판시취지에 비추어 손익거래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의 주식이전을 사업양수도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더욱이 이 사건의 경우에는 증여 재산이 주식만이 아니라 다액의 정기예금과 대여금채권도 있어 사업양수도 등으로 보기는 더욱 어렵다고 할 것이다.

향후 개별예시규정이 예정하고 있지 않은 구체적 변칙적 증여사안에 대해 상증세법 제2조제3항을 근거로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고 판단할 것인지, 다른 개별예시규정이 관련되는 사안에 대해서도 대상판결의 판시와 동일한 판단이 이루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각주-

 

1. 이 사건의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14.12.3. 선고 2014누43327 판결은, 원고들이 C, D법인을 통해 E 법인을 ‘간접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E법인의 주식가치 상승분을 증여재산가액으로 하여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려면 원고들이 E법인의 주식을 직접 소유한 것과 경제적 실질이 동일해야 하는데, C, D법인들이 E법인 외에 다른 회사 지분에도 투자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C, D법인들의 실체를 부인하고 원고들에게 이 사건 증여로 인한 이익이 곧바로 귀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도 이 사건 증여세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상증세법 제41조의2(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는 명의신탁행위에 대한 징벌적 성격의 규정이므로 여기서 제외한다.

3. 대상판결은 ‘개별가액산정규정’이라고 호칭하나 이하에서는 편의상 ‘개별예시규정’으로 한다.

4. 오용식,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과 조세법률주의”, 월간조세(2004. 4.), 50-66면.

5. 박요찬, 증여세의 포괄증여규정 및 개별예시규정의 위헌성 연구,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7. 2., 197-259면.

6. 이전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시행 1년에 즈음하여”, 월간조세(2005. 1.) 62-63면.

7.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8두17882 판결.

8.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8두6813 판결 등.

9. 국세청‧한국조세연구포럼,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 정착을 위한 법령 등 제도개선연구, 2010. 10., 68-71면.

10. 서울행정법원 2012. 8. 17. 선고 2011구합42543 판결.

11. 서울행정법원 2012. 7. 26. 선고 2012구합4722 판결.

12. 이승목, “특수관계인의 증여로 법인의 주식가치가 상승한 경우 주주에 대한 증여세 부과의 당부”, 월간조세(2012, 9.), 51-54면.

13. 조성권,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와 흑자법인 과세문제”, 조세실무연구 5(2014. 5.), 16-17면.

14.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두3916 판결.

15. 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6두19693 판결.

16. 서울행정법원 2012. 8. 17. 선고 2011구합42543 판결.

17. 상법 제41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17123 판결 등.

18. 상법 제604조, 대법원 1985. 11. 12. 선고 85누69 판결 등.

19.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두15249 판결 등.

 

- 백제흠(白濟欽) 변호사 약력 -

 

 백제흠 변호사

■ 자격취득

‧ 변호사, 대한민국(1991)
‧ 변호사, 미국 뉴욕주(2004)
‧ 공인회계사, 미국 일리노이주(2004)

 

■ 학력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사 1988)
‧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1994)
‧ Harvard Law School (International Tax Program 2002)
‧ NYU School of Law (LL.M. in Taxation 2003)
‧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 2005)

 

■ 경력

‧ 서울지방법원 등, 판사(1994-2001)
‧ 국세청 자체평가위원회, 위원(2006- 2010)
‧ 중부지방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 및 이의신청심의위원회, 위원(2007- 2009)
‧ 기획재정부 세제실, 고문변호사(2012- )
‧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2013 -  )
‧ 기획재정부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2013 -  )
‧ 서울지방변호사회 조세연수원, 원장 (2014 -  )
‧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2004-  )


세정신문  

입력 : 2016-01-06 10: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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