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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6. (금)

경제/기업

崔사태 후 유통株 11% 하락…백화점↓ 편의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유통업체들의 실적 둔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김영란 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정농단 사태로 사회분위기가 얼어붙으면서 소비 절벽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유통주는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지난 10월 말 이후 하락세가 이어져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1차 대국민 사과 발표 전날인 지난해 10월 24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유통 업종지수가 10.99% 떨어져 업종지수 가운데 낙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1.46% 올랐고,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15.45% 올라 업종지수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유통업체들의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한 것은 소비 위축으로 인해 실적 부진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춘 것도 '예상을 웃도는 소비 절벽' 때문이다.

최근 3개월 동안의 주가를 살쳐펴보면 빅3 백화점인 현대백화점(-20.00%), 신세계(-13.78%), 롯데쇼핑(-8.17%) 등이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0월 101.9까지 상승했다가 11월 지난 2008년 미국 재정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95.8로 급락했고, 12월에는 94.2까지 떨어졌다. 작년 11월 촛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와 맞아 떨어진다. 

대신증권 유정현 연구원은 "작년 11월 촛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소비심리 하락세가 이어졌다"며 "시내 집회 장소와 인접한 백화점 점포는 영업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통업 주가는 정국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1분기까지 민간 소비 둔화 우려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호텔신라(-24.51%), 신세계인터내셔날(-22.65%), 영원무역(-18.52%),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17.92%), 현대홈쇼핑(-8.47%), 롯데하이마트(-5.64%), SK네트웍스(-2.91%)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HMC투자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작년 11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 혼란과 함께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소비절벽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유통업체들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소비절벽기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 절벽이 본격화되면서 유통주의 올해 실적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 내놓는 유통업체의 실적 전망치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대형 백화점 업체들의 경우 부정적인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신규 출점을 통한 성장 전략을 펼쳐왔지만 올해는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증권 남옥진 연구원은 "유통업체 실적은 작년 10월까지는 3분기의 회복 기조가 이어졌지만 11월에 대부분의 유통업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역신장하며 부진했다"며 "소비침체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소매 유통업체의 성장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최근 3개월 동안 BGF리테일은 1.78% 하락하는 데 그쳤고, GS리테일은 오히려 7.15% 상승했다.

한화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백화점과 할인마트의 성장세가 정체되는 반면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소매점의 성장성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저성장에 따른 소비여력 감소와 산업성장률 둔화로 인한 실업률 증가, 미래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세대구성 기피, 1인가구 증가, 소비시장 채널 다변화의 경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통시장에서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에 걸맞는 성장 전략을 찾아야 할 때"라며 "그렇지 않으면 성장이 둔화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도태되거나 장기적으로 퇴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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