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적발 전력이 있는데 어떻게 사무관 승진을 했는지 모르겠다."
국세청이 28일자로 231명의 사무관 승진내정자를 발표한 가운데, 이번 승진에서 누락된 직원들 사이에서 '음주운전자 승진' 논란이 일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징계를 받고 하향전보까지 됐는데 28일자로 단행된 사무관 승진인사에서 당당히 이름을 올리자 일부 직원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지방청 A세무서 B직원이 비슷한 케이스다. 이 직원은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연말 징계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버젓이 이번 승진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통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공무원의 경우 '승진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음주운전의 '정도'와 '징계에 따른 인사제한기간'에 따라 불이익이 다를 뿐 승진이 전혀 불가능한 게 아니다.
음주운전 징계양정은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등에 규정돼 있으며, 이에 따라 징계와 인사시 불이익이 가해진다.
그렇다면 앞에서 언급한 A세무서 B직원은 어떻게 승진을 했을까? 이 직원은 작년 사무관 승진인사 작업 도중에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국세청에 통보됐다.
그래서 이 직원은 음주운전에 따른 징계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작년 사무관 승진인사에서 탈락했다. 음주운전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이다.
그 이후 이 직원은 지난해 연말 음주운전에 따른 징계로 '견책' 처분을 최종적으로 받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견책 징계를 받으면 6개월의 승진제한기간을 두게 된다. 6개월이 지나야 징계가 풀려 승진심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직원의 경우 음주운전 적발 이력이 통보된 후 작년 사무관 승진에서 탈락해 한차례의 불이익을 받았고, 작년 연말 견책 처분을 받은 후 6개월이 지나 올해 사무관 승진인사에서 정상적 절차를 거쳐 승진을 했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음주운전 적발 직원의 경우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반드시 인사에서 한차례의 불이익은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의 음주운전 비위에 '원 스크라이크 아웃'을 적용하는 내용으로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을 최근 개정했다.
이에 따라 만취자나 음주측정을 거부한 공무원은 처음 적발되더라도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라 중징계를 받게 되며, 음주운전을 하다 두번째 적발되면 '해임'까지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