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2020.05.29 (금)

내국세

다주택자 종부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 '부동산 신탁'

2013년 8천864건에서 올 7월 6만682건으로 6.8배 급증
국세청 분석 결과, 주택 2채 신탁 맡기면 종부세액 5분의 1로 떨어져
김정우 의원 "국세청 엄정한 세무조사 실시해야"
"신탁재산 관련 법안 발의 준비"

 

'부동산 신탁'이 다주택자의 조세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자료가 처음 공개됐다.

 

2017년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한 이후 신탁규모가 급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탁을 맡길 때 종부세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의적인 세금회피 수단이 된 '꼼수 신탁'을 가려내기 위해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관계부처가 서둘러 보완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김정우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에 따르면, 국세청에 확인한 결과 공시가격 15억원(A)·10억원(B)·8억원(C) 규모의 부동산 3주택을 모두 본인 명의로 보유한 경우 3천180만원의 종부세액을 납부해야 하지만, A에 거주하고 B·C를 신탁사에 맡겨 명의 이전하면 578만원만 납부하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가 신탁을 활용해 1주택자가 됨으로써 내야 할 세금이 5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다.

 

○부동산신탁회사의 연도별 신탁재산 건수 및 신탁재산 규모(단위:건,조원.금감원)

 

구분

 

‘12년말

 

‘13년말

 

‘14년말

 

‘15년말

 

‘16년말

 

‘17년말

 

‘18년말

 

‘19.7월말

 

담보신탁

 

건수

 

5,350

 

6,990

 

12,957

 

20,303

 

28,910

 

37,708

 

50,103

 

56,589

 

수탁고

 

80.3

 

76.4

 

80.0

 

86.3

 

91.7

 

105.2

 

125.0

 

139.0

 

토지신탁

 

건수

 

710

 

799

 

928

 

1,235

 

1,701

 

2,182

 

2,936

 

3,130

 

수탁고

 

26.0

 

28.0

 

31.1

 

38.3

 

47.1

 

56.0

 

64.9

 

69.1

 

처분신탁

 

건수

 

743

 

733

 

700

 

688

 

680

 

615

 

686

 

653

 

수탁고

 

8.2

 

7.9

 

6.3

 

6.2

 

6.8

 

5.8

 

6.2

 

6.4

 

관리신탁

 

건수

 

329

 

342

 

330

 

319

 

295

 

286

 

302

 

310

 

수탁고

 

2.1

 

2.0

 

3.0

 

2.6

 

2.5

 

2.7

 

2.7

 

3.5

 

합계

 

건수

 

7,132

 

8,864

 

14,915

 

22,545

 

31,586

 

40,791

 

54,027

 

60,682

 

수탁고

 

116.6

 

114.3

 

120.4

 

133.4

 

148.1

 

169.7

 

198.8

 

218.0

 

 

1) 수탁고는 기업회계기준서 제5004호(신탁업자의 신탁계정)에 따라 위탁자의 장부금액으로 인식하며, 장부가액이 없을 경우 취득가액, 개별공시지가, 인수시점의 공정가치 순으로 인식.

 

 

 

김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 부동산 신탁재산 건수는 6만682건으로 2013년 8천864건에 비해 6.8배 급증했다.

 

2012년 말(7천132건)부터 2013년 말(8천864건)까지는 1천732건 증가해 소폭 상승하는 것에 그쳤으나, 2013년 행정안전부 지방세법을 개정한 후부터 2017년 말까지 연 6~9천건씩 꾸준히 늘어났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한 2017년 말(4만791건)~2018년 말(5만4천27건) 사이 1만3천236건이 늘어나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9년 7월 벌써 6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돼 올해 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주택자 이상 종합부동산세 과세구간별 세율표에 따르면, 3억원 이하는 0.6%, 3~6억원 0.9%, 6~12억원 1.3%, 12~50억원 1.8%, 50억~94억원 2.5%, 94억원 초과는 3.2%의 세율이 적용된다.

 

즉, 공시지가 10억원 주택을 3채 이상 보유시, 1.3%(3주택자 기준)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1주택 거주·2주택 신탁할 경우, 3주택 모두 각각 1%(1주택자 기준)의 일반세율을 적용하므로 0.3%의 세 부담 차이가 발생한다. 물론 공제혜택에 따라 일부 차이는 존재하지만 신탁을 맡기면 일반세율이 적용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부동산 신탁재산이 2014년부터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게 된 것은 2013년 행정안전부가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 부동산 신탁재산의 납세의무자를 위탁자(개인)에서 수탁자(신탁사)로 변경하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다주택자의 경우 부동산 보유정도에 따라 3주택자 이상 초과 누진 종부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다주택자가 주택을 신탁할 경우 1주택자 기준 일반세율을 적용하므로 누진과세를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의원실은 2013년 지방세법 개정 당시 '신탁조세제도개선 TF'를 통해 재산세 납세의무자 변경 시 다주택자가 누진과세를 회피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으나, 해당 TF에 참여했던 기획재정부는 "조세회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기재부는 다주택자 종부세율 인상에 대해 논의했을 때 다시 한번 부동산 신탁에 대해 살펴볼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문제를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는 "지난해 종부세율을 검토할 때 신탁에 대한 누진과세 회피 문제까지 세세하게 보지 못했다"면서 "신탁세제에 대한 정비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꼼수 신탁'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놓친 셈이다.

 

김정우 의원은 "명의신탁이 세금탈루 수단인 '꼼수 신탁'으로 변질됐다"면서, "기획재정부는 행정안전부·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신탁세제의 빈틈을 메울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실납부자와의 형평성을 위해 종부세법상 신탁재산의 경우 납세의무자를 '위탁자'로 하는 예외조항을 추가해 합산과세를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