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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9 (목)

내국세

심판청구 결정도 안 났는데 사건공개로 조세심판원 '곤혹'

'한진가·빗썸' 사건 후 전산시스템 개편해 정보유출 가능성 완전 차단…서둘러 오해 불식
"심판결정前 사건공개로 여론형성시 심판관회의 자유심증주의 왜곡 우려" 목소리

한진가 상속세 과세처분의 정당성을 다투는 조세심판청구 사실이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조세심판원이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비단 한진가의 심판청구 뿐만 아니라 가상통화에 대한 첫 과세사례로 꼽히는 빗썸에 대한 심판청구 사실도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는 등 심판원을 향한 외부의 눈길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빗썸의 경우 국세청의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쳐 최근 심판청구가 접수됐기에 심판관 회의는 열리지 못했으며, 한진가 상속세 심판청구의 경우 심판결과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결과에 대한 추측성 보도 등이 이어지고 있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들은 심판청구 개별사건이 결과가 확정되기 이전에 공개될 경우 법적인 문제는 물론, 심판사건 처리과정에서도 상당함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납세자 정보보호에 관한 규정을 담은 국세기본법 제81조의 13(비밀유지) 조항의 경우 과세관청인 국세청 뿐만 아니라 조세심판원도 귀속한다.

 

국세청이 세무조사 과정은 물론, 일반 세무행정 전반에서 납세자 정보 유출을 극도로 꺼리는 이유가 해당 조항에서 비롯된다.

 

일례로 세무조사에 착수한 후 결정세액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더라도 상장기업의 경우 공시를 통해 이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세무조사 진행과정이 알려지지 않는다.

 

조세심판원 또한 국세기본법 제81조의 13 조항에 따라 심판청구가 접수된 납세자의 인적사항과 청구사실은 물론, 심판절차와 결과에 대해서도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특정 사건에 대한 조세심판 청구사실이 공공연히 언론지면에 오르내리자, 혹시라도 비밀유지 조항에 저촉될 수 있는 소지를 막기 위해 전산시스템을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판원에 따르면, 내부 직원을 통한 심판사건 정보 유출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기 위해 심판사건 담당자 외에는 타 심판사건을 열람할 수 없도록 전산망을 개편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접근권한을 극소수로 제한함으로써 심판사건에 대한 정보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외부로부터의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판원 내부에서의 정보 유출이 아닌 기업 공시 및 관계자로부터 심판청구 사실이 확인될 경우 심판원이 법적인 책임은 피할 수 있으나, 심판진행 과정에서 또 다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심판원 직원들은 토로하고 있다.

 

빗썸과 같은 가상통화에 대한 최초 과세사례의 경우 심판관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과세에 대한 정당성 및 부당성을 다투는 여론이 형성될 경우 자유심증주의에 입각한 조세심판관들의 심리과정에서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진가 상속세 심판청구사건의 경우 수회 이상 심판관회의를 통해 잠정적인 결론이 도출됐으나, 심판청구 당사자인 과세관청과 납세자 이 둘 가운데 특정인의 주장을 돕는 여론이 형성될 경우에는 심판결정 왜곡 현상이 빚어질 수 있음을 전직 심판원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현재 심판결정이 내려진 청구사건에 대해서는 납세자 정보를 삭제한 결정서 전문을 공개하고 있다”며, “심판청구 절차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납세자의 실명이 거론되고 과세처분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고 최근 공개 사건에 대한 우려를 포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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