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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4 (화)

세무 · 회계 · 관세사

"세무사법, 이념 관련 법안도 아닌데 정쟁 볼모 돼"…혼란 확산

1월부터 세무사 등록업무 스톱돼 세무서비스 제공 못해
소득세·법인세 신고때 조정계산서 첨부 문제도 혼란 예상

국회 파행으로 변호사에게 세무대리업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헌재가 개정 시한으로 못 박은 지난해 12월31일이 지나면서 과세당국과 납세자, 세무대리인들은 혼란에 빠졌다.

 

국회 기재위는 지난해 11월 변호사에게 회계장부작성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세무업무를 변호사가 수행할 수(교육 이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을 법사위로 넘겼다.

 

그러나 국회 파행으로 법사위에서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했다. 지난 9일 법사위가 열렸으나 쟁점이 있는 법안은 기본적으로 배제한다는 방향에 따라 이날 세무사법 개정안은 논의·상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청약과 관련한 주택법 개정안, 연금3법, 데이터3법 등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법안만 처리됐다. 특히 법사위는 위원장과 야당 간사가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회의 개최 여부가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세무사법 개정안이 법사위에서 논의조차 안되자 조세계에서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무슨 이념과 관련된 법안도 아니고 세금징수와 관련된 중요 경제법안인데 국회가 납세자들이 입을 피해를 나 몰라라 하는 꼴”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먼저 세무사 등록관련 업무가 ‘올스톱’했다. 세무사시험에 합격하고 교육까지 이수한 예비 개업세무사들이 등록규정 실효로 올 1월1일부터 등록을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말정산, 부가세 신고 등 시급한 세무서비스를 납세자들에게 제공하지 못하게 됐다.

 

시험합격 세무사와 국세경력세무사의 등록업무는 한국세무사회가 위임받아 처리하고 있는데, 지난 1일부터 등록신청서를 받지 않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2017~2018년 시험 합격자들의 등록관련 문의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세무사회 자료에 따르면 매년 1월 세무사 등록 인원은 1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세청을 통한 세무사 등록 업무도 ‘스톱’ 상태다. 공인회계사들의 관련등록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 업무는 ‘스테이’다. 현재 개업 변호사들이 등록신청서를 국세청에 접수하고 있지만, 국세청은 등록관련 규정 실효로 등록을 내주지 않고 있다.

 

또한 법안 처리가 계속 지연되면 3월 법인세 신고, 5월 종합소득세 신고때 세무조정계산서를 첨부할 수 없는 미신고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원경희 한국세무사회장은 “세무사법 개정안이 연말까지 개정되지 않아 올해 법인세와 소득세 신고때 세무조정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는 법적 공백 상태가 왔다”고 주장했다. 조정계산서를 첨부하지 않으면 무신고로 간주되고 납세자들은 가산세를 물게 되는데, 세무사회는 가산세 규모를 약 14조원으로 추산했다.

 

세무사법 개정안이 지난해 연말까지 개정되지 않을 경우 이같은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전망은 법 개정 이전부터 줄곧 제기돼 왔다.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국회입법조사처, 법무부, 법제처, 헌재, 한국세무사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대한변호사협회는 한목소리로 조속한 개선입법을 촉구했다.

 

법사위가 열리면 언제든 세무사법 개정안 논의가 이뤄질 수 있지만, 그 시기를 현재까지는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다음 달부터는 ‘총선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짙어 법사위가 한동안 열리지 못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국가재정 확보와 관련한 세무사법이 정쟁의 볼모가 됐다”는 비판이 세정가에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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