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수입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수억원의 관세를 체납했다. 그러나 A씨는 본인 명의로 된 재산이 없다며 버텨왔다. 징수에 곤란을 겪던 서울세관 체납전담팀은 친인척 재산에 대해서도 끈질긴 추적에 나섰다. 이를 통해 A씨의 형제들이 A씨를 제외한 채 서초구 방배동 소재의 고급빌라를 공동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체납액 징수를 위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체납자 A씨와 형제들은 거액의 체납세액 때문에 부친의 상속재산인 고급빌라가 압류될 위기에 처하자,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통해 A씨를 제외한 형제들끼리 분할상속받고 상속을 포기한 A씨는 해당 빌라에 대해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세관은 체납자 A씨에게 상속인의 지위가 발생한 이후에 이뤄진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상속포기’로 볼 수 없으므로 해당 빌라에 A씨가 포기한 상속분만큼의 권리가 있다는 법원의 판결을 이끌어내 A씨의 상속분을 체납액으로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서울본부세관(세관장·이명구)은 자기상속지분을 포기하는 방식을 통해 고의적으로 체납처분을 회피한 고액체납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판결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사해행위 취소소송은 국세징수를 피하기 위해 재산권을 목적으로 행한 법률행위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말한다.

서울세관은 “사해행위 취소 소송은 체납자가 자신의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제3자에게 증여하거나 매각하는 경우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체납처분 면탈이나 회피를 목적으로 상속자들이 협의해 상속재산을 변칙 상속하는 경우에도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수억원의 재산이 있음에도 갖은 수법을 동원해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얌체 체납자들에 대해서는 친인척 재산까지 추적해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적극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세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분할납부가 곤란한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서는 분납금액 감액 및 재난지원금 가맹 소상공인 대상 추심활동 완화 등 적극행정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고의로 재산을 은닉하고 호화생활을 하는 악질체납자에 대해서는 사해행위 추적 프로젝트팀을 꾸려 친인척 재산까지 추적하는 등 체납처분회피 행위를 엄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