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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월)

내국세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 기업 조세회피에 영향 미치지 않아"

한국세무학회, ‘2020년 춘계학술발표대회’ 개최
가톨릭대 임유니 박사·박희우 교수, 논문서 주장

국세청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고위공직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때, 기업의 조세회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증분석 연구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지분율괴리도가 존재하는 대기업에 선임된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는 해당 기업의 조세회피에 기여하지 않았다.

 

임유니 가톨릭대 박사는 3일 한국세무학회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2020년 춘계학술발표대회’에서 박희우 가톨릭대 교수와 공동 저술한 논문 ‘대규모 기업집단의 지분율괴리도와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가 조세회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그간 이뤄진 연구들에서는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가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기업을 적극적으로 변호하거나, 대정부 로비스트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통제권과 소유권의 차이를 뜻하는 지분율 괴리도가 조세회피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었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와 조세회피가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 이목이 쏠린다.

 

저자들은 지분율괴리도와 조세회피 측정치(회계이익과 과세소득의 차이를 산출한 BTD), 사업보고서와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얻은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 정보를 변수로 실증분석 모형을 설계했다. 분석대상 기간은 2012~2016년으로 뒀다.

 

가설에는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조세회피와 무관하다’,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가 조세회피에 미치는 영향은 소유권과 관련성이 없다’ 및 ‘통제권과 관련성이 없다’ 등 세 가지를 설정해 각각 검증했다.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분석과 회귀분석 결과,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가 조세회피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고, 지분율 괴리도 자체도 조세회피와 무관했다. 지분율 괴리도의 구성요소인 소유권과 통제권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저자들은 원인을 ‘사외이사 역할의 한계’, ‘과세당국의 주목’에서 찾았다.

 

임유니 박사는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이사회 회의는 기업의 거시적인 경영 방향을 다루는 의결기구이지, 조세회피라는 특정 주제에 관한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전략을 다루는 회의는 아니다”라며 “회의 내용도 사업보고서에 기재돼 공시되는 만큼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들이 그들의 배경을 활용해 조세회피에 조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기업들은 과세당국의 집중 감시를 받고 있어 조세회피 행위가 적발된 경우의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직접적인 조세포탈 전략을 수립하기는 어렵다”며 “고위직 국세청 출신들은 그간 쌓아온 명예와 인적 네트워크를 중시하기에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박사는 “본 연구를 통해 대기업에서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지만, 이들 기업은 그들의 보충적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지 기업에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조세회피까지 기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고위직 출신 등 퇴직공직자가 취엄심사 대상기관에 취업할 경우 업무관련성을 판단하는 취업심사를 받도록 규제하고 있다. 취업심사 대상자가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취업대상기관 간 밀접한 업무관련성이 있을 때는 취업이 제한된다.

 

이날 발표는 윤재원 홍익대 교수의 사회로 제5분과인 세무회계 세션에서 진행됐다. 이와 함께 공격적 조세회피 측정과 비조세비용(박시훈 동국대 박사과정), 회계법인의 합병이 조세회피에 미치는 영향(배성호 경북대 교수), 다국적 기업의 공시수준과 조세회피 관계 분석(신영효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대우교수) 등의 연구도 함께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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