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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1.01.20. (수)

내국세

"해외금융계좌 신고 기준금액 10억원으로 올려야"

백제흠 변호사 "신고의무 위반 과태료인데 납세의무 위반 제재보다 수위 높아…상한 도입해야"

해외자산·자본거래 신고제도 등 유사제도 운영…신고의무 중복 적용·위반 정도 가중 우려

 

신고의무자 거소기간 1년 이상으로 확대 등 신고의무자 범위 축소·제재수위 완화 필요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 외국환거래법상 신고제도와 장기적 통합·운영방안 고려해야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적용 범위와 제재 수준을 완화하고, 유사 제도인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 신고제도와 통합하거나 상호보완해 운영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제흠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YIN Korea가 지난달 20일 발간한 학술지 ‘국제조세연구’ 창간호에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주요 쟁점과 개선방안’ 논문을 기고해 이같은 주장을 폈다.

 

해당 제도는 납세자가 해외금융계좌의 잔액이 해당연도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라도 5억원을 초과하면 그 계좌정보를 다음 연도 6월에 신고토록 하는 제도다. 신고의무 위반시 미신고(과소)금액의 20%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며, 미신고(과소)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3~20% 벌금형 및 명단공개 등의 제재를 가한다.

 

백제흠 변호사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법적 성격과 도입 목적에 주목해 현행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제재 수준이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헌법상 자기부죄금지의 원칙·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과태료를 매년 단순 합산 부과함으로써 여러 문제를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기완결적·사실파악형에 해당하는 신고의무에 대해 과태료 이상의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것이 이례적임도 시사했다.

 

백 변호사는 해당 제도가 미국의 FBAR과 달리 자금세탁 방지보다는 과세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도입됐으며, 이를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로 국가간 금융정보 자동교환협정, 해외금융계좌 신고 포상금제도 등이 함께 운영되는 데 주목했다. 유사 제도로 해외자산 신고제도와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 신고제도가 운영되는 점도 환기했다.

 

이처럼 현행 제도에서 법률 체계상 정비되지 못한 부분은 신고의무를 중복 적용하거나 위반의 정도를 가중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신고의무자 범위를 축소하고 제재 수위도 낮추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신고의무자 개념은 거주자 개념과 달리해 거소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리거나 기준금액을 현행 5억원에서 당초 1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납세의무와 무관한 금액은 산입하지 않고, 비거주자였다가 거주자가 되는 내국인에게도 외국인에 대한 신고면제를 적용하는 방식 또한 함께 언급됐다.

 

백 변호사는 국가간 과세정보 교환 협정 등에 따라 국세청이 다수의 해외금융계좌 정보를 입수하는 만큼,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를 외국환거래법상의 신고제도와 장기적으로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위반시 제재와 관련, 신고의무 위반시 부과하는 과태료가 조세법상 주된 규범인 납세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보다 수위가 지나치다고 지적, 행정질서벌적 성격에 맞게 상한을 도입하는 등 규모·수위를 완화해야 한다고 적극 주장했다.

 

매년 과태료를 단순 합산하는 것은 형사법리에 어긋나고, 경제적 부담만 비교하면 형사처벌이 과태료보다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역전 현상까지 발생한다는 점도 짚었다.

 

반면 지난 7월 한국국제조세협회 등이 개최한 하계학술대회에서는 변혜정 교수가 신고의무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현황과 과제’ 논문을 발표해 관심이 쏠린다.

 

변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신고대상 계좌의 기준금액이 미국 1만달러보다 훨씬 높고, 판단기준일도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변호인 등 재정적 이해관계자를 신고의무자 범위에 추가하는 방안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제재 방식에 대해서는 과실·고의를 구분하거나 재량에 의한 제재를 도입하는 등 “수위가 위반의 정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백 변호사와 결이 비슷한 주장을 폈다.

 

같은 주제로 토론에 참여한 류성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도 “현행 누적 부과되는 과태료 제도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신고를 더욱 꺼리게 하는 음지화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을 더한 바 있다.

 

백 변호사는 논문을 통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도입 1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국제조세 분야 주요 제도로 자리잡아가는 해당 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했다”며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는 세법상 과세정보의 수집을 위한 보충적 성격을 지니므로, 주된 납세의무보다 그 적용범위 및 위반시 제재가 과중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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