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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세무사의 취미-'트레일 러닝' 도전하는 황성훈 세세회장

법인세, 종소세 신고철이 지나고 세무사회장 선거도 마무리됐다. 모처럼 한갓진 여름 한 철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선택지에서 사라졌다. 슬기로운 재충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취미를 찾아나설 때다.

 

황성훈 세무사(세무법인 한맥 대표세무사)처럼 ‘트레일 러너’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제10대 세무대학세무사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트레일 러닝에 입문했다. 5~6월 2차례 대회에 출전한 데 이어 오는 25일 충북 단양 소백산에서 열리는 ‘제7회 소백산종주 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신발끈을 단단히 매는 참이다.

 

트레일 러닝은 높고 험준한 산길을 포함해 들, 숲길 등 포장되지 않은 길을 달리는 스포츠다. 세계산악마라톤협회가 1985년 발족했고 국내는 1990년대 초반 북한산과 설악산 등지에서 대회가 열렸다. 이후 크고 작은 경기가 이어지며 마니아층이 불어나고 있다.

 

황성훈 회장은 원래 ‘철인3종경기’ 기록 보유자로 잘 알려져 있다. 약 8년 전 우연히 사무실 옆에 수영장이 생긴 것을 계기로 꾸준히 국내외 유수의 대회에 출전하며 기록을 쌓았다. 가장 최근에는 국내 동호인 55-59세 남성 부문에서 표준거리 2위, 장거리 3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달리기, 수영, 자전거로 도합 226㎞를 달리던 그가 트레일러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다. 철인3종경기를 포함한 각종 스포츠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철인들의 관심이 새로운 분야로 쏠리게 됐다.

 

황 회장은 “워낙 국내에서 트레일러닝이 점점 발전하고 ‘자연친화적 운동’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대회가 계속 열리는 점도 도전욕을 불러 일으켰다”며 “산에서 뛰는 운동이어서인지 마라톤 대회가 취소돼도 트레일러닝 코스는 계속 열리더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이 대회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올 봄부터다. (사)한국산악마라톤연맹이 지리산과 서울 둘레길에서 개최한 대회에 두 차례 출전했다. 아쉽게도 두번 다 완주는 하지 못했다. 둘레길 170㎞를 달리는 대회에서는 120㎞ 지점에서 길을 잘못 들었다. 기록을 보유한 철인에게도 산에서 달리기는 만만찮은 도전이었다.

 

달리기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엄연히 “다른 세계였다”고 황 회장은 설명했다. 

 

황 회장은 “아스팔트 길을 달릴 때와 다른 점은 ‘근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오르기, 달리기, 뛰어 내려가기에 필요한 근육을 번갈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는 정확히 준비를 해야 하는구나, 또 다른 차원의 세계가 있구나 하는 것을 배우는 기회였다고.

 

황 회장의 다음 경기는 25일 열린다. 새벽 4시부터 소백산 죽령-고치령 구간을 포함해 총 34㎞를 12시간 안에 주파해야 하는 코스다. 그는 지난 대회의 경험을 교훈삼아 매일 5㎞, 10㎞ 조깅을 하고 주말마다 산에서 달리기 훈련을 한다. 올라갈 때 쉼 없이 빠르게 걷고 평지와 내리막길에서는 뛰는 연습으로 근육을 단련한다. 산에서 길을 찾는 눈을 키우는 것도 남은 과제다.

 

 

등산과 달리기의 묘미에 푹 빠진 황 회장이지만 동료 세무사들에게 강권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원하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은 괜찮아도 안 하려는 사람을 억지로 설득하는 것은 피곤하기만 하다”는 이유에서다. 그저 ‘인간이 살아가면서 건강하면 좋지 않은가’라는 신조를 실천하며 건전한 영향력을 전파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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