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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1.10.21. (목)

"비양심 고액·상습 체납자는 끝까지 추적…38세금징수과 사명"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출범 20년…체납세금 총 3조6천억원 징수 성과

징수조직…2개 팀·25명→5개 팀·조사관 32명 ·민간채권 추심전문가 6명

전국 최고 체납징수 전문조직으로 자리매김  

 

“야, 지독한 놈들이다.”

 

올해 출범 2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자주 듣는 말이다. 서울시의 고액 체납 시세 징수 전담조직인 38세금징수과는 “끝까지 추적하여 반드시 징수한다”는 과훈으로 유명하다. 비양심 체납자가 재산을 어떤 형태로 숨기든 귀신같이 찾아내 ‘지독하다’고 정평이 났다.

 

현재 서울시 체납자 100만명 중 38세금신고과에서 관리하는 체납자는 2만5천명. 전체 체납액 3조원 중 2조원이 2만5천명이 내지 않은 세금이다. 지난 20년간 38세금징수과는 비양심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전방위적인 체납징수 활동을 펼쳐왔다. 지금까지 거둬들인 체납액은 총 3조6천억원에 이른다.

 

지난 9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 위치한 38세금징수과 사무실을 방문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따라 현장 출장을 중단한 탓에 최정예 조사관들이 모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치열한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졌다. 이병욱 38세금징수과장을 만나 38세금징수과가 전국 최고의 체납징수 전담조직으로 자리매김한 비결을 들어봤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언제, 어떤 계기로 설치됐나?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체납이 급증한 가운데, ‘체납자와의 전쟁’이라는 강력한 의지가 대두됐습니다. 2001년 시세 누적체납액 규모가 1조1천억원을 넘어서면서 조세공권력 보전과 조세정의를 실현시킬 필요가 제기됐습니다. 이러한 체납시세 정리를 위해 우선 ‘고액 체납 시세 특별징수반(2개팀)’이 꾸려졌습니다.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칭 공모를 통해 2001년 8월3일 ‘38세금기동팀’이 출범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38조 납세의무를 상징하는 이름입니다. 그리고 2008년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 악성 체납을 근절하고 조세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과’ 조직으로 승격돼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체납징수 전문조직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38세금징수과의 현재 인원은?

“2001년 출범 당시에는 2개팀 25명이었으나 지금은 5개팀(총괄, 1~4팀) 32명의 전문조사관들과 6명의 민간채권 추심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38세금징수과에서 관리하는 체납규모나 체납자 수 등을 고려하면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재 인력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효율적으로 징수활동을 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1년 출범 이전엔 국세청도 동산압류 실적 전무

'얌체' 체납자 집 수색 TV 방영…성실납세풍토 조성 기여 자부

 

-그간의 징수실적은 어떤가?

“2001년 출범 후 1년만에 1천200억원을 징수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0년 동안 총 3조6천억원을 징수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단일 징수건으로 최대 징수액은 2013년에 95억원을 징수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지방세를 체납한 캐피탈 법인의 청산 과정에서 잔여재산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청산에 참여한 12개 법인을 끈질기게 설득해 이뤄낸 성과였습니다. 당시 이 건을 비롯해 1년간 106억원을 징수한 담당 조사관을 체납징수왕으로 선발해 시상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는 지방세를 체납한 부동산 투자법인이 체납 지방세에 대해 서울시를 상대로 불복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과 2심에서는 우리 시가 패소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3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습니다. 이에 체납법인은 소를 취하하고 체납액 80억여원은 물론, 자치구에 체납돼 있던 재산세 40여억원까지 모두 120여억원을 납부했습니다.”

 

-38세금징수과의 자랑할 만한 징수기법이 있다면.

“38세금징수과를 상징하는 징수기법은 단연 ‘가택수색 및 동산압류’입니다. 뉴스나 드라마를 통해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 됐지만 2001년 이전까지만 해도 전국 지자체는 물론 국세청에서도 동산압류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본인 앞으로 된 재산은 하나도 없으면서 배우자나 자녀의 명의로 돌려놓고 고급 주택에서, 고급 자동차를 타고 생활하는 체납자들의 집을 찾아가 수색하는 과정이 ‘좋은나라 운동본부’ 방송을 통해 매주 방영됐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해 드리며 38기동대의 입지를 다진 것은 물론, ‘세금은 반드시 내야 하는 것이구나’, ‘세금을 안 내면 큰일 나겠구나’ 라는 사회 전반적인 성실납세 풍토 조성에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올해 지자체 최초로 가상화폐에 대한 압류조치를 단행했다.

“부동산이나 자동차, 예금계좌 등과 달리 가상자산은 거래소에서 주민등록번호 관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휴대폰 번호를 매칭하는 방법을 떠올렸습니다. 38세금징수과는 통신사와 연계해 알아낸 휴대폰 번호와 거래소가 관리하는 이름, 생년월일, 휴대폰 정보를 매칭하는 작업을 통해 지자체 최초로 가상자산을 압류하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그간 조세당국에서는 체납자에 대한 가상자산을 한 번도 압류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텐데 조사를 해보니 가상자산에 투자한 체납자들이 많았습니다. 이번 조사는 체납자가 숨긴 재산은 반드시 찾아낸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신규 징수기법 발굴 주도…'조세당국 최초' 수두룩 

올해 초 '금융재산추적TF' 출범…금융분야 변화 즉각 대응

 

-코로나19 상황에서 탄력적인 징수행정이 필요할 텐데,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나?

“체납 징수를 위해서는 체납자를 만나고 납부를 독려하는 현장 출장이 꼭 필요한데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꼭 필요한 법원 출장 외에는 외근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대신 사해행위 취소 소송, 근저당권 말소 소송 등 서류 확인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압류된 부동산의 등기부등본을 모두 발급해 일일이 민사채권 시효를 확인하는 작업을 수행 중입니다. 

 

5개 기관이 협력한 자동차세 체납차량 특별단속 등 활발한 징수활동을 펼쳐 올 상반기 징수실적 35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동기 대비 무려 80% 증가한 실적입니다. 법에는 명시돼 있지만 한 번도 시행되지 않은 명령사항 위반 과태료 부과를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범칙사건 조사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자체 조직으로 출범한 금융재산추적TF가 맡는 역할은 무엇인가?

“금융기관을 통한 자료조사는 조회 시점에 체납자 계좌에 있는 돈을 확인하고 추심하는 것이기 때문에 번거롭지만 계좌조회를 많이 할수록 징수 가능성은 더 높습니다. 그러나 기존에는 조사인력이 부족해 주로 인지도가 높은 시중 대형 금융권을 중심으로 조회 및 압류, 추심을 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체납자가 금융기관에 적지 않은 돈을 맡겨두거나 고액의 자기앞수표를 교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1금융권 뿐만 아니라 새마을금고, 농협, 축협 등 2금융권까지도 자료조사 대상 기관을 확대하고 또 조사횟수도 늘리기 위해 TF를 구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올해 약 34억원 가량의 체납세금을 징수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이른바 ‘동학개미 열풍’으로 주식 투자자들이 급증했습니다. 금융재산추적TF도 시기를 놓치지 않고 조사·압류를 추진해 800여억원의 채권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가상화폐, 예술품 투자 등 금융 분야는 워낙 변화의 주기가 빠르고 종류도 다양해 공부는 물론, 시대 흐름을 읽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금융재산추적TF는 이러한 시대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대응하고자 꾸려졌습니다.”

 

 

 

이병욱 38세금징수과장 "비양심 체납자 방치하면, 성실납세자까지 탈세 유혹"

"시민들의 격려가 큰 힘"

 

‘끝까지 추적한다’는 과훈에 걸맞게 38세금징수과는 수많은 신규 징수기법을 발굴·주도해 왔다. 일일이 열거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최초’ 전문이다. 동산뿐 아니라 인터넷 도메인, 법원공탁금, 은행 대여금고, 정원 수목 및 수석에 이르기까지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추적한다. 최근에는 영치금을 압류해 또 한번 ‘조세당국 최초’라는 기록을 갱신했다.

 

이 과장은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이 ‘야, 지독한 놈들이다’라고 했다”며 “그런데 체납자들에게는 지독하게 할 필요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비양심 체납자를 방치하면 금세 성실 납세하던 사람들까지 탈세의 유혹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이 과장은 평소에 항상 징수기법을 고민한다. 돈이 없다며 세금을 내지 않는데 도대체 어떻게 소득이 생겨서 활동을 하는지 ‘이럴 수 있겠다, 저럴 수 있겠다’는 식으로 팀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민들의 격려가 힘이 된다. 이 과장은 “38세금징수과 활동이 실린 기사 댓글들을 보면 대부분이 성과를 반긴다”고 귀띔했다. “성실 납세자인 대다수 시민을 위해서라도 비양심 고액·상습 체납자는 끝까지 추적하는 것이 38세금징수과의 사명”이라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체납액이 단 한 푼도 남지 않을 때까지, 38세금징수과의 전설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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