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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1.12.04. (토)

내국세

'임시번호 세무대리' 1천367명…또 미루면 납세자도 세무사도 피해 더 커진다

장부작성 대행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세무대리업무를 변호사에게 허용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 기재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회부됐으나 법안통과에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변호사에게 세무대리 업무를 모두 허용할지, 두 가지(장부작성, 성실신고확인)를 제외하고 허용할지를 놓고 2년여가 다 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19일 세정가에서는 세무사법 입법공백 상태가 2년이 다 되어가자 여기저기서 부작용과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입법공백으로 작년부터 세무사 등록이 불가능해지자 정부는 해당 세무사와 변호사에게 임시관리번호를 부여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 8월 현재 임시관리번호를 부여받은 세무사와 변호사는 모두 1천367명에 달한다. 세무사가 1천11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변호사는 253명.

 

문제는 임시관리번호로 세금신고 등 세무대리업무를 하는 세무사⋅변호사들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세무대리 행위에 대해 제때 관리감독을 할 수 없어 부실 세무대리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납세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임시관리번호를 줘 세무대리 업무를 하도록 허용했는데, 정식으로 사무실을 차려놓고 하는지 집이나 카페에서 온라인으로만 하는지 파악을 할 수가 없다”면서 “결국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아야 할 납세자가 피해를 보게 되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세무사시험에 합격하고 세무대리업무를 위해 임시관리번호를 받았는데, 시험합격자가 실제 임시관리번호를 갖고 업무를 하는지, 제3자에게 임시관리번호를 빌려주는 건지 알 수 없는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명의대여를 하더라도 사실상 잡아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세무사시험에 합격했는데 개업을 연기하는 등 직업활동에 지장을 받는 사례도 많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시험에 합격했다는 한 세무사는 “세무대리 과정에서 세무사의 과실로 납세자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에 대비해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는데, 입법공백으로 한국세무사회에 등록을 할 수 없어 보험 가입을 못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보완입법이 될 때까지 개업을 미루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입법공백 상태가 2년이 다 되어가자 국회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14일 “입법공백에 따른 정부의 세무대리업무 관리감독권이 상실되고 있고, 납세자인 국민들에게 그 피해가 전부 돌아가고 있다”면서 “여야가 법사위의 상왕기능을 없애고 체계자구 심사만 하기로 합의해 어렵사리 일하는 국회의 틀을 마련했는데 법사위가 아예 심사를 미뤄가면서 또다른 월권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세무사법 개정안은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경에는 법사위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무사법 개정안과 관련해 “매우 오랜 시간 논의를 거쳤다. 다음 전체회의 때는 반드시 처리하자고 여야가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7월22일 법사위에 나와 “기재위에서는 장부작성과 성실신고확인 2개를 제외한 6개를 허용하는 것으로 통과돼 법사위로 상정이 됐다”면서 “기재위에서 여야 합의가 됐으니 이를 존중해 법사위에서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 달라”고 거듭 법안처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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