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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2.07.04. (월)

내국세

기재부,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상정 기준 없이 주먹구구식 운영

최근 5년간 불복청구 중 세법해석 ‘소관과 자체처리’ 80%

국세청, 2천34억원 환급·직권 취소…세수일실 우려

감사원, 세법해석 객관성·공정성 훼손…업무처리기준 마련 주문

 

불복청구가 진행 중임에도 기획재정부가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상정 없이 소관과에서 납세자에게 유리한 세법해석을 내려, 국세청이 최근 5년간 2천34억원을 환급 또는 직권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세청은 물론 타 국가에서도 불복청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별도의 세법해석을 내리지 않고 있는 반면, 기재부의 경우 별다른 제지 없이 법령해석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불복 결과가 크게 뒤바뀔 수 있는 세법해석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기재부는 국세예규심사위원회에 상정하거나 소관과에서 직접 처리할지를 임의로 결정하고 있는 등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4월에서 5월까지 실시한 기획재정부 정기감사에서 불복청구가 진행 중인 사항의 세법해석 업무처리기준을 마련토록 통보한 감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국세기본법 제18조의 2 등에 따르면, 세법의 해석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국세예규심사위원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법 시행령 제10조 제5항에서는 기획재정부장관은 제출된 세법해석과 관련된 질의는 국세청장에게 이송하되, 국세예규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질의와 그 밖의 세법 입법취지에 따른 해석이 필요한 경우로서 납세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기재부장관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직접 해석해 회신할 수 있다.

 

기재부가 불복 중인 질의에 대해 회신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은 2016년 제정된 ‘국세 및 관세 관계법규 해석에 관한 업무처리지침(기재부 훈령 제293호)’에 근거한다.

 

동 지침에선 국세기본법에 따른 과세전적부심사, 심사청구, 심판청구, 감사원법에 따른 심사청구 또는 행정소송법에 따른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로서, 해당 불복청구에 관한 세법해석 신청에 대해 이를 검토해 질의자에게 서면으로 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기재부가 불복 중인 사항에 대해 법령해석에 나서는데 비해, 국세청이 운영 중인 국세법령해석심의위원회에서는 불복청구 진행 중인 사건은 신청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법제처 또한 법령해석과 관련해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두고 있으나,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이 계속중인 경우에는 법령해석 신청을 반려하고 있다.

 

타 국가도 비슷한 업무양상을 보여, 미국 국세청은 납세자가 소송을 포함한 불복절차를 진행 중인 경우 국세청 훈령에 따라 답변을 하고 있지 않으며, 일본의 경우 재무성이 세법해석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등 세법해석 기관이 불복절차 중인 사항에 대해서는 세법을 해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국내 타 부처 및 외국사례를 제시하며, 기재부가 적어도 불복청구가 진행 중인 사항과 관련된 세법해석 질의를 받았을 때는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하는 등 업무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불복청구는 과세관청과 분쟁이 발생한 납세자의 권리와 의무를 확정하는 사법적인 절차이기에 불복청구가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한 행정부의 세법해석은 자제하거나 엄격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이번 감사기간 중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불복청구가 진행중 가운데 세법해석을 신청한 50건을 점검한 결과, 국세예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사항은 10건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40건은 소관과에서 직접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불복청구 금액이 100억원이 넘었음에도 국세예규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소관과에서 직접 해석해 처리한 사례가 1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소관과에서 납세자에게 유리한 세법해석으로 서대문세무서는 심판청구 중인 학교법인에 156억원을 환급했으며, 서초·성동세무서장 또한 심판청구 중인 주식회사 두 곳에 72억원을 환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소관과의 세법해석에 따라 서울지방국세청은 27개 업체의 경정청구에 대해 법인세 1천352억원을 환급했으며, 불복청구가 진행 중인 6개 법인에 대해서도 법인세 454억원을 직권으로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원은 기재부가 불복청구가 진행 중인 사항과 관련된 세법해석을 하면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국세예규심사위원회에 상정하거나 소관과에서 직접 처리할지를 임의로 결정함에 따라 세법해석 업무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또한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불복청구 중인 사항에 대한 세법해석에 있어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상정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 등을 마련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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