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관세사회, '1차산품 남미FTA 원산지조사 현황과 과제' 세미나 개최
신민호 회장 "원산지조사 효과적 대응으로 수입기업 억울한 피해 없어야"
서울지방관세사회(회장·신민호)가 주최하고 관우장학회, 한국세정신문사, 법률신문사가 후원한 ‘1차산품 남미(칠레·페루·콜롬비아를 중심으로) FTA 원산지조사 현황과 과제’ 세미나가 6일 개최됐다.
서울본부세관 10층 대강당에서 오후 3시부터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서울지방관세사회원 70여명과 기재부·산업부·일반기업 등 비회원 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현장 참석인원이 대폭 늘어 남미 1차산품 FTA 원산지조사에 대한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민호 서울회장은 세미나 기념사를 통해 “지난 2021년 1월부터 관세 양허가 시작되는 등 FTA를 적용받은 일부 농산물에 대한 수입량이 급증함에 따라 세관으로부터 본격적인 1차산품 원산지 조사를 받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환기했다.
신 회장은 “이번 세미나가 남미 1차산품 FTA 원산지조사에 대한 현황과 과제의 다양한 견해를 공유하는 토론의 장이 돼 1차산품에 대한 FTA 원산지조사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관세사회원들이 정보를 공유해 수입기업들을 위해 원산지조사를 효과적으로 대리하는 등 수입기업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우리나라와 남미 3국 무역발전에 일조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1·2세션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1세션에선 ‘남미의 법 체계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2세션에선 ‘남미 FTA 원산지조사 현황과 과제’를 발제했다.
중남미 시장, 에너지 및 전략 광물 핵심지역
한·중남미 시장, 법적·상업적 관행 바탕에서 원산지 규정 이해 필요
1세션 좌장을 맡은 양호인 변호사는 “중남미는 아세안이나 아프리카보다 경제 규모가 큰 시장으로, 전세계 리튬의 58%를 보유한 에너지 및 전략 광물 공급망 안정화 및 다변화를 위한 핵심지역이자, 식량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 논의의 중점지역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 변호사는 원산지조사 관련 이슈에 대해 “다국적인 대농과 원주민 소농이 공존하고 우리나라와 달리 분권화된 토지 등기제도를 가지고 있다”며, “기술적인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현지 상황에 대한 절대적인 이해가 필요하며, 특히 명확한 번역과 적법한 공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세션 연사로 나선 호세 미구엘 세뿔베다(Jose Miguel Sepulveda) 주한 칠레 대사관 상무관은 양국간 교역 현황을 설명하면서 “한·칠레 당국간 FTA 업그레이드가 진행 중으로, 양국간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리튬·구리 등 에너지 이슈와 영화 및 음악 등 창작산업이 새로운 토픽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릭 가르시아(Erick Garcia) 페루 수출관광진흥청 한국사무소 대표는 양국간 FTA 교역 현황을 설명하며, 자국 주요 생산품은 해산물, 과실 및 채소류 등 1차 산품임을 소개했다.
에릭 대표는 FTA 원산지조사와 관련해 “양국 시장의 현실적이고 법적·상업적인 관행을 이해한 상태에서 FTA 협정의 원산지 규정에 관한 내용들을 잘 조정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수입자가 생산사실 등 사실관계 입증이 핵심이기에 수입자가 관련 입증서류를 ‘확인 또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1세션 마지막 연사인 셜리베가(Shirley Vega) 주한 콜롬비아 상무관은 무역적자가 발생하는 칠레·페루 등과 달리 콜롬비아 무역에서 자동차, 화학약품, 기계설비 등에서 계속 흑자가 발생하고 있음을 제시했다.
셜리베가 상무관은 “한국이 콜롬비아에 해외 직접 투자할 분야로 재생에너지, 화장품 등 생활과학품, 재활용 등 순환 경제와 소프트웨어 및 IT·도로 등 인프라산업이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원산지 조사시 무역거래 예측가능성 떨어져…필요최소한 검증 필요
생산자가 수집상 거쳐 수출하는지, 직접 수출하는지 거래형태 사전확인
2세션 ‘중남미 FTA 1차산품 수출입과 원산지조사 현황 및 과제’ 발표에 나선 서영주·이한진 관세사(대문관세법인)는 페루 FTA 수출입 현황에서 2021년 녹두 관세가 완전 철폐됨에 따라 2020년 133톤 수입에서 2021년 8천561톤으로 수입량이 급증했고, 갑각류·녹두·생강·샤프란·아보카도 등의 무관세 수입량이 급증함에 따라 원산지조사가 개시될 수 있음을 환기했다.
해당 품목 외에도 녹차, 홍차, 민어·송어·고등어·갈치·오징어 등 수산물, 당근·시금치·감자 등 채소, 아연 및 아연합금, 소시지, 기타 육류 조제품, 코코넛, 캐슈넛 등 견과류도 무관세 품목으로 추가됐다.
콜롬비아 FTA의 경우 후추고추류, 바닐라계피, 바나나, 파인애플, 아보카도, 완두, 보리, 양송이버섯 등이 관세율 철폐품목으로 추가됐다.
이한진 관세사는 “남미 3국 모두 FTA 원산지조사는 직접 검증방식을 취하고 있어 수출자에게 서면자료를 요청한 후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수출자를 직접 방문해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세사는 또한 “과도한 원산지 조사가 이뤄지면 적정한 노력으로도 원산지 물품 입증이 불가능해 무역거래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FTA 체결국간 무역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할 경우 결국 FTA 체결 취지가 훼손되므로 필요최소한의 원산지검증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남미 FTA 원산지조사 과정에서 숙지해야 할 내용도 전달했다.
이 관세사는 “원산지조사를 받게 되는 수입기업의 입장에서 먼저 생산자가 수집상을 거쳐 수출하는지, 직접 수출하는지 등 거래형태를 사전 확인해야 한다”며, “거래형태별로 수입하기 전에 미리 확인해야 하고, FTA 체결국에서 생산되는 등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했다는 확인사항별로 증빙자료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남미 FTA 1차산품 원산지조사 사례 및 과제를 발표한 김태윤·이영모 관세사(PWC관세법인)는 FTA 협정문상 완전생산기준은 수출자 생산자가 동일한 지 여부에 따라 검증시 확인사항이 상이하고, 원산지조사에 관한 훈령에서 물품종류별로 원산지조사 표준요구자료를 정하고 있음을 소개했다.
김태윤 관세사는 “식물성 생산품의 경우 생산자 및 농장 증빙자료, 생산능력 확인자료, 생산공정 설명자료, 생산자와 수출자간 운송·거래 증빙자료, 역외산 구분 재고관리 증빙자료 등을 통해 생산자, 생산지(농지), 생산사실, 운송 및 거래 입증이 핵심”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한 한·칠레 FTA 1차산품 원산지조사 사례로 냉동 돼지고기, 한·콜롬비아 FTA 커피 원산지 조사 사례로 인스턴트커피, 한·페루 FTA 원산지조사 사례로 녹두·팥에 대한 완전생산기준 충족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임을 소개했다.
특히 김 관세사는 “농산물 원산지 검증 핵심 입증서류로 생산자 진술서, 경작용역계약서, 생산자 신분증, 토지 등기서류, 토지 소유권증명서, 임대차계약서, 재고관리대장, 회계장부, 대금지급 증빙, 운송증, 계산서 등에 대해 관세당국은 각종 서류가 논리적 오류없이 입체적으로 연결되는 경우에만 원산지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모 관세사는 1차산품 원산지조사 사례의 핵심으로 수입자가 수출자·생산자를 통한 입증서류를 입체적이고 논리적으로 구비해 생산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생산사실 등 사실관계 입증이 핵심이기에 수입자가 관련 입증서류를 ‘확인 또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1·2세션 주제발표 이후에는 한일권 부산세관 FTA검증과장이 지정토론 좌장으로 나서 공일규 변호사(법무법인 오른하늘), 서지원 변호사(나란법률사무소) 등이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한편, 세미나 사회를 맡은 허상혁 서울지방관세사회 부회장은 “기후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종이서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이번 학술세미나를 친환경 페이퍼리스 세미나로 진행했다”며, “전 참석자들에게 발표자료를 사전 공유해 종이 자료집 없이 PDF 자료와 프레젠테이션만으로 종이자료 없는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하지 못한 회원과 일반인은 서울지방관세사회 홈페이지를 통해 세미나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