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회·중앙회, 지역세무사회·외식업지회간 MOU 체결 예정
구재이 회장, 지회 사무국장과 간담회…"세무신고 대행 등 지원"
한국세무사회가 불법 세무대리 문제로 오랫동안 대립관계를 이어온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국지회와 상생 및 협업을 택했다.
28일 한국세무사회에 따르면, 구재이 회장은 지난 20일 이례적으로 한국외식업중앙회를 직접 찾아 중앙회 임원 및 서울지역 13개지회 사무국장들과 ‘통큰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외식업중앙회는 각 지회에서 관행적으로 음식점 업주에 대한 서비스 일환으로 종합소득세 등 세무신고를 직접 하거나 고문세무사에게 소개 알선해 왔다.
이 때문에 갈등을 빚어온 세무사회 입장에서는 관계당국에 고발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인 상황에서 세무사회장이 불법 세무대리 고발장 대신 외식업중앙회를 직접 찾아 지회 실무책임자들과 대화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세무사회는 지난해 7월 구재이 회장 집행부 출범 이래 삼쩜삼 등 세무플랫폼과 전쟁을 선포하고 불법 세무대리를 뿌리 뽑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해 왔다. 이에 따라 삼쩜삼 등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과 국세청에 홈택스 차단 요구를 하고, 경정청구 등 유도광고에 참여한 세무법인에게는 연일 강공책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직접 세무대리와 명의대여·소개알선대가 수수 등 불법 세무대리 혐의를 수집하고 고발을 앞둔 외식업중앙회에 대해선 전혀 다른 대응을 선택했다.
세무사회는 그동안 외식업지회 측의 불법 세무대리 문제를 두고 업무정화조사를 통해 증거수집을 마치고 사법당국에 고발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구재이 회장은 전략회의에서 외식업중앙회를 대상으로 실익없는 고발보다는 서로 상생할 방법을 강구하는 ‘바람보다 햇빛’ 방식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송주선 감리정화팀장을 중심으로 중앙회 간부들과 대화를 지속하고 지회 실무책임자 간담회를 준비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는 세무사회에서 구 회장과 김선명 부회장, 송주선 감리정화팀장과 실무자들이 참석해 단속과 고발 위주의 그간 세무사회의 입장과 앞으로의 방향을 설명했다.
외식업중앙회 측에서는 경영지원국 조박래 국장과 김원식 부장, 강남지회 최원주 사무국장 등 서울지역 지회 실무책임자 등 20여명이 참석해 외식업중앙회와 지회의 실정을 설명하고 외식업계에도 도움이 되는 세무사회가 돼 달라고 주문하는 등 2시간 동안 열띤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한국세무사회와 외식업중앙회는 추가 실무협의를 통해 다음달 중으로 한국세무사회-외식업중앙회는 물론 산하조직인 전국 지역세무사회-외식업중앙회 지회 단위별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업무협약에는 ▷지역별 양 단체 교류증진과 우호 협력 ▷성실납세와 불법 세무대리 근절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 ▷지역회 단위 세무신고 대행과 지회회원 확대 위한 지역회의 협조 ▷창업회원 세무교육 및 사업자등록 등 창업 지원 ▷외식업계 조세특례 입법과 정책 확대를 위한 협력 등이 담긴다.
실무국장들과의 간담회라는 파격 행보를 보인 구재이 회장은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양 단체 집행부 차원의 거대담론 논의보다 각 지회에서 고생하고 애로가 많은 분들의 목소리와 어려움을 청취하고 세무사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지회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빠른 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그분들에게 믿음을 주고 세무사가 얼마나 전문가이고 지회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설명드리니 많이 호응해 주셔서 한층 가까워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 회장은 또한 “전국 129개 지역세무사회와 외식업중앙회가 세무지원 MOU를 체결해 이제 각 지역세무사회장 책임하에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회원들이 관내 외식업지회 50만 회원들의 세무신고를 대행하고 창업과 회원 세무교육까지 맡게 되면 세무사들의 역할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면서 “소상공인의 상징인 외식업계 발전과 외식업중앙회 회원 증대를 위해서도 전국 129개 지역세무사회와 1만6천 세무사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