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올해 상반기 마약밀수 단속 동향 발표
총 362건·298kg 적발…건수 늘고 중량은 감소
자가소비용 마약 '국제우편', 판매용 마약 '특송화물' 주로 이용
올해 상반기 동안 하루 평균 2건의 마약밀수가 관세국경을 몰래 넘다가 세관에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마약량은 하루 평균 1.6kg에 달했다.
밀수입되는 마약류의 주된 경로는 밀반입량에 따라 차등화돼, 자가소비 목적으로 추정되는 소량 밀수는 국제우편을 이용하는 반면, 유통목적의 대량 밀수는 특송화물편을 통해 밀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세청은 2024년 상반기 동안 국경단계에서 총 362건, 298kg의 마약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적발 건수는 11% 증가한 반면, 적발 중량은 10% 감소한 것으로, 소량 마약 밀수가 늘고 대량 밀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창령 관세청 조사국장은 이날 발표에서 “마약범죄 척결을 위해 고강도 단속을 하고 있지만 마약밀수는 여전히 증가추세”라며, “자가소비 목적으로 추정되는 소량 마약 밀수가 증가하였지만, 국내 수요가 가장 많은 필로폰 밀수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어 마약범죄조직에 의한 마약 밀수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올해 상반기 마약의 주요 밀수경로(건수 기준)는 국제우편이 191건(53%)으로 절반을 넘었으며, 뒤를 이어 여행자 82건(22%), 일반화물 3건(1%) 순으로 집계됐다. 적발 중량 기준으로는 특송화물이 114kg(38%)으로 가장 높으며, 국제우편 100kg(34%), 여행자 56kg(19%), 일반화물 28kg(9%) 순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시 국제우편 적발 건수는 28% 증가한 반면, 적발중량은 40% 감소해 자가소비 목적으로 추정되는 소량 마약밀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특송화물 경로에서의 적발 건수는 7% 감소했으나 적발중량은 33% 증가하는 등 1kg 이상 대형밀수는 특송화물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행자를 통한 마약밀수 건은 큰 변동이 없는 반면, 1kg 이상 대형밀수 중량이 감소함에 따라 적발 중량은 16% 감소했다.
특히, 국내 반입이 아닌 우리나라를 경유하는 선박 외부 씨체스트(해수를 흡입하고 배출하는 부분)에 은닉된 코카인 28kg이 적발됨에 따라 기타 경로 적발 중량이 전년에 비해 131% 이상 증가했다.
◆국내 유입 마약…필로폰·대마·코카인·MDMA 순
적발된 마약 품목별로는 △필로폰 75건(154kg·52%) △대마 100건(30kg·10%) △코카인 4건(29kg·10%) △MDMA 40건(16kg·5%) 순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 대비 적발 중량 기준으로는 필로폰이 10%, 코카인 372%, MDMA는 35% 증가한 반면, 대마는 64% 감소했다.
이처럼 필로폰 밀수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국내 고정 수요와 함께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우리나라 시장가격으로 인해 국제 마약범죄 조직의 밀수 시도가 끊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유엔마약범죄사무소에 따르면, 필로폰 1g당 거래가격($)은 한국이 450불로 가장 고가이며, 뒤를 이어 미국 44불, 태국 13불로 나타났다.
클럽용 마약으로 불리는 MDMA는 알약 형태 마약으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30대 마약사범은 2021년 9천173명에서 2023년 1만5천51명으로 증가했다.
대마의 경우 건수는 큰 변동이 없으나 kg단위(1kg 이상) 대형 밀수 감소의 영향으로 적발 중량이 감소했다.
◆마약 주요 공급지…태국·미국·멕시코·말레이시아·베트남·독일 순
적발된 마약의 주요 출발국(공급지)으로는 △태국62건(76kg·25%) △미국81건( 60kg·20%) △멕시코 2건(29kg·10%) △말레이시아 11건(23kg·8%) △베트남 52건(16kg·5%) △독일 23건(14kg·4%) 순으로 집계됐다.
동남아 국가발(發) 마약은 지난해 상반기 전체 적발 중량의 51%, 올해는 47%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 미국이 2위를 점유했다.
또한 동남아 국가 가운데 태국, 베트남발 적발 중량은 감소한 반면, 말레이시아발이 112%로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태국·베트남 등지에서 활동하던 국제 마약범죄 조직이 근거지를 말레이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동향을 파악한 후, 말레이시아발 항공 여행자에 단속을 집중한 결과다.
독일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적발 건수는 53%·중량은 103% 각각 증가했으며 MDMA·케타민의 밀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이다.
한편, 관세청은 마약 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해외 공급차단과 국내 수요억제를 병행하고 있다.
한창령 조사국장은 “내부적으로 인력·조직·첨단장비 및 검사 프로세스 등 마약 단속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그간 국제 합동단속을 통해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 온 해외 관세당국과 마약밀수 신속대응체계(QRS)를 적시에 가동시켜 마약의 해외공급을 출발국에서부터 원천 차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조사국장은 또한 “국민들께서도 마약범죄 근절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하계 휴가철 해외 여행시 현지에서 판매하는 대마 제품과 양귀비 씨앗 등을 원료로 한 식품은 물론 마약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 등은 절대 구매하거나 국내 반입하지 않도록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