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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14. (토)

내국세

강민수 국세청장, 취임 후 첫 고공단 인사…1급 '지역균형'

차장-호남, 서울청장-경북, 중부청장-충청, 부산청장-경남

조직 위해 '세게' 일할 사람 파격 발탁…본청국장, 행시40~42회 포진

행시42회 김재웅 기획조정관, 41회 선두주자 민주원 조사국장 임명

 

"긴장 불어 넣어…'열심히 뛰고 성과 내야 인사우대'" 메시지  

지방국세청장 7명 중 3명 '비행시'…인사청문회 약속 실현

 

강민수 국세청장 취임 후 첫 고공단 인사가 26일자로 단행됐다.

 

국세청 고공단 인사는 통상 6월말 단행되나, 국세청장 교체기라는 특수성에 더해 고공단 ‘가급’의 진퇴 여부가 맞물려 2개월여 지연됐다.

 

인사명단 발표 직후 국세청 안팎에선 이번 고공단 인사가 ‘파격’과 ‘무한경쟁체제 도입’이라는 강민수 국세청장의 인사 철학이 투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 23명의 고공단 승진·전보인사에서 단연 초점을 모았던 1급(고공단 가급) 3명은 예상대로 행시39회를 임명했다.

 

국세청 서열 2인자인 차장에는 윤석열정부 최초로 호남 출신인 최재봉 본청 법인납세국장을, 국세청 내 실질적인 2인자로 평가되는 서울청장에는 정재수 본청 조사국장을, 경기·강원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청장에는 박재형 본청 국제조세관리관을 각각 임명했다.

 

이번 인사로 국세청 내 총 4명의 1급 고공단은 지역 안배라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최재봉 국세청 차장은 전북 완주, 정재수 서울청장은 경북 김천, 박재형 중부청장은 충남 금산, 김동일 부산청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영남 2명, 호남 1명, 충청 1명 등 지역 안배와 균형인사를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본청 국장급의 경우 행시40회부터 42회까지가 본격 포진한 가운데, 강민수 국세청장의 의중을 가장 잘 읽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김재웅 서울청 조사2국장을 행시42회임에도 본청 기획조정관에 임명했다.

 

전임 이동운 기획조정관은 본청 국장 보직 선호도에서 조사국장과 쌍벽을 이루는 법인납세국장에 임명됐으며, 행시41회 동기 가운데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아 왔던 민주원 개인납세국장은 국세청 칼날의 향방을 움직이는 조사국장에 임명됐다.

 

행시39회가 1급으로 올라선 반면 바로 아래 기수인 40회의 안덕수 본청 자산과세국장은 징세법무국장, 김국현 본청 정보화관리관은 자산과세국장에 각각 임명되는 등 41회에 다소 밀리는 듯한 모양새다.

 

행시42회가 본청 보직 국장에 본격 진출한 가운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파견을 시작으로 ‘국세청 중수부’를 이끌었던 박종희 서울청 조사4국장의 본청 복지세정관리단장 임명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인사에서 보면 서울청 조사4국장의 경우 본청 국장으로 전보시 국제조세관리관 또는 조사국장으로 이동한 전례가 많았다.

 

국세청 내 조사국 요직으로는 본청 조사국장과 더불어 서울청 조사1·4국장이 꼽히는데, 심욱기 서울청 조사1국장이 조사2국장으로 수평 이동한 점, 박해영 국장이 서울청 조사3국장에 임명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기에 더해 한창목 중부청 조사2국장도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장으로 임명되는 등 서울청 조사국에만 행시41회가 3명 포진하게 됐다.

 

◆행시43회 양철호·유재준, 수도권 대기업 조사 지휘하는 서울·중부청 조사1국장

이번 인사에서 세대6기인 한경선 국세공무원교육원장은 올해 3월 고공단 승진 이후 5개월 만에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이로써 전국 7명의 지방국세청장 중 3명(인천‧광주‧대구청)이 ‘비행시’ 출신으로, “능력 있는 비고시를 많이 발탁하겠다”는 인사청문회 약속을 강 청장이 실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행시43회의 양철호 부산청 성실납세지원국장은 중부청을 거치지 않고 서울청 조사1국장으로, 같은 기수의 유재준 부산청 조사1국장은 중부청 조사1국장에 각각 임명되는 등 수도권 지방청 법인조사를 행시43회가 총괄하게 된 점도 이채롭다.

 

행시44회의 최영준 부산청 징세송무국장은 중부청 성실납세지원국장으로 임명돼 동기 가운데 가장 먼저 수도권 지방청에 입성하게 됐다.

 

이번 고공단 인사로 강민수 국세청장이 의도했던 인력 운용 방침은 대략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국세청 조직을 위해 ‘세게(?)’ 일할 사람은 파격 인사를 통해 해당 보직에 앉히고, 좀더 분발이 필요한 간부들에겐 잠시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텀을 뒀다.

 

이번 인사를 통해 주요 보직에 가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라도 안심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취임식 당일 강 국세청장이 ‘국·과장급 무한경쟁’을 선언한 만큼, 해당 직위에서 업무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또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면 1년이라는 보직순환 시기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든지 전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고공단 쇄신 인사를 통해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고, 서열이나 기수를 생각하지 말고 조직과 업무를 위해 열심히 뛰고 성과를 내야만 우대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고공단 인사에선 총 6곳의 보직 국장 직위가 공석으로 남겨져 있어 후속 고공단 인사와 부이사관 과장급 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심을 끄는 직위는 서울청 조사4국장과 중부청 조사2국장, 중부청 조사3국장, 부산청 조사1국장 등으로, 강민수 국세청장이 조사 분야에 대해선 전문역량과 추진력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만큼 부이사관 과장급 가운데 고공단 승진과 함께 파격적으로 해당 직위에 임명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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