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자의 13.9%, 'DSR 70% 이상'
취약차주의 36%는 'DSR 70% 이상'
연 소득의 100%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쓰고 있는 가계대출자가 15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소득의 70%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사용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대출자도 약 275만명으로 나타났다.
최기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4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국내 가계대출 차주(대출자) 수는 1천972만명으로, 1천859조3천억원을 빌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2분기에 비해 13조6천억원(0.7%) 증가한 금액이다. 1인당 평균 대출잔액도 9천428만원으로 1년 전보다 96만원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8.3%로 추산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자들은 평균 연 소득의 38.3%를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빚을 갚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DSR이 70% 이상 즉, 평균 연 소득의 70%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쓰는 대출자 수는 275만명(13.9%)으로 나타났고, DSR 100% 이상도 157만명(7.9%)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당국과 금융기관 등은 DSR이 70% 정도이면 최저 생계비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소득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으로 본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는 452만명으로 이들의 대출잔액은 557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만명 증가했으나, 대출잔액은 15조1천억원(2.7%) 감소했다. 다중채무자 중 DSR이 70% 이상인 차주는 117만명, 271조8천억원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차주’는 129만명으로, 이들은 95조4천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각각 3만명, 2천억원 증가했다. 취약차주 중 DSR이 70% 이상인 차주는 47만명(36%)이며, 이들의 대출은 63조4천억원으로 전체 취약차주 대출액의 66.5%를 차지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업권별 가계대출 연체율'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36%, 비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12%로 나타났다. 전년도 2분기에 비해 각각 0.03%p, 0.3%p 증가한 수치다. 다만 올해 1분기 0.37%, 2.15%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대출 연체율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러한 연체율 상승은 높아진 금리 수준 지속 등으로 채무상환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늘어난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계했다.
최기상 의원은 “소득 또는 신용이 낮은 취약차주의 약 3분의 1이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2021년 4분기 1.15%에서 올해 2분기 2.15%로 증가한 점이 우려스럽다. 취약계층은 상대적으로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을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금융당국은 가계 차주의 채무상환부담 등 추이를 면밀히 점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