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희유 '청아세무회계' 대표세무사
"세무사 관점 아닌 '사장님 관점'서 상담…경영 전반에 대해서도 논의"
"세금, 미리 대비하면 리스크 최소화…2월·9월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
"독특한 '팀 체제' 운영…고객에게 노출되는 사업상 리스크 철저 관리"
6년만에 직원 28명·110평 사무실로 성장…연매출 100억원 달성 전망
보이지 않는 숫자의 의미까지 읽어주는 '세금 큐레이터'. 개업 6년차. 방구석 개업에서 직원 28명의 대형 세무사사무실로 키워낸 최희유 세무사의 얘기다.
2019년 개업한 그녀는 연간 350건의 기장계약을 하며 현재 거래처 1천200개에 달하는 세무업계의 새롭게 떠오르는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누적매출 8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1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세무회계 전공이 아닌 미대 출신 세무사라는 점이 더욱 놀라움을 안긴다.
지난 3일 인천 송도 랜드마크 포스코타워 30층에 위치한 청아세무회계 사무실에서 만난 최희유 세무사는 표정에서 자신감이 드러났다.
"세금이라는 것이 원체 어렵잖아요. 어려운 용어다 보니까 '세금을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사장님들한테 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드릴까'라는 거예요. 보통 우리가 그림 보러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면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옆에서 큐레이터가 설명해 주잖아요. 그러면 그 설명을 들었을 때랑 안 들었을 때는 전혀 다르게 보인단 말이죠. 저는 세금도 분명히 그런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인고의 시간을 거쳐 불모지에서 성공의 꽃을 피운 그녀의 발자취와 청아세무회계의 폭발적인 성장 스토리, 호평을 받는 비결을 들어봤다.
그녀를 나타내는 키워드 중 하나는 '미대 출신 세무사'다. 계원예술고등학교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섬유예술과를 나왔다. 10여년간의 미술학도의 길을 접고 세무사의 길로 들어선 것은 복합적이고도 현실적인 이유였다.
"제가 원래는 작가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작가의 일이 작품하고 저하고 단둘이서 계속 대화하는 일이잖아요. 대학교 재학 시절에 작가의 길이 제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인지 고민했어요.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했는데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합의점을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저의 강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작가의 길을 고민하던 당시 운명의 장난인지 집안 형편이 크게 기울었다. 집에 1년 동안 TV가 없을 정도였다. 현실의 벽 앞에서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세무사 53기. 근무세무사 시절 별명은 '진상전문 장부기장 세무사'였다. 섬세하고 현명한 그녀의 조율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세무사들이 두 손 두 발 다 든 까다로운 고객도 곧잘 달래서였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한 그녀는 2019년 2월 개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생계를 꾸리기 위해서였다. 세무사 합격 이후 나온 전문직 마이너스 통장의 대부분은 결혼자금으로 이미 사용한 상태였고, 이자는 계속 나가는 상황이었다. 연고도 없던 송도에서 개업한 것도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개업은 해야 하는데 변변한 사무실을 얻을 여유는 없었고, 그래서 방구석에서 개업했어요. 집 서재 귀퉁이에 책상 하나 넣고 컴퓨터 하나 놓고 세무 프로그램 사서 시작했어요." 그녀는 "당시 프린터기 하나도 굉장히 고민 많이 하고 샀던 기억이 있다"며 당시 어려웠던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던 그녀는 개업 6년만에 송도 랜드마크인 포스코타워 30층에 직원 28명, 110평 규모 사무실로 사업을 확장했다.
개업 초창기는 여느 세무사와 같이 막막했다. 고객 확보를 위해 무작정 명함을 들고 찾아가서 영업하는 '돌방 영업'부터 블로그 작성, 플랫폼에서 입찰을 하는 방식까지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을 총동원했다.
"처음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봤던 것 같아요. (플랫폼에서) 첫 신고대리에서 성심성의껏 고객분들한테 서비스를 해준 것이 온라인 후기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었고 기장계약으로 이어졌어요."
그 뒤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오픈한 지 2개월 만에 직원을 구해 10평짜리 사무실로 방구석을 탈출했다. 직원을 구하고 영업에 힘을 쏟으니 영업은 더 탄력을 받았다. 100명의 고객을 만나는데 5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개업한 지 8개월만인 2019년 10월 직원 4명을 데리고 50평 사무실로 이사했다. 2년만에 직원이 15명까지 불어나며 급격히 팽창했다. 2021년 송도 랜드마크인 포스코타워 30층 65평 사무실로 입주한 이후 작년 6월 110평으로 확장해 현재 직원 28명을 두고 있다.
□고객들이 최 세무사를 찾는 이유는 뭐라 생각하나.
"제가 다른 세무사들과 다른 점은 사장님들과 상담할 때 세무사 관점이 아닌 '사장님 관점'에서 상담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세무사이기 전에 사장님이고, 그런 관점에서 현실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공감하는 부분에서 많은 사장님들께서 좋아해 주는 것 같아요.
세법적으로 전문가적인 의견만 고집하지 않고, 사업 전반적인 관점에서 균형잡힌 시각을 지녔다는 평을 자주 듣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저한테 세법 뿐만 아니라 경영 전반에 대해서도 같이 논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또한 사장님들의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면서 사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배우고 나누는 경험을 하면서 서로 윈윈하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사업자들이 청아세무회계에 기장을 의뢰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저는 세금이 엠알엠알(MRMR)이라고 생각해요. MRMR은 미리미리로, 세금은 미리미리 대비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많은 사장님들이 세금을 내야 될 3월이나 5월에 가서 세금이 얼마입니다라고 듣습니다. 이때 이른바 '세금 폭탄'인 경우가 있습니다. 세금을 미리미리 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관리가 가능한데 이런 부분을 놓치는 분들이 세금에 대해 인식도 안 좋고 무조건 어렵고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9월과 2월에 미리 세금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예상세액을 듣고 지금 뭘 더 준비해야 되겠구나, 앞으로 이런 현금 흐름이 생기겠구나고 인지를 먼저 하면 리스크가 최소화되고, 언제 어떻게 세금이 나갈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경영상에서도 계획이 가능합니다."
"마치 근로자를 위한 국세청의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 같다"고 하자 그녀는 웃음을 터트렸다. '세무기장 전문'이라고 자부하는 최 세무사는 "일상적인 사업자 세금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사업 상의 리스크를 같이 관리하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수임한 고객들과는 어떻게 소통하나, 수임고객이 많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청아세무회계는 팀 체제로 운영하고 있어요. 각 거래처마다 단체카톡방을 운영하고 거기에 팀장들과 제가 함께 들어가 있어요. 담당자가 최일선에서 고객과 소통하지만 고객들의 이슈에 따라 경력이 많은 팀장이나 세무사와 소통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죠. 그럴 때는 제가 전화로 상담드리거나 예약을 잡고 상담하는 식으로 운영합니다. 시간관계상 방문이 힘든 분들을 출장상담도 가능하도록 상담부서를 운영하고 있어요. 남편인 신명훈 회계사가 가서 상담해 주기도 합니다. 5명씩 배치된 기장팀이 4개라 웬만한 회사 4개 규모이기는 하지만, 큰 규모와는 달리 민첩함을 잃지 않으려고 업무 분화를 철저하게 해둬 소통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녀는 "회사 자체가 커지면서 자칫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는 부분을 굉장히 경계하는 편"이라며 원활한 소통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직원들이 많으면 동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하나.
"굉장히 날카로운 질문인데요. 저희가 팀 체제로 움직이고 있어요. 저희는 팀장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보통 팀 체제라고 하면 팀장이 굵은 거래처 몇개를 담당하면서 밑에 있는 직원들의 질문을 받아주는 식으로 많이 구성돼 있는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조금 독특합니다. 팀장이 담당 거래처가 전혀 없고 직원들의 담당 거래처를 같이 관리하는 식입니다.
경력도 더 많고 청아의 관리방향, 룰에 대한 이해도 더 높은 팀장들이 중요한 판단에서 도움을 주고, 담당자보다 세무사가 처리해 주는 것이 만족도가 높겠다는 판단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직원한테 맡겨두고 알아서 하게끔 하는 관리와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요즘 세무사계에서 '유튜브 1타 강사'로 유명한데.
"제가 유튜브와 관련해서는 '맨땅의 아이콘'이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지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이 비기너로서 겪었던 현실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청중분들한테 공감이 가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연말에 한국세무사회 등 3군데에서 강의 요청이 있었어요. 600여명의 세무사들 앞에서 강의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는데 반응이 좋아 그주 주말에 라이브로 질문도 추가적으로 받았는데요. 그 라이브가 2시간 가까이 이어질 만큼 굉장히 호응도가 좋았습니다."
유튜브채널 '청아한히유'는 2023년 6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주 2회 영상 업로드를 해오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주 1회 롱폼과 쇼츠로 변화를 주며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에 대한 소개와 세금 얘기뿐 아니라 사장님들과 상담하면서 느낀 점, 인사이트 등 다양한 것을 다룬다. 사업에 대한 경험적인 시각에 대해서 영업, 사업운영에 대한 팁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앞으로 계획은 고객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고 세금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소통채널을 늘릴 생각이다. "라이브 방송을 주 1회 꾸준히 한다던지, 팟캐스트나 그간의 노하우·경험을 녹인 책 출간 등 사장님들과의 접점을 늘려 저를 좀 더 적극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끝으로 세무전문가로서 창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세금은 미리 대비할 수 있다. 세금이 어렵다고 미루지 말고 미리미리 관리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려 나가는데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프로필] △계원예고 디자인과 △이화여대 섬유예술과 △IAAS인천아시아아트쇼 자문위원 △한국세무사회 미디어 홍보위원 간사 △피버아카 프리랜서 종합소득세 강사 △경기콘텐츠진흥원 세무컨설팅 상담회 담당 세무사 △씨제이프레시웨이 푸드솔루션 2024 사업자대상 강사 △한국세무사회 신입직원양성학교 2기 강사 △한국세무사회 진로탐색프로그램 초청강사 △한국세무사회 수습집체교육강사(61기) △한국여성세무사회 특별초청강사 △서울지방세무사회 특별초청강사 △청아세무회계 대표세무사(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