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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금 사들이는데, 한은 보유량 12년째 '제자리'

안도걸 의원 "외환보유고 금 비중 5% 수준으로 확대해야"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앞다퉈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2013년 이후 12년째 제자리다. 최근 미·중간 ‘화폐 전쟁’이 본격화돼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과 유리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도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3일 “미·중간 화폐전쟁이 재점화되면서 상대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이 금을 전략자산으로 삼아 보유비중을 최소 5% 수준으로 확대할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 금협회(WGC)가 68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관의 69%가 향후 5년안에 금 보유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탈달러화 움직임을 본격화해 온 브릭스(BRICS) 국가들을 중심으로 금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브릭스 5개국(브라질,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의 금 보유량 합계는 2020년 4분기 5천116.2톤에서 지난해 4분기 5천746.5톤으로 630.3톤(1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금 보유 확대를 통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해 왔다. 특히 위안화 디지털 화폐(CBDC) 발행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 위안화의 글로벌 통화로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은 3천545톤으로 증가했으며, 외환 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5.5% 수준까지 높아졌다.

 

러시아도 금 보유량 확대에 가세했다. 러시아는 2024년 기준 2천298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외환보유고 대비 금 비중이 29.5%에 달한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당시였던 1분기 23.7% 대비 5%p 넘게 대폭 증가한 수치다. 러시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금을 전략적으로 활용, 외환 보유고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트로이온스(1ozt=31g) 당 2천9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

 

금 가격의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의 낮은 유동성, 미 국채 대비 낮은 수익성 등을 들어 최근 12년간 금을 사들이지 않고 있다. 2013년 이후 한국의 금 보유량은 104.4톤으로 외환보유고의 2.1%에 12년째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는 브릭스 5개국 평균(9.1%)의 10분의 1 수준, 금을 아예 보유하지 않은 캐나다를 제외한 G7 주요국 평균(5.6%)의 20분의 1 수준이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최근 금 가격과 미국 실질금리의 관계, 구리/금 가격비율과 미 국채 금리의 관계 등이 그간 장기시계의 추세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외환보유액의 증가 추이 등을 보아가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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