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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회계 공부 않고 임용된 9급 세무직 무려 67%
국세청 '필수과목 지정 필요' 수차례 의견개진에도 인사혁신처 '미적미적'

고졸 학력자의 세무공직 채용을 높이기 위해 국가직 9급 공채시험에 고교 교과목을 추가했으나, 고교 졸업자들의 세무공직 임용률은 되려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기존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던 세법개론과 회계학이 선택과목으로 전환됨에 따라, 기존 대졸 학력자들이 고교 교과목을 선택하는 등 국세행정 업무수행에 필수적인 기본능력과 전문지식이 하향 평준화되는 현상을 빚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국세청은 지난 2012년 당시 9급 공채시험 과목 전환에 대해 반대 또는 보완의견을 제시했으나, 인사혁신처는 실무역량 평가·합격 이후 실무교육과정을 통한 전문성 강화를 고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올해 6월부터 7월까지 인사혁신처를 대상으로 국가공무원 인사운영·관리실태에 대한 감사결과, 국가직 9급 공채시험에 고등학교 교과목을 추가한 이후 고졸학력자의 공직진출은 개선되지 않은 반면 각 부처별 행정업무 전문성은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행정안전부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공직진출 확대를 도모하기 지난 2012년 7월1일 공무원임용시험령을 개정해 세무직렬의 필수과목인 '세법개론', '회계학' 등은 새롭게 추가된 '사회', '수학', '과학' 등과 동일한 선택과목으로 전환한데 이어 2013년부터 시행했다.

감사원이 이번 감사기간 동안 세무직 9급 합격자의 고졸이하 합격자를 조사한 결과, 제도 시행 첫해인 2013년 전체 합격자 576명 가운데 고졸 이하는 8명으로 1.4%에 불과했다.

다음해인 2014년에는 849명 가운데 11명으로 1.3%, 2015년 1천600명 가운데 18명인 1.1%, 2016년에는 1천585명 가운데 15명으로 0.9%에 머무는 등 최근 4년간 고졸학력자의 세무직 합격률은 평균 1.1%에 불과했으며, 해마다 합격 비율은 줄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관세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 2013년 관세직 전체 합격자 117명 가운데 2명 만이 고졸 학력자이며, 2014년 1.8%, 2015년 0.5%, 2016년 0.5% 등 4년간 고졸 학력자 합격률의 평균 1.0%에 불과했다.

고교 졸업자의 공직 임용확대라는 시험과목 변경 목적과는 동떨어진 것임을 여실하게 방증하고 있다.

반면 9급 세무직 합격자들이 까다로운 세법과 회계학을 회피하는 등 보다 용이한 고교 교과목을 선택하는 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세무직렬 합격자들의 선택과목 현황에 따르면, 2013년 세법·회계학 과목을 단 하나도 선택하지 않은 합격자는 전체 합격자의 49.7%를 점유했으며, 14년 57.1%, 15년 75.0%, 16년 70.5% 등 최근 4년간 세무직렬 합격자 4천798명 가운데 3천226명(67.2%)이 세법과 회계학 과목을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무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세법이나 회계학을 전혀 선택하지 않고서도 세무직렬에 합격한 후유증은 즉시 나타났다.

국세청이 세무직 9급 신규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회계실무 과정 합격률에 따르면, 선택과목 제도 도입 이전인 2012년에는 47.1%에 달했으나, 2016년에는 9.9%로 무려 37.2%p 떨어지는 등 당초 인사혁신처가 제시한 실무교육만으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고교졸업생 공직확대 목적 불구 오히려 하락
신규직원 전문성 하락에 '회계실무' 합격률 최저 수준

국세청 또한 9급 공채 시험과목 변경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해 제도 변경 이전인 2012년 4월 인사혁신처를 대상으로 보완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국세청은 "전공과목을 고등학교 과목과 구분하지 않고 선택과목으로 변경하게 되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공직임용자의 전문성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전문과목과 고등학교 과목을 구분해 1개 과목씩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공직 전문성'과 '공직 임용확대'라를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당초 예고대로 별도의 보완조치 없이 강행했으며, 그 결과는 앞서처럼 고교 졸업자의 공직임용 확대 목적은 실종된 채, 9급 신규직원의 전문성만 하락된 것으로 귀결됐다.

더욱이 제도 시행 이후 국세청은 9급 신규직원의 전문성 하락에 따라 일선현장의 업무차질이 심해지자, 2016년 7월 인사혁신처가 실시한 9급 공채 시험과목 의견수렴에서 "세법개론과 회계학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다시금 의견을 개진했으나, 인사혁신처는 여전히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국세청이 2016년 7월에 개진한 의견서에 따르면, "세법·회계학에 대한 기본 지식없이 임용되는 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직원의 전문성과 납세서비스 품질이 하락하고 있다"며, "세법·회계학의 선택과목 전환에도 불구하고 고졸 출신 합격자는 1% 내외에 불과하는 등 정책목적 달성은 미흡하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어 "세법 및 회계학을 빠른 시간내에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9급 지역인재 채용 확대를 통해 고졸 출신의 공직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인사혁신처는 시험과목 개편과 관련해 올해 3월이 되어서야 '미래대비 충원방식 개선방안 연구용역' 계획을 수립·발주하는 등 미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가공무원의 선발부터 운영·관리 전반을 책임진 인사혁신처의 뒷북행정으로 인해 고품질의 납세서비스를 받아야 할 국민들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는 만큼, 세무직을 비롯한 국가직 9급 공채시험과목 전반에 대한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윤형하 기자   windy@taxtimes.co.kr

입력 : 2017-12-01 13: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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