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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세

안대희, 그는 누구인가? 고검장 때 本紙와 대담을 보면…

안대희 著 '租稅형사법-조세포탈의 성립과 처벌'에 신념-철학 녹아있어

안대희 전 대법관이 박근혜정부 2기 국무총리로 내정됐다.

 

2013년 1월 말 박근혜정부가 출범하기 직전 당시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전격 사퇴에 따라 후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안대희 전 대법관이 하마평에 오른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실제로 내정 된 것이다.

 

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는 지난 대선에서 정치쇄신특위위원장을 맡아 여야 공통의 과제로 부상한 '정치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박 당선인과 좋은 호흡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청렴하고 합리적인 이미지를 갖췄다는 점도 최적의 카드라는 시각이 있다.
안 전 대법관은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 대검찰청 중수부장을 맡아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지휘, 여야를 가리지 않는 스타일로 '국민검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0년에는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고위 법관 평균 재산 19억의 절반 수준인 8억1732만원을 신고해 '청빈 검사'라고도 불렸다.

 


2006년 대법관 임용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무난히 통과한 점과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 온 '전문성과 능력'을 겸비한 인물에 가까운 것 등이 이 번 총리인선에 많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년 11월 안대희 지명자는 초대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장으로 위촉됐다. 그는 ‘역외탈세는 국민신뢰를 무너뜨리는 범법행위’라며 강력한 근절의지를 갖고 있다.

 

 

 

작년 11월 28일 서초동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법무연수원 주최로 열린 ‘역외탈세 현안 및 대책’ 토론회에서 축사를 통해 “역외탈세 문제는 조세정의를 해칠 뿐만 아니라, 국가 기능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역외탈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조세행정과 조세사법이 공동보조를 맞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과세기관과 수사기관의 행정체계와 정보망이 미치기 어려운 먼 외국을 무대로 생겨나는 역외탈세 문제는 국세청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관련 행정부처와 수사기관의 긴밀한 협조와 정보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며, 법률적으로는 아직까지 각 조약과 법률의 해석을 두고 새로운 쟁점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판례를 통해서 구체적인 법이론의 정립이 요구되는 분야”라고 밝혔다.

 

안 국무총리 지명자는 당시 축사 말미에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국민들과 그 외 납세자들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공정과세 원칙을 확립하고 조세정의 실현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법률·제도적으로 세련된 법치국가로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대희 지명자는 조세정의에 대한 철학이 확고하며 조세지식도 해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서울고검장 시절 쓴 '조세형사법-조세포탈의 성립과 처벌'이란 책은 조세법학계는 물론 조세실무분야에서도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안대희, 그는 누구인가.-

 

2005년 5월 '조세형사법-조세포탈의 성립과 처벌'을 펴 낸 후 본지기자와 대담을 가졌다. 그 내용을 보면 '안대희'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다. 당시 대담 내용을 요약한다.<편집자 주>   

 

 

 

 

 

-'조세형사법-조세포탈의 성립과 처벌'을 쓰게 된 동기는?
"조세포탈에 대한 학문은 사실상 사각지대나 다름없다. 실무가인 검사가 써서 다소 부끄러운 면이 없지 않다. 나아가 실무상 애로사항이 없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이 조세형사법 연구가 활성화 되는데 조금이나마 일조(一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이 출판되기까지 7년여가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길어졌나.
"알다시피 검사의 업무가 바쁘다 보니, 근무시간엔 책을 쓸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7년여가 지났다. 물론 준비는 지난 '98년도부터 해왔다. 다만 근무시간을 제외한 시간, 즉 틈틈이 시간을 쪼개 자료수집을 했다. 특히 중수부장 1년을 할 때는 전혀 손을 못 댔다. 그러나 세법 개정 등이 매년 있고 하다보니 자료수집 등을 꾸준히 해왔다."

-이 책의 내용이 국세청과 중복 내지는 업무영역에 대해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그 부분은 이렇게 이해를 해달라. 납세의무는 조세법률주의와 실질과세원칙 등 제반법규에 의해 성립되지 않는가. 그런 원칙에 의해 나름대로 논리와 원칙에 입각해 독자적 견해를 제시한 것이다. 잘못이 있다면 겸허하게 비판받겠다. 물론 범칙조사, 고발, 형사처벌 등에 있어서 국세청과 필연적으로 겹치는 면이 있다." 

-그 실례를 들어주신다면.
"일례로 세금 납부를 면해보고자 하는 '탈루(脫漏)' 부분이 있다. 이 탈루 중에서 형사법적 처벌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 즉 형사절차면에서 탈루세금부과에 대해 다뤘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 오해 소지가 있다고 본다. 바로 이 탈루부분에 대해 국세청(國稅廳)은 모든 것을 다 포함해 다루지만, 검찰(檢察)은 일부분을 다룬다. 물론 상당부분이 겹치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검찰에서 하는 일로 '부정행위, 형사법적 구성요건' 바로 이 부분을 이론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다."

-검찰과 국세청 모두 국가공권력 측면에서 매우 중차대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정기관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으면 안될 것으로 알고 있다. 좀더 상세한 설명을 해달라.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세금을 부과·징수하는 것이고, 관행적으로 범칙조사는 하지 않는다. 다만 조사한 부분에 대해서만 부과하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범칙조사는 조세포탈에 대한 범칙 처벌을 하는 것이다. 세무조사와 범칙조사는 구분돼 있다. 이는 헌법상 원칙이다. 국세청도 미흡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고 사료된다."

-그렇다면 검찰과 국세청간에 상호 업무적인 협의체제 같은 것은 없는가.
"그래서 중수부장 시절, 국세청과 협의해 범칙조사위원회를 발족했다. 이 위원회는 일본(日本)식 범칙조사위원회의 한 유형이다. 이 중에 국세청과 협의해 어떤 것은 고발하고 어떤 것은 통고처분하는 등 업무영역에 대한 설정을 한 바 있다."

-중수부 과장, 특수부장 시절 등 현역 일선 실무책임자 당시 조세범칙사건에 대한 수사를 꽤나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험담을 한 가지 소개해 주신다면.
"검찰에서는 특가법 적용 조세포탈은 특수항목으로 보고 있다. 그 항목 중에 여러가지가 있지만, 서민생활 침해라든가, 입시학원, 시내버스 등에 대한 조세포탈 분야는 수사상 매우 어려움이 노정된다. 그러한 조사를 하면서 이러한 분야에 대해 확실히 정립된 실무이론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다. 이 책을 쓰게 된 근본동기가 여기에 있다."

-조세포탈에 대한 향후 검찰의 업무추진 방향은.
"국세청에서도 특가법에 위반되는 사항은 무조건 고발해 오게 돼있다. 국부를 왜곡시킨다거나, 죄질이 나쁜 특별수사 항목은 특수1부에서 주도적으로 조사한다."

-국세청 당국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제가 감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이 책과 관련해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싶다. 세법의 중요성이 의미하듯이 세무관계도 법률의 중요성, 즉 회계분야와 아울러 법률적 부분도 이해해 주길 당부드린다. 나아가 여러 업무를 다 잘 하시는데, 조세포탈 분야도 종전보다 좀 더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드린다."

-업무적인 얘기를 하다 보니, 너무 딱딱하다. 이 책을 주로 읽으실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세무회계, 세정분야를 다루시는 분들인 회계사, 세무사 분들은 형사법적인 부분에 대해 구성돼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고, 법조계 분야인 변호사, 검사 등은 회계학적이나 또 어떤 경우는 조세포탈 적용부분을 설명해 놓았음을 참고해 주셨으면 한다. 나아가 이 책이 경제사건과 장부조사, 특별조사 종사자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향후 먼 훗날 연구단체나 공익단체를 만들고 싶으신 의향이나 또 학계나 단체 등지에서 강의요청이 있다면 나가실 건지.
"물론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고 싶다. 학계 등의 강의요청이 있을 경우 마다하지 않고 하겠다. 다만 이 책이 100% 모두 완성된 것은 아니다. 모자란 부분은 추가로 보완·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 책에 대해 우리나라 세법의 권위자이신 이태로 교수님께서 '형법과 조세법의 사각지대인 실무이론서를 체계적이고 집약적으로 정리해 놓은 역작'이라는 칭찬의 글을 보내 오셨다. 부족함이 많지만, 이에 만족한다."

-평소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과 좌우명은?
"도산 안창호 선생을 가장 존경한다. 특별한 좌우명은 없고, 다만 세상을 사심없이 살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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