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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4. (화)


세금도 홍보하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국세청이 이달 부가세확정신고기간을 맞아 국내 유수의 신문에 부가세 신고와 관련한 광고를 일제히 게재하고 나섰다. 그것도 1면에.

그동안 `이달은 부가세 신고하는 달'이라는 짤막한 문장으로 일선 세무서 앞에 현수막 하나 달랑 걸어놓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물론 국세청은 각종 신고가 정부부과제도에서 신고납세제로 전환된 이후 각 납세자들에게 안내문을 보내는 등 세금안내에 적잖은 신경을 기울여 온 것은 사실이나 이처럼 기업의 PR광고식으로 신고안내 광고가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것은 처음이다.

갖가지 제도의 개혁과 묵은 관례들을 고쳐나가던 국세청이 올 들어서는 세정의 홍보마인드도 기업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일까. 국세청의 납세홍보가 달라진 것은 비단 이것만이 아니다. 국세청장은 지난해말 사회지도층 인사, 고액성실납세자 등 12만명에게 한해 동안 국세행정을 아껴준 데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또 올해도 끊임없는 애정을 당부하는 내용의 연하장을 보냈다. 국세청장의 연하장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즉 국세청장으로서 이처럼 많은 연하장을 보낸 것은 安正男 청장이 처음인 것.

사실 연하장을 받은 납세자들로서는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다. 아직까지 국세청장은 대단한 권력을 가진 `매우 높은 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높은 양반'에게서 연하장을 받은 것은 특별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국세청장으로부터 연하장을 받았습니다.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네요.”

연초 국세청장으로부터 연하장을 받은 한 납세자의 소회다. 사실 그 속에는 국세행정 개혁을 설명하는 내용도 많았다. 하지만 납세자들의 이런 반응을 접하게 되는 것은 일단 세정홍보의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납세자들은 보통 세금홍보물을 읽어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연하장은 많은 홍보물들과는 성격이 달랐던 것이다.

물론 부가세 신고안내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가세 신고는 소위 구멍가게하는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도하 신문을 장식한 이 광고는 보지 않겠느냐는 것. 그동안 국세청은 국세행정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마다 `납세자들의 납세의식이 낮아서'라고 둘러대던 것에 비하면 참으로 많은 변화다. 기업으로 치자면 70조원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인 국세청. 이 또한 국민과 함께 하는 행정으로 가는 길이라면 반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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