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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월)

내국세

불완전한 국세청 '리베이트 고시'…'대여금', 시장질서 어지럽혀

코로나19에 따른 판매부진과 불완전한 ‘리베이트 고시’ 시행으로 종합주류도매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에 처했다.

 

3일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종합주류도매사업자(이하 종도사)들의 매출은 코로나 이전보다 45~55%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 방역정책에 따라 일반음식점과 주점 등 고위험시설에서의 주류 소비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종도사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도사들은 극심한 영업부진보다 더 심각한 것은 ‘대여금’ 문제라고 지적한다. 대여금은 ‘주류 대출’로도 불리는데 소매업체가 창업하면서 부족한 자금을 도매업체로부터 빌리는 대신 해당 도매업체한테서만 주류를 납품받아야 한다.

 

'리베이트 쌍벌제'를 내용으로 하는 국세청 고시는 지난해 11월15일부터 시행됐는데 리베이트 수수 금지 대상항목에서 대여금은 제외됐다. 당초 국세청이 예고한 고시에는 대여금이 포함됐으나 시장참여자들의 반발로 재행정예고 때 빠졌다. 대여금을 창업자금⋅운영자금으로 활용하는 영세자영업자의 상황을 고려한 조치였다.

 

리베이트 고시의 ‘제공이 금지되는 금품’의 범위에서 대여금이 제외됐으므로 도매업체는 제조회사에서, 소매업체는 제조회사나 도매업체에서 대여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국세청 리베이트 고시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메이저 맥주⋅소주 제조사들은 고시를 핑계로 대여금 지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일부 제조사는 종도사에게 대여금을 지급하고 있고, 몇몇 메이저 제조사들은 지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도사들은 제조사한테 대여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소매업체에게는 대여금을 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거래 업소를 지키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대여금을 주고 있어 재무구조가 더 악화됐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제조사 중에서도 종도사에게 대여금을 지급하는 곳과 지급하지 않는 곳이 있고, 제조사의 대여금을 받는 종도사도 규모가 큰 곳에 집중돼 있어 국세청 고시가 유통시장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규모가 큰 종도사는 ‘제공이 금지되는 금품’에서 대여금이 제외된 것을 반기는 반면, 대다수 중⋅소규모 종도사는 대여금을 다시 고시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정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불완전한 리베이트 고시를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종합주류도매업계 한 관계자는 “개정된 고시내용 중 대여금 때문에 종도사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대여금을 제공이 금지되는 금품의 범위에 다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종도사 대표는 “고시 시행 첫해이므로 곧바로 고시를 개정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대여금은 도⋅소매 시장참여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항목이지만 유통질서를 어지럽게 하므로 즉각 금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종도사 대표는 “국세청은 대여금에 대해 고시 개정 후 시장참여자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금지 여부를 재검토한다고 했으므로 종도사가 주도적으로 고시 개정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종도사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업계가 중앙회를 중심으로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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