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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2.24. (토)

허창식 세무사, 가족 시집 '우리 아가 잘도 잔다' 발간

사람의 삶은 각자 고유한 나이테를 지닌 나무와 닮았다. 삶의 어느 순간을 단면으로 잘라내 보면, 어떤 무늬가 나이테처럼 새겨져 있지 않을까.

 

허창식 세무사(세무법인 석성 분당지사)가 10년만에 내놓은 두번째 시집 '우리 아가 잘도 잔다'는 애틋한 가족애와 단단한 참나무처럼 한결 짙어진 삶의 나이테를 보여준다.

 

이 책은 허 세무사가 최근 4년 사이에 소천한 부모와 여동생에게 보내는 선물이자 편지다. 두번째 시집을 쓰던 허 세무사가 지난해 작고한 어머니의 '자신의 시도 넣어 달라'는 말을 잊지 않고 유품을 정리하다 나온 시 27편을 발견한 것이 계기다. 

 

시집을 열면 가족, 사랑, 그리움, 인생이란 단어들이 툭툭 불거져 나온다. 허 세무사는 시와 삶의 교차점 위에서 진솔한 시어로 마음의 징검거리를 드러낸다. 

 

특히 시집 곳곳에 가족에 대한 사랑이 묻어난다. 맨 앞에 배치된 '우리 아가 잘도 잔다', '날마다 마라톤을 하시는 우리 엄니'는 투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각각 잠자는 아기와 마라톤에 빗대 절절한 심정을 그려냈다. 

 

새근새근 우리아기/너무너무 맛깔나게/조용히 잠을자네.(중략)오늘도힘 비축위해/무럭무럭 자고쉬네./그런데 우리아기/입벌리고 잠을자다/파리 한마리/모기 한마리/목넘기면 안되는데./그동안 힘든세상/하루하루 살아내랴/넘고생한 울아부지/아기가 되고서야/병실에서 편히쉬네.(우리 아가 잘도 잔다) 

 

평소 산책을 무지 좋아하셨는데,/요샌 마라톤으로 취미를 바꾸셨나 보다./숨을 가쁘게 쉬시네.(날마다 마라톤을 하시는 우리 엄니) 등 시적 서사의 경계를 넘어 은은한 울림을 자아낸다. 

 

이번 시집에는 지난해 소천한 어머니 故 미담 여영순 여사의 시 27편을 비롯해 아버지 故 벽곡 허길수 옹의 가족들에게 보낸 시 7편, 그리고 가족들의 시를 함께 엮었다. 

 

특히 故 여영순 여사는 호남대 국어국문학과 출신으로 현대문예 수필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작가였다. 현대문예 작가회 회원으로, 호남대 국문학과에 출강하기도 했다.

 

책 마지막 매 갈피마다 부드럽고 섬세한 서정적인 언어로 조탁한 故 여영순 여사의 시들이 이른 봄의 매화향기처럼 향긋하게 날아들었다.

 

허창식 세무사는 전남 광주 출신으로 광주 광덕고와 전남대를 졸업했다. 연세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국세청·중부지방국세청·분당세무서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세무법인 석성 분당지사 대표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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