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제26대 국세청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제26대 국세청장 후보자로 강민수 서울지방국세청장을 내정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김창기 현 국세청장과는 행시37회 동기로, 행시 동기가 국세청장에 순차적으로 오른 사례는 지난 김대중정부 시절 행시10회 동기인 이건춘 국세청장(11대)과 안정남 국세청장(12대)에 이어 두 번째다.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는 1968년 경남 창원 출생으로, 동래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시37회로 국세청에 입문한 이래 공직생활 전부를 국세행정에 천착해 온 정통 세무관료다.
열정적인 조직 충성도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높은 업무성과를 인정받아 행시37회 동기 가운데 서기관 승진 선두그룹에 오를 만큼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으며, 과장 승진 이후에는 본청 기획재정담당관과 운영지원과장 등 핵심 보직 과장을 맡았다.
고공단 승진 이후에는 부산청 조사1국장,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을 거쳐 서울청 조사3국장을 역임했으며, 본청 국장으로 전입한 이후에는 전산정보관리관, 기획조정관, 징세법무국장, 법인납세국장 등 본청 보직 국장만 4번, 文정부 시절 전·현직 감사관이 연루된 인사 파동에 따른 직무대리까지 합치면 무려 5번 맡은 셈이다.
본청 보직 국장 5번 이력은 과거에도 전례가 없을 만큼 이례적인 것으로,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인재임은 분명함에도 文정부에선 역차별을 받았다는 선명성을 남겼다.
"선이 굵고 배려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국세행정 업무에 해박하고 조직장악력까지 뛰어나 3박자를 모두 갖춘 고대하는 리더"라는 국세청 내외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文정부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했으며, 윤석열정부 출범과 함께 7번의 도전 끝에 2022년 7월11일자로 1급 서울청장에 발탁됐다.
당시 2급지인 대전지방국세청장으로 재임하던 강 후보자는 퇴직했던 김창기 전 부산청장과 25대 국세청장 자리를 두고 경합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통상 경합에서 밀리면 공직에서 옷을 벗었던 관례를 뒤집고 1급 서울청장으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1급 지방청장 재임 1년을 맞으면 국세청 차장으로 수평이동 하거나 공직 퇴임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국세청 개청 이래 전례 없이 2년 가까이 서울청장 직위를 유지함에 따라 차기 국세청장 후보 1순위로 꼽혀왔으며, 이번 尹대통령의 지명으로 현실이 됐다.
강 후보자를 가장 잘 드러내는 키워드는 ‘만인(萬人)의 연인(戀人)’.
행시는 물론, 세무대학과 7·9급 공채 및 특·경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직 임용으로 구성된 2만여 국세청 조직에서 적(敵)이 되는 인물을 손에 꼽을 만큼 강 후보자는 특유의 친화력과 공감능력이 강점이다.
임용 출신뿐만 아니라 9급부터 고공단까지 직급별 모임에서도 스스럼없이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춘 대화를 이어가며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소통의 대가로 정평이 나 있다. 본청 재직 때인 2012~2013년 보기 드물게 2년 연속 ‘국세청 닮고 싶은 관리자’에 선정된 것도 그의 '소탈함'을 말해준다.
‘만인의 연인은 곧 나의 연인이 아니다’는 속설처럼 文정부에서 유독 가혹한 공직 행보를 걸었으나, 결국엔 만인의 사랑을 받는 이가 국세청 사령탑으로 올라서게 됨으로써 지극히 상식적인 인사가 실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세청장으로 정식 임명되면 국가 건전재정을 위협하는 세수부족 사태, 디지털세 도입에 따른 국제조세의 대격변, MZ 세대의 대거 유입에 따른 조직문화 변혁 등 산적한 과제들을 2만여 조직원들의 마음을 한곳으로 모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충만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