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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1.05.12. (수)

내국세

"디지털세, 제조업까지 확대된다면 IT와 구분해 낮은 세율로 과세해야"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 "글로벌 최저한세 12.5% 세율 타당"

 

글로벌 디지털세 논의가 한국에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간 과세권을 배분하는 필라(Pillar) 1과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는 필라 2의 논의 방향에 따라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법인세제 개편 글로벌 논의 동향 및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국익에 부합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토론 의견을 냈다.

 

임 부연구위원은 “필라 1에서 IT 산업뿐 아니라 제조업(소비자대상사업)까지 과세범위에 포함한 것은 OECD·G20의 초기 논의와 다를 뿐 아니라 디지털세의 입법목적에 배치된다”며 “소비자대상사업은 물리적 실체가 존재하는 유형자산을 주력으로 하고 조세회피도 거의 문제되지 않는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대상사업 중 기업간 거래, 광업·농업, 원재료 판매업, 금융업, 운송업 등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반도체’가 디지털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이대로 논의가 확정될 경우 국내 IT 기업과 제조기업 등의 디지털세 부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 기업이 해외서 부담하는 디지털세를 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받는 만큼 세수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임 부연구위원은 “2019년 기준 외국납부세액공제액은 약 2조1천억원으로 내국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법인세(27.8%)가 줄어든다면 세수 결손이 커진다”며 “제조업 등 소비자대상사업을 디지털세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재 논의대로 소비자대상사업까지 확대된다면 디지털서비스사업·소비자대상사업을 구분해 후자를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필라 2에서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12.5%로 설정하는 OECD 제안과 미국 바이든 정부의 21% 세율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이미 높은 수준의 법인세율(최고 27.5%)를 적용하는 만큼 큰 영향은 없겠지만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경우 고용·투자에 부정적인 타격이 예상된다”며 “해외매출규모와 수출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은 최저한세율 설정으로 법인세 비용이 증가하면 당기순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그만큼 세수가 감소될 수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들이 한국보다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서는 법인세 비율이 증가해 본사로의 송금이 줄고, 한국보다 법인세율이 높아질 곳에서는 외국납부세액 공제가 증가해 부과할 수 있는 세금이 거의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임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기준 주요 기업의 법인세는 삼성전자 4조8천억원, SK하이닉스 1조4천억원, LG 화학 8천억원, 현대기아차 2천억원 등 총 7조2천억원에 달하는데, 법인세수를 최저한세로 징수한다고 가정할 경우 해외매출 관련부분 약 5조원(전체 법인세의 9%)이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설정한다면 기존의 OECD 입장인 12.5%의 세율, 즉 조세회피 하한선이 타당하고 한국은 국익 입장에서 강하게 주장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미국의 주장대로 설정되더라도 세수 결손을 기업에게 전가하려는 증세 정책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 부연구위원은 “더 이상의 법인세 인상이나 공제감면 축소는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을 떨어트릴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의 본사를 유치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현재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가 해외로 옮겨가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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