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과 민·관 합동 TF팀 구성
올해 1월 발효한 국제기준 바탕 285종 제품군 품목번호 결정
하반기 반도체·이차전지...내년 자동차 부품분야 해석지침 계획


올해 1월부터 디스플레이 모듈 품목군 신설이 포함된 새 품목분류 국제기준이 시행된 가운데, 해외 관세당국과의 국제분쟁이 증가하자 관세청이 디스플레이 산업 제품군 285종의 품목분류 기준이 담긴 '디스플레이 품목분류(HS) 표준해석 지침'을 발간했다.
품목분류(HS)는 대외 무역 거래시 수·출입 상품에 부여하는 번호다. 품목분류에 따라 관세율과 수출입요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분류기준에 매우 민감하다. 예를 들어 관세율 8%인 액정 디바이스의 경우, 어떤 부품이 결합되느냐에 따라 관세율 0%인 TV나 모니터 부분품으로 분류가능하다(지난해 기준).
윤태식 관세청장은 7일 서울세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면서 우리 기업과 해외 관세당국간 품목분류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신기술과 신제품이 많은 첨단산업에서 품목분류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관 지연, FTA 특혜 적용 배제 등 수출기업의 통관 애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민-관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지침서 발간이 기업의 관세 등 비용절감, 품목분류 분쟁 해결을 통해 수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기술 고도화 및 수요시장 확대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고 관련 소재, 부품, 장비가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스플레이 HS 표준해석 지침' 발간은 수출입 기업 뿐만 아니라 소부장 기업에도 폭넓은 이해도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지침의 발간을 반겼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은 연간 수출액이 지난해 기준 210억달러에 이르며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핵심 전략산업이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명확한 품목분류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우리 기업이 수출과정에서 해외 관세당국으로부터 고세율 추징을 당하는 등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관세청과 산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지난 2019년 3월 세계관세기구(WCO) 품목분류(HS) 위원회에서 ‘디스플레이 모듈’ 품목군 신설이 결정됐고, 올해 1월부터 새로운 품목분류 국제기준(HS 2022)에 적용됐다.
기존에 액정디바이스, TV 부분품, 모니터 부분품 등 다수 품목군에 분류되던 제품들이 ‘디스플레이 모듈’이라는 동일한 품목군으로 분류되면서 수출입기업의 품목분류 편의성과 예측가능성이 높아진 것.
그러나 새로운 국제기준 정착 과정에서 해외 관세당국에서 개정 전·후 품목번호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아 우리 수출기업이 FTA 세율 적용을 받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수출입기업과 관세사 등의 품목분류 관련 문의도 이어졌다.
이에 관세청은 지난 5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산업계와 함께 민·관 합동 TF팀을 구성, 디스플레이 제품군에 대한 품목분류 가이드 마련에 착수했다.
민·관 합동 TF팀은 올해 1월 발효된 품목분류 국제기준(HS 2022)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모듈 50개, 제조장비 155개, 원·부자재 80개 등 총 285종의 디스플레이 관련물품에 대한 품목번호를 결정하고 이번 지침에 담았다.
285종의 제품군은 민간의 수요를 기반으로 선정됐으며, 디스플레이 산업의 기술 정보와 주요 공정, 표준 용어집 등 산업계의 최신정보도 포함됐다.
특히 개정된 품목분류 국제기준(HS 2022)을 반영하고 있어, 지침서 한 권이면 누구나 기존 품목번호와 물품정보를 갖고 새로운 품목번호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다. 디스플레이 모듈은 모니터나 스마트폰 등 대부분 무관세 대상인 IT 제품에 사용되는 만큼, 정확한 품목분류를 통해 관세 등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해외 수입국과 우리 수출기업간 품목분류 국제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지침서를 품목분류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해 분쟁 대응 논리를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지침서에 수록된 기술정보와 표준 용어집을 통해 관세행정 내·외부 관계자의 산업 이해도와 품목분류 역량을 높일 수 있다.
한편 관세청은 올해 하반기에 반도체와 이차전지, 내년에는 자동차부품 분야의 품목분류 해석 지침을 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