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 1일 정례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상법 개정법률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데 대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경제개혁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이하 경제개혁연대)은 이날 한 권한대행의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국회가 재의결로 상법 개정안을 확정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논평을 발표했다.
이와관련,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도입과 병행전자주주총회를 도입하는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도입은 이사들이 지배 주주의 이익과 전체 주주의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지배주주의 이익에 우선하는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전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더라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도입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는 이미 영미 등 선진국에서는 명문 또는 법원의 판례를 통해 확립된 원칙으로 지배주주의 이사회 장악을 통한 전횡이 횡행했던 우리나라에서도 이 원칙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음을 환기했다.
특히 작년부터 시장에서 기업 밸류업이 핵심의제로 떠오르자, 빈번하게 발생하는 주주가치 훼손에 대응하여 주주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졌고, 수많은 논의와 토론을 거쳐 상법 개정안으로 완성됐음을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그러나, 재계에서는 주주들의 소송 남발과 대규모 투자 차질 등이 우려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상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으며, 여당은 주주가치 보호를 통한 자본시장 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외면한 채 재계의 일방적 요구에만 매몰되어 상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한 권한대행이 “국가 경제에 부정적”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여당에 대해서도 지적을 이어가, 정부·여당이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의 염원을 외면한 채, 다시 지배주주가 전횡을 일삼던 후진적인 기업 거버넌스 체제로 돌아가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여당은 상법 개정보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핀셋 규제만 하자는 입장이지만,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은 합병가액 불공정, 쪼개기 상장 등 일부 주주가치 훼손 사례에 대한 대안일 뿐, 주식회사 이사에 대한 일반적인 원칙으로 주주 충실의무를 도입하는 상법을 대체할 수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구현함으로써 자본시장을 건전화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여권 중요인사들의 과거 및 현재 발언을 감안하면 이사의 의무를 전체 주주까지 확장하는 데 사실상 여야 간에 이견이 존재하는 것도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국회가 마땅히 상법 개정안을 재의에 부쳐 재표결을 통해 상법 개정안을 확정해야 한다며, 모든 국회의원들은 여야 구분을 떠나 자본시장을 한 단계 레벨 업 시키는 이번 개정안 통과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논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