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심판원, 납세자에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미부여는 중대한 하자
국세청이 납세자의 중요한 권리인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박탈했다가,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투입한 행정력과 시간 등이 통째로 부정되는 사례가 거듭되고 있다.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1호 및 제2호는 세무조사 결과통지를 받은 자 또는 과세예고통지를 받은 자는 각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통지를 한 세무서장이나 지방국세청장에게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3항 제3호에서 과세전적부심사를 생략할 수 있는 사유로 세무조사 결과 통지를 하는 날부터 국세부과 제척기간의 만료일까지 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를 적시하고 있다.
해당 규정에 따라 국세청은 과세예고통지 이후 부과제척기간 만료일이 3개월 이내인 경우 납세자의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제외할 수 있다. 반대로 납세자는 부과제척기간 3개월 이내 과세예고가 통지되면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권이 박탈된다.
최근 각급 법원 및 조세불복기관에선 세무조사 또는 과세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조세심판원이 최근 공개한 2건의 심판결정례에선 부과제척기간이 임박해서야 과세전 통지를 함에 따라 납세자의 과세전적부심사청구권을 박탈한 것이 인정돼 당초 부과처분을 취소할 것을 주문했다.
첫 번째 사례는 울산세무서장이 2025년 5월 A에게 2019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처분으로, A는 2019년 5월 소멸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쟁점부동산에 대해 중소기업간 통합에 따른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를 신청했다.
울산세무서는 2025년 3월 2019년 귀속 양도소득세 조사를 실시해 A가 사업용고정자산이 아닌 토지를 현물출자하고 주된 자산의 일부만 승계하는 등 이월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를 부인하고 4월 세무조사 결과를 통지했다.
A는 이에 불복해 4월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으나, 부과제척기간 만료일까지 기간이 3개월 이하에 해당됨에 따라 심사 제외됐으며, 결국 5월 2019년 귀속 양도소득세와 납부지연가산세 등이 경정·고지됐다.
조세심판원은 처분청이 과세를 지연한 것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과세권을 행사하지 않음에 따라 납세자로 하여금 사전적인 권리구제인 과세전적부심사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했다”고, 절차적 중대한 하자를 꼬집으며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도록 결정했다.
두 번째는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사례로 납세자가 주장한 ‘위법한 조사대상 선정’, ‘세무조사 사전통지 생략’, ‘위법한 세무조사 범위 확대’ 등은 기각됐으나, 과세전적부심사청구 기회를 박탈한 것이 인정돼 과세 자체가 취소됐다.
서울청은 2025년 1월 B 법인을 대상으로 2021~2023사업연도 법인세 통합조사에 착수했으며, 2월에는 대표자 급여 과다지급 혐의에 한정해 조사범위를 2019~2020사업연도까지 확대했다.
이어 2019사업연도에 대한 법인세 부과제척기간 만료일(3월31일)이 임박하자 해당 연도에 대표이사에게 지급한 쟁점보수를 손금불산입 처분토록 하는 과세자료를 관할세무서에 통보했으며, 세무서는 3월 B 법인에게 법인세를 경정·고지했다.
B 법인은 2021~2023사업연도에 대해서만 수시선정 사유로 세무조사를 개시한 다음 2019~2020사업연도까지 확대한 후 2019사업연도에 대한 부과제척기간 만료일까지 1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세무조사 결과를 통지하고 5일만에 부과처분을 한 것은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권을 박탈한 중대한 위법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조세심판원은 “조사청의 귀책 사유없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부과제척기간의 만료일이 임박하게 됐고, 이로 인해 부과제척기간 만료 전까지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게 됐다는 등의 정당한 사유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이 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과세처분을 취소토록 결정했다.
한편, 대법원은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사유를 엄격하게 해석 중으로, “과세관청이 정당한 사유 없이 스스로 관세행정을 장기간 해태하여 부과제척기간 만료일이 임박한 시점에서야 뒤늦게 과세예고통지를 함으로써 납세자로부터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박탈하기에 이른 경우에는, 과세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5.6.6. 선고 2025두33014)”고 판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