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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7.06. (토)

[세정연구실]정부의 지방소비세(안), 조세인가 혹은 이전재원인가(4)

세입자율권 확대·이전재원 의존도 축소 요구

총조세수입에 대한 지방정부 이전재원의 비중(<표2>의 (f))은 평균 12.9%이며 멕시코가 42.2%로 가장 높고 터키가 2.0%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9.0%로 OECD 국가들의 평균을 두배 이상 초과하며 멕시코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이는 재정규모를 고려할 때 이전재원에 대한 상대적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0년 이후 총조세수입에 대한 지방정부의 이전재원 비중은 평균적으로 0.9%p 증가하였으나 우리나라는 이보다 더 높은 2.3%p 증가하였으며 자체재원인 지방세에 비하여 이전재원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이 결과는 <그림 3>이 의미하는 바와 동일하다.

 

<표 2>의 (g)와 (h)에서 살펴보듯 OECD 국가 지방정부들의 경우 지방세와 이전재원의 합이 총조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0.2%인데, 우리나라는 47.9%로 멕시코와 스위스에 이어서 세번째로 높다. 이는 지방정부가 재정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을 의미한다.

 

OECD 국가들의 평균에 의하면 지방세 비중이 이전재원 비중에 비하여 4.4%p 높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이전재원의 비중이 10.1%p 더 높으며 우리나라보다 이전재원의 상대적 비중이 더 높은 국가는 영국, 멕시코, 아일랜드뿐이다.

 

이는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이전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의미한다.

 

3. 세입측면에서 우리나라 지방재정의 개선방향과 한계

 

국제비교 등을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 지방재정은 세입측면에서 지방세의 비중을 높여서 세입자율권을 확대하고 동시에 이전재원의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의존도의 심화는 지방정부 재정지출의 비용을 낮추어 지방공공재 공급비용을 과소평가하게 되므로 공공재의 과다공급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동시에 연성예산제약(soft budget constraint)의 문제를 초래하여 자치단체들이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유인을 감소시킨다(Oates, 2008).

 

연성예산제약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는 부모에게 의존하는 어린이들로, 이들은 주어진 용돈에 의한 예산제약을 고려하지 않고 지출한 다음, 용돈이 모자라게 되면 떼를 써서 부모로부터 추가적인 용돈을 받아낸다.

 

이와 마찬가지로 재정의 상당 부분을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자치단체들은 필요재원을 스스로 조달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중앙정부에게 손을 벌려 재원부족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며, 이러한 과정이 매년 되풀이되면서 이전재원을 통해 추가재원을 조달하는 것이 당연한 재원확보 방안으로 인식하게 된다.

 

더 나아가 연성예산제약이 정착된다면, 재정의 효율적 운영 여부에 의해서가 아니라 중앙정부로부터 조달한 재원의 크기에 의해서 자치단체장의 능력을 판단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재정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의존성을 축소하는 개선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본적인 개선방향에 대하여 모든 연구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시각을 갖는 대표적인 연구로 이영·현진권(2006)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세입분권수준은 OECD 국가들의 평균 수준이며 세출분권수준은 평균 수준을 상회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표 2>가 제시하는 결과와 동일하다.

 

이들이 제시한 정책적 시사점은 우리나라의 분권수준이 충분하거나 과도하므로 추가적인 지방세 비중 확대는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세입을 세출과는 별도로 분리하여 분석함으로써 도출한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지방정부 세입자율권 수준의 적절성을 세출규모와 무관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만일 세출과 세입을 동시에 고려한다면 세출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지방재정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그 역할에 비하여 세입측면의 자율성이 미약하므로 세출을 현재와 같이 유지한다면 세입측면의 자율성을 확대시켜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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