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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8. (토)

내국세

[인터뷰]김갑순 서울지방국세청장

"무형의 신뢰자본 축적해야 국민과 마찰 사전예방"

-취임이후 산하 24개 세무서를 현장방문했을 때 당부한 내용은?

 

"지금 국세청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국민들의 신뢰입니다. 이는 '말과 행동 업무처리' 등의 면에서 국민이 요구하기 전에 미리 파악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항상 친절, 신속, 정확한 업무처리와 특히 고객인 국민의 목소리(요구)를 '경청'하는데 주안점을 둘 것을 당부했습니다."

 

-현장방문후 특강에 주안점을 뒀는데 직원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우리 직원들이 진정으로 공감한다는 것을 가슴속으로 느꼈습니다. 이는 직원들의 눈동자와 호흡 속에서 체감한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 직원들에게 국민 지향적 사고가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음을 봤고, 이는 큰 변화로 나타날 것입니다. 따라서 일 버리기 운동과 국민 신뢰도 제고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불필요한 일버리기 운동 전개
성과·업무능률 극대화 도모

 

 

 

-서장, 과·계장 등 관리자에게 무엇을 당부했나?

 

"딱 한가지를 부탁했습니다. 일방적 지시로 업무를 진행하지 말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한 경험으로 볼때 한 사람의 생각보다 여러 사람의 생각이 훨씬 더 합리적이고 우수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직원과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성과가 있겠는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공감대가 형성되면 업무의 추진방법을 논의하도록 했습니다. 이른바 대화와 토론을 통해 경력직원의 경험과 신규직원의 아이디어를 아우르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도출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업무를 어떻게 하면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지, 이를 이끌어 내기 위한 활발한 토론을 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서울청장으로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서울청은 인원이 가장 많고 본청과 같이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는 본청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서울청이 먼저 나서서 실천하고 모범적이고 선도적 역할을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 버리기 전도사를 자청하고 나섰는데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솔직히 일 버리기를 제대로 추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일선의 변화가 중요합니다. 한상률 국세청장님과 성과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장께서는 격의없는 대화를 하고 타운미팅을 하며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좀 더 잘해 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사실 본청장이 평직원과 대화한다는 게 전례에 비춰 쇼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세공무원교육원에도 무려 11번이나 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관리자의 행태를 바꾸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현 세무행정 중 시급히 해결돼야 할 업무분야는?

 

"집단상가에 대한 과세 정상화와 자료상 문제가 가장 시급한 연안이라 생각됩니다. 이는 세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할지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그동안 신용카드 사용과 현금영수증 활성화 등을 통해 배전의 노력을 해왔으나 아직 약발이 잘 안 받는 것 같습니다."

 

-조사분야는 어떠한지?

 

"여타 분야의 직원과 마찬가지로 조사요원의 지식과 경험은 뛰어납니다. 업무에 대한 열의가 높기 때문에 조사실적 면에선 염려가 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한 국세청장께서 강조하시는 기업 친화적 세무조사에 주안점을 두고자 합니다. 즉 기업의 애로사항을 중점 체크할 예정입니다. 세무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목소리 경청에 있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물론 기업이 거짓으로 주장해선 안되겠지만, 일례로 기업의 주장이 사실인데 입증자료가 부족할 경우 그 사람의 진술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수 있는 증빙이 제시되면 이를 인정해 주는, 즉 진술과 증빙을 진실인 것으로 인정하는 자세와 인식의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정의 동반자인 세무사와의 관계구축 방향은?

 


기업 애로사항 경청
기업 친화적 세무조사 역점

 

 

 

"세무사와 국세청은 상호 보완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무사는 정해진 제도와 규정 등에 따라 법을 준수하면서 활동을 하는 조세전문자격사입니다. 세무사회 차원에서의 직업윤리규정과 제반업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국세청과 동반자 관계이면서 납세자와 건설적 가교역할을 합니다. 다만 국세청은 집행부서입니다. 현장에 행정의 복잡다변화 한 내용이 투영될 때 세무사가 넓은 포용력으로 국세행정을 이해하고 납세자와의 관계 조율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상생관계가 지속되고 신뢰관계가 유지될 것입니다. 세무사님들의 바다와 같은 배려를 다시 한번 당부 드립니다."  

 

-지난 4월15일에 발족된 터미네이터팀은 어떻게 운용되는지?

 

"현재 일선 직원들로부터 일 버리기의 일환으로 제출된 의견은 약 3천515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소중한 의견을 철저히 분석하고 분류작업을 해서 성과가 없는 일, 즉 버릴 수 있는 일을 먼저 정리할 계획입니다. 그 이후 업무 프로세스 과제를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제도 개선이 최소한도 향후 4∼5년 동안 다시는 재개정되지 않도록 현재 상태에서 최적의 방안을 구상할 것을 터미네이터 팀에게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사무처리규정이나 법령 등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터미네이터팀에 일 버리기를 오는 10월 말까지 마무리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불필요한 업무가 다시 살아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성과없는 일의 리스트를 작성, 역추적해 나갈 방침입니다."

 

-일선 현장방문 과정에서 가훈을 밝혔는데?

 

"어느 날 둘째 딸이 가훈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 때 '맑고, 밝고, 바르게 살자'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땐 몰랐는데 지금에 와서 풀이해 보니 참 기발한 것 같습니다. '맑다'는 마음의 진정성을 말하는데 참마음으로 항상 마음을 맑게 갖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상대방에 대해서도 의심할 필요가 없는 마음을 말합니다. '밝다'는 대인관계에 있어 사람을 만날 때 밝게 만남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바르게 살자'는 언행의 기준으로 말과 행동이 흐트러짐이 없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후배나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저의 그간의 보직경로를 보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때론 고생길로 접어든 적도, 정체되기도 하고, 전혀 엉뚱한 보직을 받아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재까지 한번도 불평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타고난 천성인 것 같습니다. 물론 주변의 상사를 잘 만난 행운도 뒤따랐음은 물론입니다. 앞서 말한 불평은 바로 '험담(險談)'을 말하는데 나는 지금까지 어떤 사람에게도 험담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험담은 바로 '고춧가루'를 뿌리는 사람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일례로 들자면, 곰탕집에서 24시간 밤을 새워가며 끓인 곰탕에 앙심을 품은 어떤 사람이 고춧가루를 뿌리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한 사람을 키우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고춧가루를 뿌리지 않는 사람 즉, 매 순간 어떤 업무를 하던지, 어떤 자리에 있던지, 누구를 모시던지 험담을 하지 않고 주어진 업무를 열정적으로 하는 그런 국세공무원이 돼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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