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의 성공 조건은 규제개혁과 시장친화적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을 할 때 가능한 일이라는 경제계의 진단이 나왔다.

전경련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의 실질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들의 ‘기업과 규제를 보는 눈’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지난달 30일(금) 전경련회관에서 한국경제연구학회,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공동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우리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점검하는 '우리경제 어디로 가야하나: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에 부쳐'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정부가 경제정책의 시차효과를 감안,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강석훈 교수(성신여대)는 '이명박 경제 100일의 성과와 과제' 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들과 함께 하겠다는 국민통합의 시대정신이 없으면 각종 경제살리기 정책이 결국 실행에 옮겨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강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통합이라는 과제를 경제살리기와 같은 중요성을 가진 시대정신으로 인식해 각종 정책패키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 교수는 "수도권 규제완화, 공기업민영화, 금산분리완화 등의 주요 경제 정책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정책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각종 정책들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인식해 꾸준히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과거시각에 기초해 현재 기업을 재단(규제)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의 평가와 추진 방안' 이란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문제는 개별기업의 투자요인을 먼저 규명해야한다"며 "지난 2001부터 2005년까지 상장 제조업 524개를 대상으로 ‘소유지배구조와 경영성과 및 투자’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동근 교수는 "실증분석 결과 지배주주의 지분률이 높아질수록 경영성과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주인이 있는 ‘소유경영’ 체제가 기업성과 면에서 더욱 효율적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자기자본이 증가할수록 투자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투자와 출자는 무관하다’는 참여정부 시절 공정위의 논리를 뒤엎는 결과라고 밝혔다. 또한 소유집중이 기업의 비효율과 저투자를 낳는 요인이 아니며 지배주주가 소유권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하더라도 기업의 경영성과를 해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과거시각에 기초해 현재 기업을 재단하는 경우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교수는 따라서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산분리규제 같이 ‘소유집중 억제’를 위한 규제는 최소한 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그 타당성을 잃었기 때문에 투자활성화를 위해 출자규제는 조건 없이 폐지돼야 한다"면서 "금산분리 원칙은 ‘신(新)금산융합’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합리적인 선까지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실질적 규제개혁은 ‘기업과 규제를 보는 눈’을 바꿨을 때만 실효성이 있다"고 전제,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규제개혁이 실패한 이유는 정치권의 상징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일반국민의 반기업인정서, 규제를 보호막으로 삼으려는 관료, 국가개입주의에 입각한 좌파적 경제관 등 ‘철의 삼각형’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조 교수는 "실질적인 규제개혁을 이루어내려면 ‘기업과 규제를 보는 눈’을 바꿔야 한다"면서 "앞으로 재벌을 ‘탐욕의 화신’으로 여기는 국민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재벌의 팽창욕구를 제어하기 위해 규제는 존속돼야 한다“는 경직된 정책사고가 순화되지 않는 한 ‘국가개입주의’와 도덕률을 떨쳐내지 않는 한 규제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광희 연구위원(중소기업연구원)은 "중소기업정책은 시장친화적인 방법으로 구사해야한다"고 '중소기업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 및 지원방안'이라는 발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한국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해왔던 몇몇 특정 산업이나 소수 대기업이 앞으로 그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되는 상황에서 다수의 숨은 강자들이 점진적으로 우리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높여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중소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교수는 "중소기업 정책이 직접적인 사회정책의 목표를 지향한다거나, 소득이전적 정책수단을 채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므로 가능한 한 시장을 이용하는 시장친화적인 방법으로 정책이 구사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경련 정병철 상근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기업들도 현 정부의 경제 정책방향에 큰 기대를 갖고 있고 새 정부의 정책기조인 ’경제살리기‘를 위해 투자와 고용을 대폭 늘리는 한편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윤리경영에도 더 한층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대내외적인 경제환경이 어렵지만 국민과 정부, 기업이 한마음이 되어 경제활성화를 위해 더 한층 노력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