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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8. (토)

내국세

'상속세 최고세율 과감히 내려야한다'

전경련, 세제상 특수관계인 범위 대폭적인 정비 정부에 촉구

국제적인 추세에 맞게 상속세와 법인세의 세율을 과감히 인하해야 한다는 경제계의 주장이 나왔다.

 

19일 전경련에 따르면 세계시장의 단일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지금 해외자본은 마치 어머니가 장을 보듯 각국의 투자환경을 꼼꼼하게 저울질하고 있다면서 이에 각국은 세율을 과감히 인하하고 납세자의 편의를 도모하는 등 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조세경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경직된 노사관계, 그리고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 등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세환경 또한 주요 경쟁국들에 비해 취약하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이는 그동안의 잦은 세제개편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이한 조세제도들과 함께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과도한 세금이 우리나라의 조세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경련의 주장이다.

 

특히 전경련은 친시장 경제정책을 표방한 신정부의 세제개편은 국제적인 조세경쟁의 추세에 발맞추어 민간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키는 한편 국가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우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 50%를 과감히 인하하고 최대주주의 지분상속에 따른 할증과세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경련은 경영 프리미엄에 대한 할증과세제도는 경영권을 승계받는 기업 후계자들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공장을 팔아야 할만큼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높은 상속세율과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 기업인들이 기업의 자산을 정당하게 상속받고 이를 경제발전을 위해 재투자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다고 알려진 법인세율도 기업이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실효세율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에 비해서는 10~15%p 이상 높다는 것.

 

현재 30조 원이 넘는 법인세 수입이 조금이라도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해외 선진기업들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매력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법인세율을 과감히 인하해야 한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나아가 전경련은 올해 초 정부가 법인세율을 2009년에 3%p, 2013년에 2%p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중국의 8% 즉시 인하(안) 등에 비추어볼 때 아쉬운 감이 있으나 이 계획이라도 차질없이 시행해 경쟁국들에 비해 뒤처진 우리나라의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 적극 고려해야]

 

전경련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부는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란 소득세의 과표구간과 각종 공제제도의 기준금액이 물가의 상승이나 하락에 따라 조정되는 제도로 미국, 캐나다, 아일랜드 등에서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소득세제상 물가연동제가 도입돼야 하는 이유로 전경련은 다음의 실례를 들었다.

 

현행 소득세제는 예를 들어 A 근로자의 소득이 1,180만 원에서 올해 물가상승분 3%를 반영해 1,215만 원이 되면 실질소득에는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세율은 8%에서 17%로 껑충 뛰게 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전에는 A 근로자의 월 소득이 100만 원 이하였기 때문에 받을 수 있었던 특정 공제제도의 혜택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근로소득세수 증가율은 연평균 10%로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인 6%를 훨씬 상회했다. 이는 그동안 고액 연봉자 수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지만 물가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 크게 기인한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특히 전경련은 시급한 세제개편 과제 중 하나는 생산원료로 쓰이고 있음이 자명한 사업용 토지에 대한 종부세를 덜어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영농조합이 녹차잎을 생산하는 토지에 대해서는 0.07%의 재산세만 부과하면서 화장품 원료로 쓰이는 녹차잎 생산기업에게는 5%의 재산세에 4%의 종부세까지 과세되고 있는 실태는 종부세 과세가 당초의 취지 및 기능을 벗어나서 대상에 따라 자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6년을 기준으로 전체 종부세 납부인원의 3.8%에 불과한 법인납세자가 총 종부세 수입 1조 7,000억 원 중 약 1조 원을 부담(55.3%)했던 점은 현행 종부세 제도의 운용이 ‘기업이 보유한 토지’를 주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따라서 전경련은 ‘부동산 투기 억제’와 ‘사회적 부의 재분배’라는 종부세 부과의 종전 취지를 살려 기업의 실질 사업용 토지에 대한 과세가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첨단기술의 보유 여부가 곧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기업의 R&D 투자 등에 대한 보다 실효적인 세제지원도 요청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경련은 우리나라 전체 R&D 투자의 70% 이상을 대기업이 수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 대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요건을 중소기업 못지않게 확대하고 투자촉진을 위한 각종 조세지원제도들의 일몰 시한은 현행 1~2년에서 적어도 5년 단위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제도는 중소기업의 경우, 해당연도 R&D 투자금액의 15%를 공제받을 수 있음에 반해 대기업에 대해서는 ‘매출액 대비 R&D 투자금액의 비중’ 등이 적용돼 세액공제제도의 이용실익이 크지 않으며 대기업의 투자를 제대로 유인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나아가 기업의 투자가 계획시점부터 완료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현행의 일몰시한 투자지원제도들은 지나치게 단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제도의 실질적인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으므로 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전경련의 주장이다.

 

한편 전경련은 아버지·어머니의 6촌까지 ‘특수관계인’이라고 규정해 일반인들의 경제활동을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는 세제상 ‘특수관계인’ 범위를 정비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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