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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6.25. (화)

경제/기업

팬택, 설립 후 24년만에 파산

팬택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신청함에 따라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팬택은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스카이' 브랜드로 큰 인기를 누린 데 이어 스마트폰 '베가'(VEGA) 시리즈를 판매해왔다.

 

팬택은 지난 1991년 설립된 후 1992년 4월 무선호출기(삐삐)로 통신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1997년 5월 휴대전화 생산을 시작했으며, 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됐다. 지난 2001년 현대큐리텔(현 팬택앤큐리텔)에 이어 2005년에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레텍을 인수 합병했다.

 

하지만 팬택은 무리한 사업 확장 여파로 자금난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 2006년 12월 채권은행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키로 결의한 후 2007년 4월 유동성 악화로 1차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팬택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전체 인력의 35%, 임원의 60%를 감원했다. 수출국은 50개국에서 2개국으로 줄여 선택과 집중을 꾀했다. 2008년 4월에는 마포 본사 사옥을 2000억원에 매각했으며 이듬해 12월에는 팬택·팬택앤큐리텔을 합병했다.

 

팬택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지난 2007년 3분기부터 20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2010년 12월에는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1년 12월 팬택은 5년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팬택은 워크아웃을 졸업하자마자 2012년 3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그 후에도 적자가 지속되자 박병엽 전 대표는 2013년 9월 사의를 표명했다. 800명의 직원들도 무급 휴직에 들어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팬택은 2014년 3월 6분기 연속 적자 여파로 2차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그러나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팬택 기기 추가 구입 거부 등으로 2014년 8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같은해 11월 팬택에 대한 매각 입찰이 진행되었으나 팬택 인수 의향서 제출마감 시한인 21일 오후 3시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한 곳이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초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매각 역시 무산됐다.

 

지난 4월17일 팬택 공개매각 입찰에 국내업체 2곳과 미국업체 1곳이 참여했지만, 법원은 인수의사 및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입찰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팬택은 26일 스스로 법정관리를 포기했다. 10개월을 기다렸지만 새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법원이 기업회생절차 폐지신청을 받아들이고 폐지결정을 하기까지는 약 한 달 가량 걸린다.

 

이 기간에 인수의사를 밝힌 기업이 나타나면 팬택은 기사회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파산은 불가피하다. 24년동안 이어온 팬택의 '벤처신화'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팬택이 더 이상 방법이 없어서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서를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각 절차를 진행했는데도 인수 의향자가 없었던 만큼 이변이 없는 한 폐지 결정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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