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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5. (수)


매년 5월은 소득세 확정신고 기간으로 일선 세무서에서는 연중 가장 분주한 한달을 보내게 된다. 특히 월말에는 납세자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그야말로 시장통을 방불케 할 정도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올해도 어김없이 국세청장을 비롯한 각 지방청장들의 일선 순시가 이어졌다. 연례 행사처럼 치러지는 청장순시 때마다 일선에서는 바지런히 맞을 채비를 갖춘다. 얼마전 강남의 某세무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거푸 서울청장의 방문이 취소되는 물(?)을 먹었다.

지난달 30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서도 서장과 직원들은 윗분을 맞을 채비를 했다. 세무서 앞 길목을 쓸고, 쓰레기를 줍고, 어지럽던 집기들을 정리하고…….

“아무리 소득세신고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방문하는 것이지만 일선에 있는 아랫사람으로서는 어디 윗분을 `있는 그대로' 맞을 수가 있는가.”

이렇게 서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없는 시간을 쪼개 맞을 준비를 다 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예정시간을 코앞에 두고 돌연 방문 취소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유인즉 시간이 너무 지체돼 마지막 세무서는 방문을 취소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마지막 세무서가 바로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시끌벅적 헛수고(?)만 한 그 곳이다.

이 소식을 들은 세무서 某 직원은 “아니 우리 미운털 박힌 거 아니에요?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그렇잖아요. 취소하려면 일찍이나 알려주든가. 일분일초가 아쉬울 때……”라며 못내 섭섭한 듯한 표정이었다.

얼마전 민주당 이 某 최고위원이 지방 관공서 교육에 몇 분을 늦은 대가로 한 여직원에게 혼쭐이 나는 해프닝이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많은 공과 시간을 들여 맞을 채비를 한 사람들의 입장을 조금이라고 배려한다면 순시일정을 정확히 차질없이 관리하는 것도 `리더'다운 모습이다. 돌연 방문취소가 `늦은 시간 내가 가면 직원들 또한 늦게까지 있어야 하니 직원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취소했다'고 쉽게 받아들여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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