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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寸鐵活仁]風水地理와 現代科學

相衝된 것만은 아니다(科學의 날 수감)


 

장재철(張在鐵)
本紙 논설위원
소설가
이미 유럽 학계(學界)에서도 '바이오클라이미티우(생물공학[生物工學의 일종])'라는 새 학문이 개발돼 한국의 전통적 풍수지리(風水地理)에 관심을 갖고 그 이론의 과학적 근거를 추구(追求)하고 있다고 한다.

건축학에서 파생(派生)한 이 새 학문은 종전 건축의 주거공간(가옥)보다 그 자연환경을 보다 중요시해 주거조건을 향상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지형(地形)과 하천(河川)과 기후와 일조량(日照量)과 온도와 습도 등 자연환경상의 함수(函數=따름수)관계를 알아내야 보다 쾌적(快適)한 거주조건을 이루는데 있어 종래의 우리 풍수지리의 지형감별법(地形鑑別法)인 간룡법(看龍法=산소 위의 內龍을 찾는 법)이나 그 지형에 따른 풍향(風向)을 살피는 장풍법(藏風法), 그리고 환경조성에 많은 동인(動因)을 이루는 하천의 위치, 곧 득수법(得水法)이 있다.

취락(聚落=마을)의 풍수나 음택(陰宅=묘지)풍수 등 풍수지리가 미래의 후손발복(後孫發福)과 인과(因果)가 있다는 발상(發想)은 미신(迷信)일지라도 이 풍수지리의 형국(形局=생김새)만은 쾌적한 환경조성에 과학적 근거를 갖는 것이다.

죽어서도 쾌적한 자연환경속에서 영면(永眠)케 한다는 따뜻한 배려(配慮)는 산 사람(특히 후손)들의 최선의 공양(供養)이다. 우리는 선묘(先墓)를, 일인(日人)들은 주거(집)의 형국을 중요시하는데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보는 일이지만 이름있는 명가(名家)의 선영(先塋=선산)은 어딘가 모를 볼륨(무게)과 난취(暖翠=따뜻함)이 있어 보인다.

그 한 예로 이 나라를 지키고 일으킨 여러 영령(英靈)들이 잠들어 있는 '동작동 국립묘지(銅雀洞 國立墓地)'는 풍수지리학상으로 볼때 '공작포란형(孔雀抱卵形)', 즉 공작새가 날개를 펴고 알을 품고 있는듯한 포근하고 알뜰한 산세(山勢)이 다.

혈(穴=정기가 모인 자리)을 감싸는 청룡백호(靑龍白虎)에도 삼격(三格=세가지 품위)이 있는데, 이곳은 본신용호격(本身龍虎格=본디가 용과 범의 모습)으로 장풍(藏風=축적된 바람)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용은 물결치듯 몸을 서리고 범은 순하게 머리를 조아림으로써 서로가 상화(相和)해 혈(묘소)에 대한 경건(敬虔)의 정을 나타내는 형국(形局)이라고 한다.

안하(眼下)에는 동작(銅雀)이라는 이름이 붙은 한강이 흘러 득수(得水)를 했고, 혈의 전면(前面)에 유유범범(悠悠泛泛=조용하게 넘쳐 흐름)한 물흐름은 풍수의 요건인 주작수(朱雀水)라 하는데 곧 동작(銅雀)이라 이른다.

근안(近案=가까운 산)으로는 남산(南山)이 있고, 원안(遠案=먼산)으로는 북한산을 거느려 원근안산(遠近安山)이 알맞은 높이로 갖춰졌고, 용호상화(龍虎相和=용과 범이 서로 화친함), 주작득수(朱雀得水=주작새가 물을 얻음)와 원근배안(遠近配案)이 잘 갖춰진 절가(絶佳)의 명당(明堂)이라는 것이다.

비좁은 땅, 그것도 둘로 갈라진 산골땅에서 명당(明堂)을 찾아 산전사방(散錢四方)할 것까지는 없지만 유럽 학계에서까지 새로운 학문(學問)으로 등장했듯이 우리도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天文地相에 관한 중국 철학의 지배원리)이나 풍수지리학(風水地理學=땅의 형세로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관련시킨 학문)을 현대과학(現代科學)으로 설명(說明)이 되도록 깊이 연구해 봄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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