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수도권 대기환경 규제를 사업장 규제에서 오염자 부담원칙으로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대기환경학회(회장. 서울시립대 김신도 교수, 이하 학회)는 우리나라 수도권 사업장들이 과도한 환경규제를 받고 있으며 수도권 대기환경규제정책이 오염자부담원칙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학회는 현재 수도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면서 특히 일부 지역은 지난 3년간 황산화물(SOx), 질산화물(NOx)의 국가환경기준 초과 횟수가 한차례도 없었음에도 규제지역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사업장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전체 10%에 불과
지난주 전경련 대회의실(3층)에서 개최된 '수도권 대기환경정책의 합리적 개선을 위한 토론회' 에서 한국대기환경학회는 수도권 3개 지역(화성, 파주, 이천)의 자연적 오염원(토양 및 비산먼지, 해염 등)은 전체의 65%~82%에 달하고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전체의 7%~1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전체 오염물질의 60%가 넘는 자연적 오염원을 고려하지 않은 채, 25%에 불과한 자동차 등 이동오염원과 사업장 규제에 초점을 두고 있으므로 오염자부담원칙으로 재검토되어야 하며, 특히 불법소각·비산 먼지 등 자연적 오염원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학회는 지적했다.
또한 산업계의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규제지역 재검토·감축목표 재설정·사업장 할당량 재검토 등 대기환경규제정책이 시급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
학회는 미국의 경우 30년 이상의 시행착오를 거쳐 신증설에 대한 융통성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사실상 신증설이 거의 불가능하고 경기가 좋아져도 배출허용량을 초과해 생산을 할 수 없는 등 경기 순환을 반영할 수 없다.
따라서 학회는 미국과 같은 신축적인 환경 프로그램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세먼지를 기준으로 사업장을 규제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칠레 밖에 없으며 대상사업장도 미국의 3배에 달해 행정·관리비용의 낭비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학회는 덧붙였다.
이를 위해 학회는 적용 기준을 상향조정해 대상사업장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전경련 이윤호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대기환경규제로 인해 수도권 소재 기업의 해외이전이 촉진되어 산업 공동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 "수도권 대기환경규제정책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경련이 업종단체들과 공동으로 추진중인 자율적인 환경보호 노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기업에 대한 직접적 환경규제방식을 시장친화적 규제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인센티브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울산의 경우 2003년 환경마일리지 제도(분야별 정기점검 면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수수료 면제, 표창 등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를 도입한 이후 기업의 환경투자가 가속화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제종길 의원, 전경련 이윤호 부회장, 서울·인천·경기 지역 공무원, 수도권 사업장 실무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