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구태한 과거시절처럼 재벌총수만 나오면 회장님! 회장님!하면서 극존칭을 쓰고 오금을 저릴 것인가?"
"기업체 회장을 부른 후 인신공격을 하는 것을 많이 봤다. 재판 중인 이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말만 할 터인데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인 지난 5일과 8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가 정회를 거듭한데 이어, 9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도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간 갈등이 빚어졌다.
기재위 소속인 안민석 의원(민주통합당)이 최태원 SK회장,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안원구 전 서울청 국장의 증인채택을 요구한데 따른 여·야간의 셈법이 상충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들 세명의 증인 후보가운데 최태원 SK 회장의 증인채택 여부를 두고 여야간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국감 삼일내내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 8일 증인 채택을 요청한 안 의원은 "재벌총수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니 상상하기 어려운 로비를 받았다"며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과 절연까지 해야 했다"고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한 SK그룹 차원의 로비의혹을 폭로했다.
안 의원이 속한 민주통합당은 물론, 무소속 의원들까지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인 경제 민주화의 진정성을 거론하며 증인 채택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여당의원들은 요지부동이다.
결국 국감 첫날을 제외하곤 이틀 연속 오전질의를 못한 채 정회를 거듭했다.
야당의원들이 요구하는 증인채택 표결 또한 강길부 위원장의 '양당 간사합의'요구에 밀려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19대 국회 개회후 첫 국정감사가 이렇듯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는 데는 여야의원들 못지 않게 강길부 기획재정위원장의 책임 또한 상당하다.
지난 8일만 해도 야당의원들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누구 하나 제지하지 않는 등 오히려 적극 권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만큼 방관한 탓에 오전 국감에선 정책 질의 한번 하지 못한 채 정회가 선포됐다.
9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도 전날 기획재정부 국감과 판박이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의 본래 취지가 피감기관을 상대로 정책집행의 잘잘못을 짚는 것이라면, 강 위원장은 국정감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표결'을 통해 증인채택 여부를 둘러싼 논쟁을 서둘러 마무리지어야 한다.
위원장을 포함한 여·야 동수인 상황에서 결국 위원장의 성향이 드러날 것을 염려한 '표결지연'은 또다른 꼼수가 아닌지 국민들은 의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