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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10. (토)

“절대 선(善)이라는 생각을 품고 후배들을 대한다면, 자연스레 자신의 주위가 텅 비게 될 것.”

 

“본인 스스로가 공직 최고봉에 올랐을 땐 정작 그리하지 않더니, 후배들에겐 시시콜콜 공직철학을 설파하는 탓에 얼굴을 마주하는 것도 겁이 난다.”

 

지난 1월 계사년 새해를 맞아 크고 작은 모임이 공직사회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세정가 또한 국세동우회라는 공식적인 모임을 필두로 공직에서의 인연을 매개로 한 전·현직 국세인들간의 다양한 만남이 이어졌다.

 

횟수를 여러해 갖는 만남도 있지만, 어쩌다 한번 보는 전·현직들간의 만남은 현직들의 자부심을 치하하고 애로사항을 격려하는 전직들의 덕담과, 국세행정 발전에 이바지한 전직들의 노고를 숭앙하는 현직들의 추임새로 인해 화기애애한 것이 일반적.

 

그러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 현직 직원들이 전하는 뜻밖의 얘기다.

 

현직들이 전하는 OB의 꼴불견 가운데서도 단연 불명예의 수위를 기록한 것은 정작 자신의 현직생활 당시를 까맣게 잊은 듯 인사와 행정은 물론, 공직윤리까지 들먹이며 일장연설을 하는 행태가 꼽혔다.

 

격려와 충고를 넘어 훈수로까지 변질된 선배 공직자의 연설을 듣는 현직 공직자 상당수가 고역임을 토로한 것이다.

 

더욱이, 일장연설 와중 은연히 자신의 공직생활을 미화하거나, 공직 당시 경쟁관계에 있던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 비하의 말투를 듣고 있노라면, 자신 스스로가 왜 이자리에 와있는지 회의마저 들었다고 전한다.

 

추억을 먹고 산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OB들이 창창하던 현직생활을 그리워하고 애틋해 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추억이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그 추억의 편리를 함께 했던 후배들에게도 아름다웠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물며, 공직의 틀을 갖춘 현직 고위직들에게조차 그들의 공직철학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틀을 내밀며 나무라는 일부 OB들의 안하무인식 충고는 자신을 치켜 세우기 위해 현직을 깎아 내리는 것과 다름없다.

 

예나 지금이나 젊은층이 원로들의 고언을 가까이하지 않는 것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나, 한편으론 세상에 충고만큼 쉬운 것은 없다는 격언도 있다.

 

현직 후배들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의 말은 아끼고,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 OB들이 YB들을 만날 때 잊지 말아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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