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국세청 기획성 세무조사가 심상치 않다. 조사대상자 수도 많고 강도 또한 세게 진행돼자 일각에서는 부족한 세수를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낸다.
국세청은 이달 들어서만 두차례의 기획성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부동산 탈세 및 역외탈세와 관련한 것인데, 조사인원이 무척 많다.
지난 12일 224명에 대해 자금출처조사가 전국 동시에 시작됐다. 고가 아파트 취득자, 고액 전세입자, 다운계약서 작성자, 기획부동산 업체들이 조사대상자로 선정됐다.
특히 국세청은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30대 이하가 부모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부동산을 구입한 사례에 주목했다. 224명 가운데 30대 이하가 무려 165명에 달한다.
20일에는 역외탈세 기획조사가 시작됐다. 공격적 조세회피 법인 46곳과 개인 14명, 해외부동산 취득자 57명, 해외 호화사치 생활자 54명 등 총 171명이 조사대상으로 선정됐다.
12월을 제외하고 이달에만 400여명에 가까운 인원이 조사를 받는다. 최근 3년새 연말 세무조사와 비교하면 인원, 강도 면에서 모두 두드러진다.
지난해 국세청은 11~12월새 한차례의 기획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11월28일 증여세.소득세 등 고액의 세금을 탈루한 225명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주택 보유자.임대업자 중 자금출처 부족 미성년자 등 41명, 고액 예금을 보유한 미성년자 중 편법 증여 혐의자 90명, 미성년자 주식보유를 이용한 변칙증여자 16개 법인(73명), 부동산 강사.컨설턴트 21명이 대상이었다.
2017년 11~12월엔 역외탈세와 부동산 기획성 조사가 두차례 실시됐다. 2017년11월28일 국세청은 앞서 실시한 8월과 9월 두 차례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탈세혐의자들이 계속 나타나자 255명을 추가로 선정해 조사에 들어갔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취득자, 재건축 입주권 다운계약자,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자 중 탈세혐의자, 고액 부동산 취득시 고액현금 거래자, 주택 신축판매업자, 다주택 취득자들이 포함됐다.
12월6일엔 역외탈세 혐의자 37명에 대해 전국 동시 조사를 실시했다. 37명에는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와 관련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명단 중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자들도 포함됐다.
이처럼 2017년, 2018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연말 조사가 유독 두드러진다.
역외탈세나 부동산 관련 탈세 조사는 매년 이어지는 국세청의 평상적인 조사업무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올해 연말에 유독 많은 인원을 조사하자 '세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세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국세청 관계자는 매년 통상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자금출처, 역외탈세 조사의 일환일 뿐이라며, 오히려 전체 세무조사 건수는 올해에도 축소해 운영하고 있으며 중소납세자에 대한 조사 비율은 낮추고 간편조사를 확대하는 등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부담을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